퀴어축제 반대 국민대회
▲서울광장에서 퀴어축제(위)가 열리는 동안,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이를 반대하는 국민대회(아래)가 대한문 앞 광장과 지하철 1호선 시청역 일대에서 동시에 진행됐다. 이날 하늘에선 이따금씩 비가 내리기도 했지만, 국민대회 참석자들은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김진영 기자

"사랑하지만 반대합니다!"

'2016 퀴어문화축제'(이하 퀴어축제)가 11일 서울광장에서 열린 가운데, 맞은편인 대한문 앞 광장과 지하철 1호선 시청역 일대에선 기독교계와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운집해 '퀴어축제 반대 국민대회'를 개최했다.

1부 '교회 연합 기도회'와 2부 '생명·가정·효 페스티벌'로 진행된 국민대회는, 이따금씩 비가 내리는 중에도 참석자들이 끝까지 자리를 지키는 등 시종 뜨거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이날 서울광장 일대에는 많은 수의 경찰들이 투입돼 만약의 사태에 대비했지만, 이렇다 할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먼저 교회 연합 기도회는 식전행사와 예배, 기도회로 이어졌다. 김선규 목사(예장 합동 부총회장, 준비위원장)의 사회로 시작된 예배는 이영훈 목사(한기총 대표회장)의 대회사, 유영식 목사(기침 총회장)의 대표기도, 조일래 목사(한교연 대표회장)의 격려사, 심영식 장로(한국기독교평신도세계협의회 대표회장)의 성경 봉독, 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 상임대표)의 설교, 홍호수 목사(사무총장)의 광고, 림인식 목사(예장 합동 증경총회장)의 축도로 드렸다.

이영훈 목사는 "동성애는 가정을 파괴하는 죄악이다. 우리는 그와 같은 동성애가 이 땅에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며 "그러나 죄는 미워하되 죄인은 사랑해야 한다. 그들이 동성애가 잘못임을 깨달아 회개하고 돌아올 수 있도록 기도하자"고 했다.

이어 조일래 목사는 격려사를 통해 "인권이라는 이름으로 무엇이든 하고 싶은 대로 한다면 이 사회는 난장판이 되고 말 것"이라며 "하나님은 동성애를 하지 말라고 명령하셨다. 우리는 이 하나님의 뜻과 우리의 자녀들, 그리고 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 동성애를 적극 반대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소강석 목사
▲소강석 목사가 설교하고 있다. ⓒ김진영 기자

이날 '사랑하지만 반대합니다'(롬 1:24~27)를 제목으로 설교한 소강석 목사는 "동성애자들을 비난하거나 정죄하고자 하는 마음은 없다. 오히려 그들의 영혼을 사랑하고 보듬기를 원한다"며 "그러나 동성애 자체는 사랑할 수도 찬성할 수도 없다. 그것은 정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늘 우리가 이 자리에 모인 것"이라고 했다.

소 목사는 "대한민국의 자유 국가이다. 그래서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동성애자들을 처벌한 적이 없다. 그런데도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만들려는 것은, 많은 이들의 인권을 역차별하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라며 "그리고 왜 서울광장인가. 이곳은 대한민국의 상징적 장소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심사숙고했어야 했다. 자칫 동성애가 정상이라는 이미지를 국민들에게 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오늘 이곳에 모여 기도하는 우리의 마음이 아프다. 많은 국민들이 우리의 이 안타까운 마음을 아마 이해하실 것"이라며 "가정이 무너지면 이 사회와 나라가 망할 것이기에, 더 이상 동성애를 조장해선 안 된다. 동성애는 국가의 장래를 위해서도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퀴어축제 반대 국민대회
▲국민대회 참석자들이 기도하고 있다. ⓒ김진영 기자

이후 김수읍 목사(본부장)의 사회로 시작된 기도회는 송춘길(자녀사랑나라사랑연대 대표)·임요한(예수재단 대표)·안용운(바른성문화를위한국민연합 이사장)·이요나(홀리라이프 대표) 목사가 인도한 합심기도, 양병희(전 한교연 대표회장)·최낙중(한국청소년바로세우기운동협회 이사장) 목사의 메시지, 여성삼 목사(기정 총회장)의 성명서 낭독, 구호 제창 등으로 진행됐다.

이들은 특히 성명을 통해 △동성애 차별금지법 제정 추진을 중단할 것 △정부는 동성애의 폐해 및 에이즈와의 관계를 투명하게 밝힐 것 △탈동성애 지원 대책을 마련할 것 △동성애를 조장하는 학생인권조례를 즉각 개정할 것 △서울광장와 같은 공공장소에서 퀴어축제 개최를 불허할 것 등을 촉구했다.

또 이번 국민대회 주최측은 △모욕적이고 과격한 발언은 삼갈 것 △물리적 충돌은 피할 것 △ 경찰 등에 요청에 적극 협조할 것 △가져온 물건은 다시 가져가 쓰레기를 남기지 않을 것 등 참가자 행동수칙을 미리 공지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퀴어축제
▲퀴어축제 퍼레이드 도중 차에 올라탄 한 댄서(가운데)가 손가락 욕설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김진영 기자

한편 서울광장에서 약 1시간 가량 머물던 퀴어축제 참가자들은 이후 을지로2가, 회현사거리, 롯데백화점 본점을 지나 서울광장으로 되돌아오는, 약 3km에 이르는 퍼레이드를 펼쳤다. 17회째인 올해 퀴어축제의 공식 슬로건은 '퀴어 아이 엠(QUEER I AM), 우리 존재 파이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