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김정은
▲김정일과 김정은.
최근 북한 안팎에서 3대 세습에 성공한 김정은 대신, 숙부이자 김정일의 이복동생인 김평일 체코 주재 북한 대사를 옹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홍콩 시사주간지 아주주간(亞洲週刊) 최신호는 "북한 안팎에서 김정은 위원장 교체 여론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 배경으로는 김정은이 리영호 전 인민군 총참모장과 현영철 전 인민무력부장 등을 갑작스레 처단한 행위 등에 군부 고위층이 신변의 위협을 느끼고 있는데다, 북한 주민들도 갈수록 체제에 대한 불만이 쌓이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또 중국 고위층 내부에서도 중국의 '근본 이익'에 부담을 주는 북한 지도체제의 교체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한다.

아주주간은 "김정일의 이복동생인 김평일이 최고 지도자가 될 인물로 조심스럽게 거론되고 있다"며, 지난 4월 29일 서울에서 개최된 '제1회 전세계탈북자대회'에서 조속한 북한 망명정부 수립과 김평일의 초대 수반 옹립이 의제가 되는 등 탈북민들이 김평일을 망명정부 지도자로 내세우려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여기에 최근 탈북한 북한 고위층 인사들도 다른 해외 탈북 인사들과 함께 미국에 본부를 둔 망명정부를 수립하려 하고 있으며, 북한 주민들로부터 최고지도자로 인정받을 수 있는 김일성의 가족 중 한 명이 이를 이끌기를 바라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다수 탈북민들은 "김평일은 친중도, 친미도 아니기 때문에 북한 체제 붕괴시 주도권을 쥐려는 미·중이 모두 받아들일 수 있는 훌륭한 조커(王牌)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한다.

아주주간은 "김평일은 지도자로서의 품성과 리더십, '백두산 혈통'이라는 정통성, 북한 체제를 개혁하려는 성향 등 최고 지도자가 될 만한 3대 조건을 갖고 있다"며 "선군정치에 비판적 견해와 높은 개방 성향, 서방 인사와 비슷한 보편적 가치관을 가진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전했다.

이러한 점 때문에 김평일이 김정은으로부터 최대 잠재적 위협 인물로 간주되고 있고, 북한 당국이 김평일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기 위해 2014년 12월 국가안전보위부 고위인사를 체코에 파견했다고 아주주간은 보도했다.

김평일은 한때 김일성을 계승할 첫 번째 후보로 여겨졌다가 김정일에 밀려났고, 1992년부터 북한 정계 중심에서 멀어져 헝가리와 불가리아, 핀란드, 폴란드 대사를 거쳐 작년 1월부터 체코 대사를 맡고 있다.

그러나 해외 체류 탈북자 수가 많지 않고 한국으로 전향한 인사들이 법적으로 망명정부에 참여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북한 망명정부 수립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지적도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