열등감
▲강한 자만심을 가진 사람 뒤에는 강한 열등감이 숨어있다. ⓒChris & Karen Highland

베드로는 처음에 나약하고 부족한 것을 가리기 위해 큰소리치고, 대단한 사람처럼 보이려고 과격한 행동을 했다. 그러나 그럴수록 더 많은 열등감을 느꼈다. 그가 주님 앞에 자신의 사랑이 한계가 있음을 솔직히 말하고 자신이 얼마나 무능하고 교만하고 연약한 존재임을 고백한 후, 성령을 받고 나자 그 모든 열등감에서 자유함을 얻었다.

자만심(自慢心)은 자기 스스로가 남들에게 자랑하며 뽐내는 마음이다. 자신감(自信感)은 자신이 있다는 느낌인데, 아름답고 손뼉을 쳐줄 만큼 멋진 것이다. 자신감이 있는 행동은 주변 사람도 감동하며 격려하는 멋진 모습이라면, 자신감이 지나친 행동은 오히려 불쾌감을 주면서 피하고 싶은 모습이다. 자신감이 지나치면 자만심으로 비칠 수 있는 것이다. 자만심은 자신도 모르게 행동으로 비쳐 나온다. 항상 자기가 모든 일의 중심에 서 있다고 믿으니 거침없이 과장된 생각을 하고, 과격한 행동을 할 수 있다. 다른 사람의 기쁨을 앗아가며 행동하는 사람의 뒤에는 열등감이 숨어 있다. 겸손하지 못한 사람이 자만심이 가득할 때 그런 행동을 보인다.

자신이 최고라고 드러내는 사람은 결코 대인관계에서 좋은 인상을 받지 못한다. 일반적으로는 자기가 자신의 실력이나 능력 또는 재력을 뽐낸다는 것 자체는 쉽지 않다. 대부분 사람은 다른 이의 칭찬을 받으면 부끄럽게 생각하거나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자신의 부족함을 느낄수록 더 채우려는 욕구가 있다. 목이 마를수록 물을 마시고 싶은 것과 같은 생리적인 심리의 작용이다. 주변 사람으로부터 인정받고 위안받으려는 것이다.

상대방에게 잘 보이기 위한 행동은 자신을 피곤하게 한다. 내가 편하고 행복한 것이 다른 사람도 편하고 행복하게 만들 수 있다. 그것이 자신감이고 내면이 건강하고 아름다운 모습이다. 우리가 스스로 부족함을 알고 인정할 때, 겸손해질 때 행복을 가로막고 있는 열등감에서 벗어나 자유를 맛볼 수 있다.

자기 속에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강해지면 심리적 긴장이 발생한다. 이때 목표 지향적인 사람들은 구체화된 목표를 추구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한다. 그러나 자신이 꿈꾸는 목표달성을 향해 앞만 보고 달려가다가 실상은 현실감각과 균형감각을 잃을 때가 있다. 나를 위한 것보다 다른 사람에게 보이는 외형적인 모습에 더 큰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활동 자체가 자유롭지 못하다. 이때 심리적 반응은 두 가지로 나타나는데, 대체로 허영과 자만심이 자리를 잡는다.

허영심이란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보편적인 감정이다. 하지만 지나친 허영심은 겉으로 나타날 수밖에 없다. 사람들은 허영심을 감추려고 열등감으로 또다시 위장하며 겸손이란 모습으로 포장한다. 다른 사람이 나를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에 예민하게 반응하면서도, 자기중심적으로 유리하게 해석하고 이용하려고 한다. 이는 과자 회사가 과자 봉지에 규정보다 많은 양의 질소를 주입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아하드 아함은 '능력이 부족한 사람일수록 자만심이 더 강하다'고 말했다. 자만심은 근본적으로 자기중심적이다. 모든 일을 잘 해내서 칭찬을 받거나 성공적으로 일을 끝낼 때 충족된다. 그러므로 자만심이 강한 사람은 다른 이의 입장은 쉽게 고려하지 않는다. 또한 인간관계에 대한 편협한 판단 때문에 사람을 쉽게 사귀지를 못한다. 모든 것은 자신에게 초점을 맞추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도움이 될지 안 될지에 가장 많은 관심을 둔다.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기보다는 책임을 다른 이에게 전가하며, '나는 맞고 다른 사람은 틀리다'는 식의 논리를 펼친다. 따라서 잘된 것은 자신의 덕이지만 잘못된 것은 다른 사람에게 책임을 묻는 성향을 가지고 있다.

최원호 박사
▲최원호 박사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와 보라'고 말씀하셨다. 생각만 하지 말고 직접 와서 눈으로 보라고 하신다. 와서 보는 행동이 요청된다. 진리를 알고자 하는 사람은 예수님과 함께 '머물'면서 제자가 되는 것이다. 함께 거할 때 제자가 되고, 동역자가 된다. 그리고 비로소 진리의 깊은 세계를 깨닫게 된다. 주님이 주시는 진리는 우리를 진정 자유롭게 할 것이다.

최원호 서울한영대학교 겸임교수, <열등감, 예수를 만나다>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