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세미나 북한 강철호 탈북
▲강철호 목사. ⓒ크리스천투데이 DB

지금 당장 통일 후 북한선교 전략을 모색해야 합니다.

북한의 핵 위협으로 시작된 국제사회의 대북한 경제 봉쇄로, 북한 사회 곳곳에서 균열이 감지되고 있습니다. 최고 엘리트 가정의 충성분자들만 뽑아 외화벌이 목적으로 운영하던 해외 북한 식당에서 복무자들 13명이 집단 탈출하여 한국으로 들어온 사건에 이어,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북한 엘리트 여러 명이 자유를 찾아 대한민국에 왔습니다.

지금 우리는 김정은 충성분자들의 사상이 동요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합니다. '당이 결심하면 우리는 한다', '김정은 동지를 목숨으로 사수하는 총포탄이 되자'고 맹세했던 충성 계층들이 지금 북한에서 요동치고 있습니다.

이제 북한의 문이 서서히 열리고 있음을 직·간접적으로 보게 됩니다. 요즘 국방부 종군선교팀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습니다. 이뤄질 통일을 위해 준비하고 하나하나 구체화시켜 가는 모습에서 북한선교의 희망을 봅니다.

우리 한국교회도 시대적 상황을 직시하고 철저히 준비해야 합니다. 통일은 반드시 이뤄집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는 통일의 방법과 통일 후의 문제에 대해 아무런 고민도 하고 있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대한민국이 희망하는 통일은 평화통일입니다. 그리고 교회가 꿈꾸는 통일은 복음통일입니다. 문제는 이 통일이 공짜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이를 우리가 바로 알아야 합니다. 지금까지 우리가 소위 평화만을 너무 붙잡다 70년간 분단의 긴 세월이 이어진 것 아닌지 반성해 보아야 합니다.

'북한을 자극하거나 건드리지 말고, 서로 인정하고 존중해 줄 때 이 땅에 평화가 온다'는, 이기적이고 희생 없는 평화를 기대하는 우리의 반성 없이 통일은 절대로 그냥 오지 않을 것입니다.

한반도의 통일은 북한에 한류 문화의 바람을 통한 변화가 아니라, 복음의 바람을 통한 근본적 변화를 꾀하는 것으로 이뤄져야 합니다. 복음은 인간의 죄 고백을 통해 자아와 인권, 인성의 근본 정신을 깨워 잘못된 사회와 지도자를 직시할 수 있는 영적 안목을 각성시키기 때문입니다.

한국교회는 탈북민 지도자, 복음의 일꾼들을 세워 이들을 통해 복음의 거센 바람이 북한에 불게 함으로써, 잘못된 사회와 잘못된 지도자를 향해 '신앙의 자유를 달라'고 순교적 반향이 일어나도록 해야 합니다.

우리가 말하는 평화는 잘못된 북한 사회가 올바른 사회로 변화되어, 잘못된 지도자를 끌어내리고 올바른 지도자를 통한 것입니다. 바라기는 하나님을 아는 지도자가 세워진 다음의 평화입니다.

북한 인민들이 신앙의 자유를 달라고 항거하여 신앙의 자유가 허용되면, 이 땅의 평화는 신앙의 자유에서부터 보장될 것입니다. 그러나 그 평화는 희생 없이 절대로 그냥 오지 않습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북한을 건드리면 전쟁이 일어난다고 무섭게 겁을 주며, 서로 존중해야 평화가 오는 것 같은 '이기적인 평화'를 역설하면서 평화를 '구걸'해 온 것입니다.

통일! 통일! 통일! 통일은 반드시 옵니다.

평화통일은 하나님이 대한민국을 지켜 주시고 대한민국 국민이 하나되어 '신앙의 애국심'으로 북한이 감히 도발할 수 없는 믿음의 국가로 준비될 때 희망이 있습니다.

그러면 북한은 신앙의 자유 속에서 변화를 맞게 될 것이고, 올바른 믿음의 지도자가 세워지면 개인의 안락보다 민족의 분단 현실에 통곡하면서 남과 북의 지도자가 만나 함께 평화를 약속함으로써 민족의 평화를 담보하면 그것이 곧 통일일 것입니다.

저는 이런 통일이 내일 갑자기 찾아올 것을 꿈꿉니다. 내일 통일이 된다면, 한반도에는 어떤 일들이 일어날까요?

남과 북은 70년 넘는 분단 체제 속에서 정치적 분단과 함께 철처히 사람 분단의 아픔을 겪어 왔습니다. 지금 당장 통일이 된다면, 갑자기 자유의 바람으로 격동한 북한 동포들이 대한민국으로 몰려들면서 이 땅에 또 한 차례 남북 갈등이 거세게 일어날지도 모릅니다.

페허의 땅에서 꿈이 있는 황홀한 대한민국으로 몰려오는 거대한 인파를 막을 힘은 지금의 휴전선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조금 잔인할 수 있지만, 통일된 이 땅의 진정한 자유와 평화를 위해선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다음 통일로 혼란스러운 북한의 안정을 위해 가장 먼저 한국의 평화유지군이 투입되어야 합니다. 권력에 힘입은 교회와 기업이 북한에 난립할 경우, 북한에 거센 대혼란이 밀려올 것이 불 보듯 뻔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한국교회의 난립이 걱정됩니다. 지금까지 북한에 교회를 세운답시고 돈을 모아 온 한국교회가 북한 곳곳에 '땅 따먹기식' 거대한 상징물 같은 교회를 건축하는 모습을, 북한 사람들이 바라보면서 김일성 우상과 교회를 비교할까 두렵습니다. 더구나 각 교단의 경쟁 구도를 경험할 북한 사람들이 받을 심리적 타격도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우리는 북한 사람들을 '공산국가에서 살다 보니 아무것도 모르는 어리숙한 사람들'로 착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공산 집단사회에서 집단행동에 익숙한 사람들을 양육해야 할 숙명 같은 난제가 있다는 것입니다.

바라기는 평화유지군과 함께 준비된 탈북민들이 북한 지역마다 흩어져 곳곳에서 주일이면 예배를 드리고 하나님께 나라와 민족을 위해 기도드리는 거룩하고 선한 모습을 보게 하여, 북한 주민들이 그들의 모습을 닮고 배우게 하는 것입니다.

평화유지군과 어울리는 교회는 작은 가건물이라도 그 속에서 예수님의 고난의 십자가를 보게 하고, 겸손히 눈물과 거룩함으로 기도에 동참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북한 동포들로 하여금 자신들의 손으로 자신들의 지역에 공동체 교회를 세워, 건강한 신앙의 기초를 세우게 하는 것이 진정한 그리스도의 신앙이 아닐까요.

돈으로 짓는 거대한 교회로 생기는 거부감이 아닌, 지역마다 자신들의 손으로 건축되는 교회가 진정 건강하고 참된 교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신앙을 통한 믿음의 인생들이 바로 세워진다면, 남과 북의 진정한 '사람의 통일'도 아루어질 것입니다. 한국교회는 이를 준비하기 위해 지금 당장 사람을 키워야 합니다. 검증된 믿음의 사람들을 키워내는 건 갑자기 되는 일이 아닙니다. 천천히 오랜 시간 속에서 되는 것임을 인식하고, 사람을 찾아 세우는 사역이 지금부터 시작되길 간절히 기도합니다.

"사람이 마음으로 자기의 길을 계획할지라도 그의 걸음을 인도하시는 이는 여호와시니라(잠 16:9)".

/강철호 목사(새터교회, 탈북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