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DC인터내셔널스쿨 바자회
▲바자회를 앞두고 서대천 목사(가운데)가 학생들과 테이프 커팅을 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서울 방배동 이수역 인근 일대가 들썩인다. 지역 주민들은 아침 일찍부터 교회를 찾아 줄을 서 있다. 이제 '지역 축제'로 자리잡은, SDC인터내셔널스쿨(이사장 서대천 목사)의 7번째 바자회 날 풍경이다.

장학재단 설립 자금 마련을 위한 SDC인터내셔널스쿨 제7회 바자회가 29일 서울 방배동에서 개최됐다. 이날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오전 8시30분쯤부터 함께 모여 예배드리는 것으로 바자회를 시작했다.

SDC인터내셔널스쿨 바자회만의 특징은, 재정이 부족해 입학하지 못하는 친구들을 돕기 위한 '장학재단 설립'이 목적이라는 것이다. 학생들은 '돈 없어서 공부 못하는 친구들을 돕고 싶다'는 순수한 열정으로 두 달 전부터 준비에 열을 올린다. 그래서 어느 새부터 바자회는 '천사데이 찬스 바자회'로 불리고 있다.

SDC인터내셔널스쿨 바자회
▲침구류와 가방 등을 판매하는 모습. ⓒ이대웅 기자
바자회는 그 모든 준비가 결실을 맺는 날이다. 1년에 단 하루 열리는 바자회이지만, 매출 목표는 꽤 크다. 무려 1억 5천만 원인데, 바자회 전 1억 3천만 원의 티켓을 이미 선판매했다.

또 하나의 특징은 '학생들이 주도하는 바자회'라는 것이다. 학부모와 교사들은 '거들 뿐'이다. 공부하느라 바쁜 가운데서도 주말과 저녁 시간을 이용해 바자회 조직위원회를 통해 물품 섭외부터 지역 홍보까지 전방위적으로 참여한다. 바자회 당일에는 판매와 현장관리, 안내, 푸드조리 등을 맡고, 기도위원회도 꾸려진다.

이사장 서대천 목사는 "우리나라가 급성장하면서 경제력은 상승했지만, 그에 비례해 인격이나 나눔, 사랑이 함께 성장하지 못하면서 여러가지 폐해가 일어나고 있다"며 "학생들이 바자회를 주도하면서 직접 사랑을 전할 수 있고, 나중에 기부가 가능한 나이와 위치가 됐을 때 기부할 수 있는 문화를 조성하고자 한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서 목사는 "학생들이 함께 모여서 기획하고 주도하는 바자회는 우리 SDC가 처음이 아닐까"라며 "처음에는 저희의 뜻을 이해 못한 일부 사람들이 '이사장이 돈을 벌려고 저런다'는 음해를 받기도 했다"고 회고했다.

SDC인터내셔널스쿨 바자회
▲학부모들이 직접 만든 액세서리가 전시돼 있다. ⓒ이대웅 기자
학생들이 열심을 내니, 학부모들도 갈수록 참여도가 늘고 있다. 배추김치와 파김치, 멸치볶음 등 마트 못지 않은 반찬들을 판매용으로 내놓고, 손님들을 위한 다양한 간식거리들도 준비했다. 직장에서 일을 마친 후 저녁마다 함께 모여 액세서리를 직접 제작하기도 했다.

학생들의 취지에 감동한 기업들의 물품 기부도 이어졌다. 바바패션에서 7천만 원 상당의 여성복을, 윙하우스에서는 4,500만 원 상당의 키즈잡화를 기부한 것을 비롯해 발렌시아, 게스코리아, 지오다노 등 여러 유명 의류업체들과 알레르망과 까사미아 등 리빙·침구업체, 네오팜과 카길에그퓨리나 등 글로벌 기업까지 물품을 쾌척했다. 이 기업들은 SDC인터내셔널스쿨과 별다른 관계가 없었지만, 학생들의 취지에 감동해 물품을 후원한다고 한다.

서미혜 부원장은 "학생들이 바자회 취지를 담은 PPT와 공문, 편지 등을 150곳 이상의 기업들에게 발송하고, 연락을 주고 받으면서 기부가 유치되는 등 단순히 학생들의 콘텐츠만으로 '기특하다', '예쁘다'는 반응이 온다"며 "이에 보답하기 위해 참여한 브랜드명을 전시하는 등 충분히 홍보를 해 드리고 있다"고 밝혔다.

