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에 미국에서 손님이 러시아에 왔다. 빌리 그래함 목사의 아들인, 60을 넘긴 프랭클린 그래함 목사였다. 러시아 침례교회의 초청을 받아 모스크바를 방문하고, 러시아정교회 수장과 러시아 대통령까지 만났고, 개신교의 활동과 사역에 협조를 구하여 금년 11월 말 개신교 연합 대집회를 열 수 있도록 허락을 받았다고 한다.

러시아 북쪽 지방에서 전도운동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성경 보급을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는데, 관공서를 비롯하여 여기저기 성경을 보급하면서 여러 가지 일들을 겪고 있다.

어느 곳에서는 전도인들이 들어와서 성경을 나누어 주는 것을 보면서 깜짝 놀라서 어떻게 여기까지 들어왔느냐고 반문한다. 어떤 이들은 강하게 반대하고, 다시는 오지 말라고 비난하면서 몰아낸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받아들이고, 또는 성경을 읽고 있다고 반응하는 일도 많다.

어느 지역에서는 전도지를 보고 찾아 오는 일이 있는데, 한두 건이 아니다. 현대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이러한 방법들이 얼마나 효과가 있을까 생각하지만, 사람들이 이런저런 방법을 통하여 하나님께 돌아오는 일들이 일어나는 것을 본다. 상황에 따라 현장에 따라 다르게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능력을 보게 되는 것이다.

모스크바에서는 이번 5월에 지하철 50여 곳에서 성경을 낭독할 수 있도록 공식적으로 허락하였다고 한다. 놀라운 일이다. 지금까지 없었던 일이다. 러시아는 참으로 다양하고, 때로는 통 큰 나라임을 보게 된다.

러시아 개신교회를 대부분 이단 취급하지만, 한편에서는 또 이렇게 공공장소에서 성경을 낭독할 수 있도록 허락한다는 사실은 비교적 다양한 사회인 것을 느끼게 한다. 대체적으로 각 지방의 도시는 아직도 보수적이고 개신교회를 인정하지 않는 것을 많이 본다.

이러한 상황에서 보냄을 받은 자들의 역할은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된다.

먼저는 현장의 교회들을 살려야 한다.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여야 한다. 우리가 가진 능력과 모든 힘을 기울여, 현장 교회가 자립하고 일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 보내심을 받은 자들은 나그네임을 명심하고, 기회가 주어지고 현장에 있을 동안에 최선을 다하여 교회를 든든하게 세워 주어야 한다.

둘째는 현장의 교회는 아직도 말씀이 약한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은 어려운 시절을 지나 오면서 신학적 소양을 갖출 기회를 얻지 못하였기 때문일 것이다. 지금은 다양한 방법으로 열심히 신학을 계속하고 있지만, 이것이 매우 부족한 점일 수가 있다. 그래서 은사주의나 기복주의 아니면 엄격한 보수주의에 머물고 있다고 보고, 그들에게 교회의 역할이 무엇인가를 가르치고 우리의 경험을 통하여 바른 방향을 제시해 주는 것이 보냄을 받은 자들의 역할일 것이다.

셋째, 현장의 교회들은 여기저기에서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여 있다. 이 일에 함께 기도하고 힘을 모을 길을 찾아 나가야 한다. 그들에게 힘이 되고 격려가 되어 주어야 한다. 작은 부분이라도 얼마든지 함께할 수 있는 길이 많다. 이러한 일을 위하여 보냄을 받지 않았나?

자기들의 아성을 쌓고 "여기가 좋사오니" 할 때가 아니다. 일을 찾아서 나가야 한다. 누구도 지시하지도 요구하지도 않지만, 스스로 주어진 시간과 환경과 기회를 소홀히 하지 말고 "와서 도우라" 손짓하며 부르는 현장으로 나가야 할 것이다.

일할 수 없는 밤이 속히 올 것이다. 지금은 힘써 일할 때가 아닌가? 가장 좋은 때가 아닌가? 가장 여유 있는 때가 아닌가? 20여 년 지난 사역자들은 아이들이 커서 제 갈 길로 가고, 많은 사람들이 가장 자유함을 누리는 시기다. 이 때를 잘 보내야 한다. 일할 수 없는 밤이 오기 전에 힘써 일하여야 한다.

한쪽에서는 어렵다는 소식이, 다른 한쪽에서는 열심히 뛰면서 땀 흘리는 소식이 들려 온다. 이것이 선교 역사 속에 있었던 외침들이다. 항상, 그리고 주님 오실 때까지 이 두 외침은 계속될 것이다. 그러니 기회가 주어졌을 때에, 세월을 허송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현장의 소리, 세르게이(러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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