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호 목사 오륜교회
▲오륜교회 김은호 목사. 그는 “‘다니엘 기도회’는 단순한 하나의 행사가 아니다. 한 마디로 ‘영적 전쟁’”이라며 “하나님의 교회와 그의 백성들을 공격하는 악한 영에 맞서, 울타리를 만들고 다시 부흥이 일어나기를 갈망하는 마중물이자 불씨”라고 했다. ⓒ김진영 기자
다른 이의 영혼을 울릴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무엇일까? 누군가에겐 심오한 진리의 전달일 수도, 또 누군가에겐 신비한 기적을 보이는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오륜교회 김은호 목사에게 그것은 다름 아닌 '체험'이다. 다른 누구도 아닌 내가 직접 '듣고 보고 만진'(요일 1:1) 것에 대한 증언과 확신.... 이것이야말로 다른 이를 설득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임을 그는 또한 체험하고 있다.

바로 오륜교회가 18년 전, 개척 초기부터 이어가고 있는 '다니엘 기도회'를 통해서다. 지난 2012년까지는 오륜교회만의 기도회였으나, 그 이듬해부터 문을 열어, '인터넷 생중계'를 통한 초교파적 기도회로 지금에 이르고 있다. 김은호 목사와 교인들의 뜨거웠던 신앙적 체험에 뿌리를 둔 이 기도회는, 하나님께서 베푸신 은혜를 한국교회 전체와 나누고자 하는 그들의 간절한 바람과 함께 해마다 그 저변을 넓히고 있다. 올해도 어김없이 11월 1일부터 국내·외 약 3천개 교회와 함께 21일 동안 진행된다.

지금까지의 반응은 한 마디로 '폭발적'이었다. 공개 첫해, 기도회에 동참한 교회의 수는 불과 38개였지만 다음해 264개, 그리고 지난해 1,076개로 급증했다. 올해는 지난 10월 20일까지 약 2,800개 교회가 참여 신청을 해, 목표로 한 3천개를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2년 간, 해마다 약 3배씩 기도회 규모가 커진 셈이다.

21일의 기도회가 끝난 후

이처럼 파급력이 커진 데는,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그들의 생생한 체험 때문이다. 상가 예배당에 놓인 의자의 수가 고작 13개뿐이었던 1998년, 김은호 목사는 21일 간의 금식기도를 결심하고 산에 올랐다. 기도하는 것 외에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무 것도 없어 보였기 때문이다.

다만 그는 산에 오르기 전, 자신과 교회를 위해 기도해 줄 것을 교인들에게 당부했다. 그러나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담임목사도 없는 교회에 과연 교인들이 스스로 나와 기도할 수 있을까?' 그는 반신반의했다. 하지만 교인들은 매일같이 교회에 나와 그들의 담임목사와 교회를 위해 간절히 기도했고, 이후 아내를 통해 이 사실을 알게 된 김은호 목사는 흐르는 눈물을 멈출 수 없었다고.

기적은 이때부터 시작됐다. 좁은 상가에서 드리던 예배를, 미션스쿨도 아닌 한 고등학교 강당에서 드리게 되는 등 상상할 수 없는 일들이 이어졌다. 그렇게 매년 기도회가 끝날 때마다 오륜교회는 하나님의 은혜를 체험했다. 서울 강동구 강동대로에 있는 지금의 예배당 부지를 얻게 된 것도 이 21일의 기도회가 끝난 후였다.

때문에 오륜교회 김은호 목사와 교인들은 늘 '다니엘 기도회'를 사모하며, 긴장과 설렘 속에서 매년 이맘때를 준비하고 있다. 그리고 마침내 '다니엘 기도회'는 오륜교회를 넘어 한국교회 전체가 기다리는 기도회로 거듭났다.

김은호 목사는 "나도 그렇지만 오륜교회 교인들 모두 '다니엘 기도회'라는 단어를 떠올리기만 해도 마음이 뜨거워진다. 각자 기도를 통해 체험한 은혜가 너무도 분명하기 때문"이라며 "매년 기도회가 열리는 때가 다가오면, '하나님께서 이번엔 또 어떤 기적을 행하실까'하는 기대에 가슴이 부풀어 오른다. 그러면서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기도를 통해 일하신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된다"고 했다.

