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
▲포럼이 진행되고 있다. ⓒ김은애 기자
2015년 통계청의 인구주택총조사에서 나타난 '기독교인 123만 명 증가' 결과를 놓고, 특별포럼 '개신교는 과연 약진했는가- 종교 인구 변동이 한국교회에 미치는 영향과 전망'이 5일 오전 서울 종암동 성복중앙교회 비전채플에서 개최됐다. 포럼은 청어람ARMC, 학원복음화협의회, 한국교회탐구센터가 공동 주관했다.

2005년 대비 2015년 인구주택총조사 전수조사 결과에 따른 종교인구 분석은 ▲불교 대폭 감소(22.8% → 15.5%) ▲개신교 최대 종교로 등장(18.2% → 19.7%) ▲천주교 감소(10.8% → 7.9%) ▲종교 인구 비율 대폭 감소(52.9% → 43.9%)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한국의 종교상황, 이렇게 변하고 있다'를 제목으로 발제한 정재영 교수(실천신대)는 "주요 교단의 교인 수가 지속적인 감소세로 보고되었음에도, 개신교 인구가 늘었다면 네 가지 요인으로 추정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그 요인으로 ▲자연 증가분 ▲탈교인 ▲비주류 교단의 성장 ▲이단 교도의 증가 등을 꼽았다.

정 교수는 "이러한 네 가지 요인에서 추산한 수치를 모두 더하면 80만 명이 되는데, 여전히 40만 명 정도는 설명이 되지 못한다"며 "기존의 방문 조사 방식에서 온라인 중심의 샘플조사 방식으로 바뀜으로써 불교 신자수가 현격하게 준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2005년 조사의 오류 가능성도 있다"며 "1995년 이전에는 '개신교(기독교), 천주교'를 2005년 조사에서 '기독교(개신교), 기독교(천주교)'로 바꿈으로써 개신교라는 표현에 익숙치 않은 개신교인의 상당수가 '기독교(천주교)'에 응답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하지만 정 교수는 "2005년 조사를 오류로 본다고 해도 가톨릭 인구가 감소한 것으로 나온 결과는 교황 방문 등으로 가톨릭이 약진할 것이라는 대체적인 종교계 예상과 다르다"며 "여러 조사에서 꾸준히 가장 호감과 신뢰도가 높은 종교로 나온 결과와는 맞지 않아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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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이 진행되고 있다. ⓒ김은애 기자
'샤이(shy)-개신교'와 '강한 정체성'의 딜레마를 주제로 발제한 양희송 대표(청어람ARMC)는 기독교 약진 현상에 대해 "조사 방법론의 차이를 원인으로 보기는 어렵고, 불교 인구의 감소가 압도적 원인 제공자로 꼽힌다"고 분석했다.

또 그는 "개신교 인구 전체는 증가했지만, 개신교계 내부의 체감 현실은 완연히 감소세"라며 "제도교회로부터의 유출 현상은, 신앙은 유지하되 제도교회 바깥에 머무르기로 선택한 '가나안 성도'의 증가로 해석해 볼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전반적인 제도종교의 쇠퇴 와중에 개신교가 유일하게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강한 정체성'에 호소하는 개신교의 선교전략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개신교처럼 유별나게 정체성을 묻고(전도, 설교, 교육 등) 반복적으로 확인하는(주일성수, 예배참석, 수련회 등) 종교는 없다"며 "불교나 천주교는 제도로부터 멀어지면 그 종교에서 이탈한 것으로 여기지만, 개신교는 몸은 떠나 있어도 귀속성을 유지하며 종교적 정체성을 고백할 요소들을 여전히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양 대표는 조사 결과에 대해 "한국사회의 탈종교적 경향에서 개신교가 타종교들에 비해 잘 견뎌냈다"면서도 "앞으로 다가오는 고령화 등에 대비해 내용과 방법론에 있어 탈종교 시대의 문제의식을 담아 다가오는 세대를 교육하고 훈련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또 "종교인구의 감소 현상은 사회 내의 '무신론' 대두 현상과 동반되고 있다"며 "'공격적 선교'와 '전투적 무신론'의 격돌을 중단하고, '선교적 교회'의 담론이 섬세하게 다뤄져야 한다"고 했다. 그밖에도 "제도 바깥의 신앙 생활에 대한 인정과 본격적 모색이 필요하다"며 "'가나안 성도' 현상을 심도 있게 다루고 대안적 교회 시도들이 더 확산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외에도 지용근 대표(지앤컴리서치) '종교인구 조사 결과, 신뢰할 만한가?', 변상욱 기자(CBS) '개신교 증가의 이면 상황을 직시하자: 교계상황과 이단문제'가 발제했으며, 현장의 목소리와 토론이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