퀴어문화축제
▲지난해 차세기연에서 선보였던 피켓. ⓒ차세기연 홈페이지

2016년 제17회 퀴어문화축제가 'QUEER I AM'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가운데, 친동성애 기독교인들은 '차세기연(차별 없는 세상을 위한 기독인 연대)'이라는 이름으로 부스를 만들어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차세기연 외에도 열린문공동체교회(OpenDoorMCC), 섬돌향린교회, 로뎀나무그늘교회 등이 교회 이름으로 부스를 설치한다.

차세기연은 홈페이지를 통해 "오후 4시 30분부터 5시 50분까지 '자긍심 행진! 퀴어문화축제 퍼레이드!'가 있다"며 "예수께서 말씀하셨어요, '난 혐오와 차별을 선동하는 애들 편이 아니야'"라고 선전하고 있다.

특히 이날 차세기연 옆 부스(#27)에서는 '무지개_예수'라는 이름으로 '성소수자와 함께하는 성찬/애찬'을 진행할 예정이다. 소위 '집례'에는 열린문MCC교회 크레이그 바트레드 목사, 성공회 길찾는교회 자캐오 신부, 섬돌향린교회 보라(기장)·진영(통합) 목사, 차별과혐오를우려하는감리교인들 라떼·상야 목사 등이 나선다.

또 퀴어문화축제 개막식에서는 '아멘더레인보우 성가대'가 오프닝으로 합창을, 행사의 '하이라이트'인 퍼레이드 후에는 혁명기도원이 주관하는 '찬양부흥대성회'를 선보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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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기연에서 판매할 무지개빛 ‘물고기 배지’. ⓒ차세기연 홈페이지

차세기연은 부스에서 '다시 돌아온 물고기 배지와 새롭게 만든 차세기연 물고기 버튼'을 판매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들은 무지갯빛 물고기 배지에 대해 "오늘날 박해받고 있는 성소수자, 성소수자 기독인들, 성소수자 혐오를 반대하는 많은 이들이 '하느님은 성소수자와 함께하신다'는 것을 고백하는 상징"이라고 설명한다.

이와 함께 '퀴어한 기독인' 이름으로 무지개 문양을 붙인 컵에 음료(1잔 1천 원), 친동성애 입장이 담긴 도서 <예수 성경 동성애(2016)>와 <하느님과 만난 동성애(2010)>도 각각 판매한다.

부스에서는 '기독교가 ()라서 좋다 or 싫다' 라는 배너에 () 속 내용을 적어서 포스트잇으로 붙이거나, '교회, 크리스천, 예수, 트랜스젠더, 게이, 레즈비언, 퀴어' 도장으로 자신을 나타내는 도장을 찍는 행사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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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차세기연 부스 현수막. ⓒ차세기연 홈페이지

퀴어문화축제 홈페이지에 따르면, 차세기연 외에도 이날 성공회대 '레인', 이화여대 '변태소녀 하늘을 날다'와 '갤럭시', 중앙대 '레인보우피쉬', 한양대 'HYQUEER' 등 대학 내 성소수자 동아리, 그리고 미션스쿨 또는 기독교 대학 출신의 성소수자 모임이 부스를 설치한다. 또 총신대 '깡총깡총'도 이번 행사를 위해 깃발을 제작하는 등 일부 신학대 성소수자들도 참여한다.

◈제17회 퀴어문화축제, 누가 참여하나

외국 대사관 중 미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영국, 아일랜드, 프랑스, 벨기에, 독일,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핀란드, EU 등 14개국에서 부스를 만들었다. 이 국가들은 대부분 기독교가 국교이거나 기독교인들이 대다수를 차지하는 곳이다.

기업으로는 구글코리아와 아메리칸 어페럴이 대표적이며, 416 기억과 행동 청소년실천단·청소년 성소수자 위기지원센터 띵동·청소년 성소수자 커뮤니티 라틴 등 청소년 단체들과 성소수자 부모 모임도 부스를 마련했다. 정당이나 사회단체로는 군인권센터, 노동당 성정치위원회, 녹색당, 민주노총, 성소수자 가족구성권 보장을 위한 네트워크, 한국성폭력상담소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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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한복판에서 차량을 통제하고 실시한 지난해 퍼레이드 모습. ⓒ조직위 홈페이지

제17회 퀴어문화축제는 오전 11시부터 부스 행사가 시작되며, 오후 2시 개막 무대와 오후 4시 30분 퍼레이드, 오후 6시 축하 무대 등 4부로 나뉘어 진행된다. '역대 최장 코스'라 선전하고 있는 퍼레이드는 개최 장소인 서울광장을 출발해 을지로2가와 회현사거리, 롯데백화점 본점을 지나 서울광장으로 돌아오게 된다.

이들은 퀴어(Queer)라는 용어에 대해 "레즈비언(Lesbian), 게이(Gay), 양성애자(Bisexual), 트랜스젠더(Transgender), 무성애자(Asexual), 간성(Intersexual), 퀘스처너(Questioner·아직 자신의 성정체성에 의문을 가지고 있는 사람) 등 성소수자를 통칭하는 개념"이라고 주장한다. 이를 통해 기존 LGBT를 넘어 동성애와 관계가 없는 무성애자뿐 아니라 성 정체성에 의문을 가진 사람들까지 동성애자로 끌어들이거나 자신들 세력으로 편입시키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퀴어문화축제는 서울광장에서의 행사만 있는 것이 아니다. 축제의 시작을 축하하는 메인 파티 '프라이빗 비치(PRIVATE BEACH)'는 이날 밤부터 다음 날인 12일 새벽까지 계속되며, 제16회 퀴어영화제도 16-19일 진행된다. 특히 세빛둥둥섬에서 열리는 프라이빗 비치는 "낮에는 퍼레이드에서 사람들 앞에 마음껏 우리의 존재를 드러내고, 밤에는 우리만의 파티에서 주변 눈치 볼 것 없이 신나게 즐기고자 한다"고 소개하는데, 야릇한 포스터를 게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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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릇한 내용이 담긴 퀴어문화축제 ‘뒤풀이’ 프라이빗 비치 포스터. 이 포스터는 홈페이지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조직위 홈페이지

이들은 "우리 사회에서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혐오가 계속되고 있지만, '성소수자인 우리는 그대로 여기에 존재하며 우리 모두는 존재하는 자체로 존중받아야 한다'는 선언을 위해 슬로건을 'QUEER I AM, 우리 존재 파이팅'으로 정했다"며 "특히 보수 기독교를 중심으로 한 성소수자 혐오세력의 혐오와 차별, 폭력에 굴하지 않고 함께 맞서서 'FIGHT'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차세기연, 퀴어축제에서 성찬집례' 관련 정정 및 반론보도문]

지난 6월 11일자 홈페이지 사회면에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차세기연, 퀴어축제에서 성찬집례"라는 제목으로 차세기연(차별없는세상을위한기독인연대)이 퀴어문화축제에서 성찬집례를 하였다고 보도했으며, 차세기연이 퀴어문화축제에서 물품을 판매하였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사실 확인 결과, 차세기연이 아닌 무지개 예수에서 성찬집례를 한 것으로 밝혀져 이를 바로잡습니다. 또한 차세기연은 "차세기연은 시민들의 자발적 후원과 참여로 이뤄지고 있는 단체로, 퀴어문화축제에서 판매된 모든 물품은 후원금 마련에 사용되었다"고 알려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