오륜교회 다니엘기도회
▲지난해 제18차 다니엘기도회가 열리던 모습 ⓒ오륜교회
패배의식, 그러나...

이처럼 기도의 힘을 누구보다 확신하고 있는 김은호 목사에게 대형교회로 성장한 오륜교회는, 그저 따로 떨어져 홀로 존재하는 그런 교회가 아니다. 비록 작지만 하나님나라를 위해 함께 뛰고 달리는 다른 많은 교회들을 위해, 그들의 경험과 은혜를 나눠야 할, '마중물'의 사명을 가진 교회다.

"'다니엘 기도회'는 단순한 하나의 행사가 아닙니다. 한 마디로 '영적 전쟁'입니다. 하나님의 교회와 그의 백성들을 공격하는 악한 영에 맞서, 울타리를 만들고 다시 부흥이 일어나기를 갈망하는 마중물이자 불씨입니다. 기도회에 참여한 모든 교회들은 저마다의 기도제목을 두고, 그들 자신을 위해, 또 다른 교회를 위해 눈물로 기도합니다. 비록 얼굴 한 번 보지 못했지만, 이렇게 간절히 기도하다 보면 어느새 우리는 하나의 '영적 가족'이 되어 마음과 마음이 통하는 사이가 됩니다. 이것은 머리와 말로 설명할 수 있는 그런 세계가 아닙니다. 오직 체험한 자만이 느낄 수 있는, 그런 감동이죠."

김은호 목사가 '다니엘 기도회'를 통해 기대하는 것 중 한 가지는 한국교회가 '패배의식'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이제 어렵다" "더 이상 길이 없다" "부흥의 시대는 지났다" "다음세대는 돌아오지 않는다" 등의 패배의식이 팽배해 있는데, 이런 생각들이 마치 '가시덤불'처럼 자라게 된 것은 '어둠의 영', '공중 권세 잡은 자' 때문이라는 게 김 목사의 판단이다.

"그러나 하나님은 이 땅에 다시 부흥을 주시길 원하십니다. 여기에 어느 누가 '그렇지 않다'고 부정할 수 있을까요. 그런데도 많은 이들이 이런 하나님의 마음은 품지 않고, 악한 영의 목소리에만 귀를 기울입니다. 너무 안타깝습니다. 우리는 더 기도해야 합니다. 그렇게 하나님께 더욱 가까이 다가가야 하는 것이죠. '이 땅에 다시 한 번 부흥이 임하길 원합니다' 이런 간절함으로 무릎을 꿇는다면, 하나님은 우리에게 성령을 보내주실 것입니다."

다시 가정으로

사실 3천개나 되는 교회가 참여하는 기도회를 준비하는 일이 쉽지만은 않다. 현수막 제작부터 시작해 각 교회의 기도제목을 일일이 받아 기도집을 만들고 각종 책자와 홍보물을 포장·발송하는 일 등 손이 제법 많이 간다. 게다가 기도회 개최 비용도 만만찮아서 대형교회가 아니면 엄두도 내기 힘든 일들이다. 그래서 김은호 목사와 오륜교회 교인들은 더 보람을 느낀다. 이렇게 섬길 수 있는 것조차 감사한 까닭이다.

'다니엘 기도회'만 있는 건 아니다. 오륜교회는 다음세대를 비롯해 가정과 선교, 교육 등 각 분야를 섬기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가정예배 캠페인 '가정에 기념비를 세워라', 사모들을 위한 '사모 리조이스', 다음세대를 살리는 '꿈이 있는 미래'(꿈미), 청년들의 가슴에 불을 지피는 '올인' 등 대형교회가 할 수 있는, 아니 '해야 하는' 거의 모든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최근 집중하고 있는 것이 바로 '가정예배' 회복이다. 김은호 목사는 "많은 가정들이 아이들의 신앙교육을 교회에 맡겼다. 하지만 이것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며 "그렇게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지 못한 아이들이 자라면서 하나 둘 교회를 떠나게 된 것"이라고 했다.

