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난민 강제북송중지 수요집회
▲중국대사관 앞에서 집회가 진행되고 있다. ⓒ선민네트워크 제공
'제350차 선진중국 기원 및 탈북난민 강제북송중지 호소 수요집회'가 7일 오후 서울 을지로 중국대사관 앞에서 개최됐다.

선민네트워크와 탈북동포회가 주최한 이날 수요집회는 8주년과 350회째를 맞았다. 2007년 6월 결성된 탈북민들의 모임 탈북동포회는 탈북난민 구출과 함께 국내 정착을 돕고 있으며, 300여 명이 참여하고 있다.

탈북민들과 기독교 NGO가 함께하는 이 수요집회는 중국에서 많은 고난을 겪었던 탈북민들이 중국의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의 성공 개최를 기원함과 함께, 탈북난민 강제북송 중지를 호소하기 위해 시작됐다. 이들의 구호 "우리는 중국을 사랑합니다. 중국은 탈북난민을 사랑해 주십시오"는 유명하다.

주최측은 당시 "탈북민들을 홀대하고 핍박하며 심지어 강제노역, 인신매매, 강제북송 등으로 고통을 안겨준 중국에 대한 미움을, 사랑으로 승화하여 용서하고 중국이 세계 평화의 상징인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룬 나라로서 세계 가운데 존경받는 선진 중국이 되기를 기원한다"며 "국제난민협약 가입국으로서 탈북민들을 난민으로 인정하고 강제북송을 중지하며, 인도적 차원에서 그들이 원하는 곳으로 갈 수 있도록 조치하여 주시길 간절히 호소하는 집회로 2008년 9월 3일 시작한 것"이라고 소개했다.

집회에서 김규호 목사(선민네트워크 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2008년 9월부터 매주 수요일 모인 것이 벌써 350회, 8년이 됐다"며 "지난 2012년 북송반대 집회가 전 국민적인 관심을 받았을 때는 많은 분들이 중국대사관을 찾아주셨는데, 지금은 저희 밖에 없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전했다.

김 목사는 "그럼에도 실망하지 않고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줄기차게 중국대사관 앞을 지켜온 탈북동포회와 선민네트워크 회원들의 수고와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앞으로도 많이 모이든 적게 모이든 탈북난민 강제북송이 중단되는 날까지 우리는 집회를 이어가야 할 것"이라고 호소했다.

연대발언에 나선 김성호 목사(북한인권단체연합회 공동대표, 몽골북한선교센터 이사장)는 "탈북민들을 강제 북송하는 중국의 정책은 강제송환을 금지한 유엔난민협약을 위반한 비인권적 행위"라며 "중국 정부가 진정으로 존중받는 강대국이 되려면, 더 이상 북한인권 문제를 외면하고 일방적으로 북한 독재정권을 두둔하는 일을 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김 목사는 "많은 중국 국민들이 탈북민을 강제북송하는 중국 정부의 비인권적 처사에 대해 부끄러움을 느끼고 있다"며 "중국이 진정으로 세계 가운데 자랑스럽고 존경받는 나라가 되려면, 탈북난민 강제북송을 중단하고 탈북민들을 원하는 나라로 갈 수 있도록 조치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이날 350번째 집회에서는 탈북동포회 '고향의 봄' 실버합창단이 '고향의 봄', '북녘 땅의 호산나', '우리의 소원은 통일' 등의 곡을 부르며 특별공연을 진행하기도 했다.

탈북난민 강제북송중지 수요집회
▲‘고향의 봄’ 실버합창단이 공연하고 있다. ⓒ선민네트워크 제공
이후 이들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님께 보내는 350번째 서신'을 발송했다. 강사근 대표(대한민국미래연합)가 낭독한 서신에서는 "그 동안 중국 정부가 보여준 인간의 기본적 평등과 존엄성에 대한 언급과 조치들에 경의를 표한다"며 "더불어 그 동안 중국 정부가 주중 한국대사관을 비롯하여 각국 대사관에 망명신청을 하는 탈북민들을 안전하게 떠나도록 조치해 주신 것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운을 뗐다.

이들은 "그럼에도 현재 중국에는 2-10만 명 이상의 탈북민들이 있고, 이들 중 매달 수십-수백 명이 중국 공안에게 체포돼 북한으로 강제 송환되고 있다"며 "또한 이로 인해 많은 수의 탈북민들과 탈북민 인권을 염려하는 사람들은 중국에서 탈북자들이 당하는 홀대와 수모, 심지어 인신매매와 강제북송 등 비인권적 처사로 인해 중국에 대해 좋지 않은 감정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저희 크리스천 탈북민들도 중국의 탈북민 강제북송을 매우 슬프게 생각하며, 중국에서 받은 여러 가지 수모와 고통으로 큰 울분을 가지고 있다"며 "그러나 '너희 원수를 사랑하며 너희를 박해하는 자를 위하여 기도하라(마 4:43)'는 성경의 가르침을 배우면서 오히려 중국을 사랑하기로 결심했다"고 전했다.

탈북민들은 "저희는 중국이 전 세계 가운데 존경받은 나라, 세계인이 부러워하는 평화와 인권의 선진국가로 자리매김하기를 원하지만, 인권에 대한 존중 없이는 선진국이 될 수 없다"며 "아시아의 리더 국가이자 미국과 함께 G2로 발돋움한 중국이 먼저 인권을 존중하는 선진국가가 돼, 전 세계의 존경받는 리더국가로서 우뚝 서길 원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탈북민 강제북송을 중지해 주시고, 한국 또는 원하는 나라로 갈 수 있도록 허용해 주십시오 △일부 중국 국민들에 의해 자행되는 탈북민들에 대한 강제노역과 탈북 여성들에 대한 인신매매, 성노예화 방지에 적극 나서 주십시오 △탈북 고아들과 2세들의 법적지위 확보와 교육, 의료에 관한 인도적 지원을 해 주십시오 △탈북민들을 돕다 체포된 북한인권 운동가들의 조속한 석방과, 감옥에서 욕설, 구타 등 비인도적 처사가 있지 않도록 해 주십시오 △중국 내 북한 공작원들을 색출, 탈북민을 돕는 북한인권 운동가들에 대한 테러와 납치가 일어나지 않도록 해 주십시오 등을 호소했다.

집회 후 참석자들은 중국대사관 측에 서신을 전달했으며, 인근에서 중국 및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전단지를 배포하거나 퍼포먼스를 하는 등 거리 캠페인을 진행했다.

또 모금부족으로 중단된 '탈북 소녀상' 건립을 재추진, 1년 뒤 400회 집회를 목표로 진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