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레수도원 김진홍 목사
▲김진홍 목사. ⓒ양평=류재광 기자

한국교회 강단을 강화하고 목회자들의 설교를 돕는 덕연(德延)설교아카데미(원장 길자연 목사)가 최근 개원해 첫 학사 일정을 진행 중인 가운데, 13일에는 김진홍 목사(두레수도원 원장)가 강사로 나서 자신이 설교와 신앙에 있어 지켜 온 5가지 원칙을 소개했다.

김진홍 목사는 먼저 "쉽게 하라"고 했다. 그는 "저는 철학을 공부했었는데, 청계촌에서 빈민목회를 하면서 넝마주이들에게 칸트와 하이데거를 인용하며 설교했더니 다 졸더라"며 "그때 '예수님의 말씀을 전하려면 예수님의 스타일로 해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 예수님도 공중의 새와 들의 백합화 등 가까운 소재를 사용해 쉽게 말씀을 전하시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김 목사는 "그래서 교인들과 스킨십하면서 그들의 용어로 설교하기 시작했다. 책을 읽으면서도 교인들의 수준에 맞게 재해석하려 노력하게 됐다. 그랬더니 서로 신뢰가 쌓이고 기도제목을 공유할 수 있게 되더라"며 "그런데 시간이 지나 대학 교수들이나 대학생들을 상대로 강연을 해 보니, 그들도 쉬운 설교를 좋아하더라"고 했다.

그는 "제가 유교와 불교도 공부해 봤지만 복음만의 특수한 장점은 쉽고 간결하다는 것이다. 서민 대중에게 딱 맞는 것이 기독교"라며 "현대인들이 직장에서나 가정에서나 너무나 지쳐 있는데, 목회자들이 그런 면에서 안식의 복음으로 다시 다가가야 한다"고 했다.

둘째로는 "기쁘고 즐겁게 하라"는 것이다. 김 목사는 "헬라어 '카리스'(χάρις)는 '은혜'와 '기쁨' 등의 뜻을 갖고 있다. 기쁜 것이 은혜받는 것이고 은혜받는 것이 기쁜 것"이라며 "요즘 목사들 중 석·박사학위를 받고 해외에서 공부한 이들은 많은데, 너무 지식에만 치중하는 것 같아 걱정되기도 한다. 물론 신학도 중요하지만 그것은 하나의 준비 단계이고, 설교는 자신의 뜨거운 영적 체험에서, 뱃속에서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셋째로는 "깊이 있게 하라"는 것이다. 김 목사는 "쉽고 재미있어도 깊이가 없다면 만담에 불과하다. 설교에는 두 번 세 번 곱씹을수록 가슴에 닿는 깊이가 있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본문에 대한 묵상, 폭넓은 독서와 탄탄한 인문학적 기초, 많은 고민 등이 필요하다"고 했다.

넷째로는 "적용할 수 있게 하라"고 했다. 그는 "설교를 뜬구름 잡기 식으로 해서는 안 된다. 그래서 저는 항상 '현장'을 중요시한다"며 "제가 학문적인 과정을 많이 거치지는 않았지만, 젊은 시절부터 현장에서 많은 체험을 했기에 교인들에게 잘 적용되는 설교를 할 수 있다"고 했다.

마지막 다섯째로 "변화를 일으키라"는 것이다. 김 목사는 "제 설교를 듣고 변화됐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에 제일 기쁘다"면서 특히 자신이 세운 두레수도원과 숲속창의력학교를 모델로 제시했다.

김진홍 목사는 "저는 신학교 2학년이던 30살 때부터 모든 설교를 직접 해 왔기에 그 과정에서 나름의 설교관과 노하우가 생겼다"며 "그런데 요즘 부목사들을 보며 아쉬운 것은 그들에게 설교를 할 기회가 너무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러면 발전할 수 없기에, 부목사 생활을 5년 이상 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덕연설교아카데미 첫 학사 일정은 오는 6월 27일까지 매주 월요일(6월 6일 제외) 경기도 양평 십자수기도원에서 진행된다. 동 아카데미 강좌의 특징은 'START 설교'다. START는 Spiritual(영적인 설교), Text-oriented(본문 중심적인 설교), Academic & Applicable(학문적이며 적용 가능한 설교), Restoring(심령을 회복시키는 설교), Touching(마음을 적시는 감성적인 설교)의 약자다.

강의는 설교 실제와 비평, 원장 심층 강의, 3인 3색 설교, 초청 특강, 우수 설교 발표, 평가 및 수료식 등으로 꾸며진다. 1학기 커리큘럼은 가급적 복음서에 집중해, 다양한 각도와 삶의 정황에서 해석한 본문과 설교를 심층 탐구한다. 또 예수님의 비유 본문에 대한 다양한 해석과 적용, 공관복음의 공통점과 각각의 강조점을 집중 연구한다.

홈페이지: http://www.deokyun.org/
문의: 010-8873-4780, 02-569-82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