그는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다시 가정으로 돌아가야 한다. 아이들이 그들의 가정에서 하나님을 깊이 만나야 하는 것"이라며 "가정에서 신앙으로 양육되지 않으면 오늘날과 같은 사회적 분위기를 이겨내기 어렵다. 그리고 가정이라는 것은, '요람에서 무덤까지' 일생의 전 과정을 일컫는 말이기도 하다. 일단 부모의 신앙이 중요하고, 그런 부모들이 아이들을 신앙으로 길러 꿈과 지혜를 가진 요셉과 같은 하나님의 백성으로 자라게 해야 한다"고 했다.

오륜교회 김은호 다니엘기도회
▲지난 7월 진행된 ‘다니엘 기도회’ 거점교회 협약식에서 김은호 목사(맨 앞줄 가운데)와 거점교회 목회자들이 함께 기념촬영을 하던 모습 ⓒ크리스천투데이 DB
그 다음이 '제2의 가정'이라 할 수 있는 '공동체', 즉 교회다 . 김 목사는 "신앙은 혼자 하기 힘들다. 구별된 사람으로 살고 싶어도 늘 유혹에 빠지는 것이 죄성을 가진 인간의 한계"라며 "그래서 언제나 우리를 도우시는 성령의 은혜가 필요하고, 그것은 그런 은혜를 추구하는 신앙인들의 모임 속에서 더 잘 체험할 수 있다"고 했다.

"회중예배도 그런 점에서 중요합니다. 간혹 '삶의 예배'만을 강조하는 이들이 있는데, 이는 신앙의 한 면만 본 것입니다. 회중예배를 통해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하고, 이를 통해 교제가 일어나야 그것이 삶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신앙인은 궁극적으로 삶에서 빛과 소금의 사명을 감당해야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성령을 충만히 받아야만 하는 것이죠. 반대로 회중예배만 강조해도 문제인 건 마찬가지입니다. 언제나 양자의 균형이 중요합니다."

영훈학원

'다음세대'를 두고 나눈 이야기는 자연스레 '영훈학원'으로까지 이어졌다. 오륜교회는 지난해 영훈초등학교와 영훈국제중학교, 영훈고등학교 등을 운영하고 있는 영훈학원을 인수했다. 이 학교들이 소위 재벌가 자녀들의 입학으로 유명했던 터라, 당시 이 소식은 사회적으로도 화제가 됐었다. 오륜교회는 왜 영훈학원을 인수했을까.

"다음세대를 세우려면 교육이 우선 중요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공교육의 현실이 어떻습니까? 저는 매우 큰 어려움에 빠졌다고 봅니다. 아이들이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학교에서 진화론을 배웁니다. 동성애도 침투하고 있습니다. 가정과 결혼에 대한 정의도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가르칠지도 모릅니다. 그야말로 학교가 하나님의 창조 질서를 깨뜨리는 산실이 될 위기에 놓인 것이죠. '이대로 두고 볼 수만은 없다'는 생각에서 교인들과 뜻을 모아 영훈학원을 인수하게 된 것입니다."

변함없는 기도, 그리고 하나님

오는 11월 1일부터 21일 동안 진행될 '다니엘 기도회'를 앞두고 김은호 목사와 오륜교회는 꿈에 부풀어 있다. 지금까지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신실하신 하나님께서 기도회를 통해 이 땅에 펼치실 기적을 믿기 때문이다.

13개뿐이던 의자는 셀 수 없을 만큼 많아졌고, 예배당도 비교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커졌다. 뿐만 아니라 더 이상 오륜교회 혼자가 아닌 3천개의 교회가 함께 한다. 그러나 기도의 간절함은 그 때나 지금이나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 무엇보다 그 기도를 들으시는 하나님께서 변함없이 그 자리에 계신다. 그들이 기적을 기대하는 이유다.

오륜교회 다니엘기도회
▲지난해 ‘다니엘 기도회’ 참석자들이 간절히 기도하고 있다. ⓒ오륜교회
한편, 오륜교회는 '다니엘 기도회'를 한국교회 전체로 확대한 지난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기도회를 통해 모은 8억 4천만여 원의 헌금으로 어려움을 겪는 지역사회 이곳저곳을 도왔다. 또 여러 교회에 빔프로젝터 155대, 간판 5개도 지원했다. 아울러 이 기간, 오륜교회 서버에 접속한 수는 모두 10만 5천여 건. 특히 올해는 북한을 위해서도 함께 기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