SDC인터내셔널스쿨 바자회
▲바자회 협력기업을 소개해 놓은 게시물. ⓒ이대웅 기자
이렇듯 100% 기부만으로 판매 물품들을 마련하고 바자회 행사 인원들도 재능기부로 참여하기 때문에, 당일 매출은 전액 장학재단 기금 조성을 위해 사용된다. 좋은 제품들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니, 지역 주민들이 몰려올 수 밖에 없다. 이 거룩한 씨앗들, '홀리씨즈(Holy Seeds)'는 학생들의 힘으로 장학재단을 설립하고자 한다.

학부모이자 준비위원장인 박우영 집사는 "공부도 중요하지만, 학생들이 바자회를 통해 성장할 기회를 얻고 있다"며 "바자회가 외부에서 볼 때는 좋은 물건을 싸게 사는 것이지만, 저희에겐 나눔을 일으키고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것을 배울 수 있는 표현이다.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사랑으로 품을 수 있는 마음을 신앙적으로 기르도록 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고 전했다.

학생들 생각도 다르지 않다. 학생회장이자 바자회에서 기도위원회 활동을 했던 윤지희 양(12학년·고3)은 준비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을 묻자 "굳이 힘든 점을 뽑자면... 없었다. 저희는 바자회를 준비하면서 너무 행복했다"며 "바자회 기금이 잘 마련돼 배움의 기회를 갖지 못한 친구들이 공부하고, 그들의 영혼이 구원을 받도록 돕는 것이 목적"이라고 말했다.

SDC인터내셔널스쿨 바자회
▲바자회가 열리고 있는 SDC인터내셔널스쿨 전경. ⓒ이대웅 기자
윤지희 양은 "지역 주민들께 전단지 홍보를 할 때는 '학생들이 뭐 이런 걸 하느냐. 공부나 해라'고 거절하시거나 심지어는 화를 내시는 분도 있었다"며 "이를 통해 '나는 몇몇 사람에게 무시당하는데, 예수님께서 모든 사람들에게 무시당했을 때 얼마나 힘드셨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고 했다.

윤 양은 "하나님의 '하' 자도 몰랐던 6년 전 중학교 1학년 '문제아' 시절 SDC에 와서 인생이 바뀌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윤 양은 "나쁜 행동을 많이 하던 시절이었고 부모님도 답을 찾지 못해 우연히 소개받고 온 학교에서, 목사님이 했던 첫 말씀이 '너는 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며 "그런 따뜻하고 비전 있는 말을 처음 들었다"고 했다.

또 "그 뒤에도 '공부하라'고 하신 게 아니라 '너는 하나님의 존귀한 자녀'라며 비전에 대한 말씀을 해 주셨다"며 "부모님의 위대한 사랑을 깨닫게 하신 뒤 그보다 큰 하나님의 사랑을 깨닫게 하셔서, 입학 석 달만에 신앙을 갖게 됐다. 지금은 미국 유학을 준비 중"이라고 덧붙였다.

SDC인터내셔널스쿨 바자회
▲학부모들이 부침개를 판매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서대천 목사는 "교회에서 말로만 청소년들에게 '무언가를 하고 있다'고 할 게 아니라, 청소년 자살률이 세계 1위이고 '청소년호'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모르는 이 때에 진정으로 청소년들에게 앞날을 제시해야 한다"며 "기독교인 청소년들이 5% 미만이라는 이 시대에 크리스천 리더들이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기성세대만 끌어안고 안일하게 살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 목사는 "목회자들은 교회에서 그들에게 하나님을 알려주고, 그 하나님의 사랑으로 전 세계에 직접 복음을 증거할 수 있는 능력과 세상적 실력, 그리고 사람됨을 함께 제공한다면 아이들은 반드시 변화될 것"이라며 "바자회를 통해 하나님께서 장학기금을 마련해 주셔서 하나님의 사람을 키우고 양성하게 된다면, 그들을 통해 하나님께서 어떤 역사를 쓰실지 궁금하고 기대가 된다"고도 했다.

SDC인터내셔널스쿨은 Spiritual(영성을 지닌), Dreaming(꿈을 꾸는), Capable(능력 있는)의 약자로, 올바른 영성을 갖추고 인류 구원을 꿈꾸며 이성·지성·감성·체성·영성을 고루 갖춘 5성급 글로벌 리더를 양육하는 교육 기관이다.

문의: 02-593-0777, 02-594-1005, www.sdcschool.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