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석 선교사
▲유해석 선교사.


이슬람이 시작될 때, 아라비아 반도에서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종교는 유대교와 조르아스터교(Zoroastrianism), 그리고 사비교와 토속종교였다. 기독교는 아랍인들 사이에서 크게 인식된 종교는 아니었다. 무함마드가 보고 들었던 기독교는 그에게 좋은 인상으로 남지 않았다. 그 이유는 아라비아 반도는 비잔틴 기독교 제국에서 이단으로 정죄된 다양한 이단들의 도피처였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무함마드는 기독교 이단들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무함마드는 출처 불명의 많은 문서들과 이교도의 시각에서 기록된 많은 신화들을 접하게 되었고, 이런 것들을 정통 기독교라고 생각했다.

1. 동정녀 마리아에 대한 이야기

꾸란 9장 28절에서 “아론의 누이여! 너의 아버지는 나쁜 사람이 아니었고 네 어머니도 부정한 여자가 아니었느니라” 무함마드는 예수의 어머니 마리아가 모세와 아론의 누이인 미리암이라고 알고 있었다. 따라서 꾸란에 마리아는 이므란(Imram)의 딸로 묘사되어 있다(꾸란 19:30). 이므란은 아므람(Amram)의 아랍식 표현이고, 구약성경에서 “아론과 모세와 미리암의 아버지”(민 26:59)다. “아론의 자매”는 미리암을 부를 때(출 15:20) 사용되는 것이다. 꾸란(3:35-36)에 이므란의 아내가 마리아를 낳은 후에 마리아를 성전으로 가서 제사장들에게 넘겨 주었고, 세례 요한의 아버지 사가랴(Zacharias)가 마리아를 지성소에 두었고 아무도 그 방에 들어가지 못하게 하였으나, 천사가 매일 마리아에게 음식을 가져다 주었다고 한다. 이슬람에서 마리아의 어머니 이름을 한나라고 한다. 사가랴가 마리아의 보호자가 되어 성전에서 키웠다거나, 마리아의 어머니가 한나라는 것이나, 마리아가 야자수나무 아래에서 예수님을 낳았다(꾸란 19:21-26)는 이야기는, 위경(僞經, Pseudepigrapha)인 "야고보복음"(Protevangelium of James)에 나오는 이야기들이다.

2. 예수님의 어린 시절에 대한 이야기

꾸란(꾸란 3:46)에 의하면, 예수가 아기 때에 요람에서 말을 하게 될 것이라는 계시가 임한다. 실제로 꾸란 19장 30절부터 요람에 있는 예수가 말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런데 이 내용은 아랍어로 번역되어 있었던 『시리아어로 기록된 예수의 유아기복음서』(The Syriac Infancy Gospel, Injilu 't Tufuliyyah)의 첫 번째 장에 기록되어 있다. 또한 꾸란에 예수가 유년기 때 진흙으로 참새를 만들었다는 이야기가 기록되어 있다(꾸란 3:49). 이 내용은 외경인 『도마가 쓴 예수의 유년기 복음서』(Thomas Gospel Of The Infancy Of Jesus Christ) 2장 4절에 기록되어 있다. 꾸란에는 어린 예수가 행한 기적 가운데 진흙으로 새를 만드는 장면이 두 번 나온다(꾸란 3:49; 5:110). 꾸란이 한 마리의 참새만을 언급하는 것이나, 참새가 예수의 명령에 의해서가 아니라 숨을 불어 넣어서 날아간 것으로 표현되어 있는 것을 보면, 무함마드는『도마가 쓴 예수의 유년기 복음서』를 읽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무함마드가 신약성경에 대한 지식이 얼마나 부족했는지를 알 수 있다. 왜냐하면 예수는 첫 번째 이적을 신약성경(요 2:11) 가나의 혼인잔치에서 행하고, 30세 전후에 세례를 받기 이전까지 어떤 기적도 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3. 하늘에서 내려온 식탁 이야기

꾸란 5장을 마이다 장(Al-Maidah)이라고 부른다. 이 장의 명칭은 예수의 제자들이 예수에게 하늘에서 식탁을 내려 달라고 요청한 데서 비롯된 것이다. 즉 아랍어 “마이다”는 음식을 차린 식탁을 의미한다. 꾸란 5장 115~117절에 의하면, 예수는 하나님께 “음식이 마련된 식탁을 내려 달라”고 기도하고 실제로 음식이 잘 차려진 식탁이 하늘에서 내려 온다. 이 구절에 영감을 준 내용은 누가복음 20장 30절이며, 여기에서 예수는 “내 나라에 있어 내 상에서 먹고 마신다”고 말했다. 그리고 식탁이 하늘에서 내려 왔다는 내용은 사도행전 10장 9-16절에서 베드로가 본 환상에서 영감을 얻었을 것이다. 신약성경에 대하여 읽어 보았거나 들어 본 사람이라면 베드로의 환상을 성찬식과 혼동할 수가 없다. 예수가 살아 있는 동안 천국에서 음식이 담긴 식탁이 내려오는 것을 보았다는 사실로 착각할 수가 없다. 이 본문은 서로 혼합된 것임을 보여 준다.

사우디아라비아 동쪽에서 발견된 고대 수도원. 입구 양쪽에 선명한 네스토리안(경교) 십자가가 보인다.
▲사우디아라비아 동쪽에서 발견된 고대 수도원. 입구 양쪽에 선명한 네스토리안(경교) 십자가가 보인다. ⓒFIM국제선교회


4. 예수의 십자가에 대한 부정

꾸란(꾸란 4:157)은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혀 죽었다는 것을 부정한다. 예수는 죽지 않고 승천했을 뿐이다(꾸란 3:55). 또한 예수는 반드시 모든 인간들처럼 죽어야만 한다(꾸란 19:33). 따라서 예수는 죽기 위하여 재림할 것이며, 이후 40년 동안 살면서 그의 제자들로 하여금 모두 이슬람을 믿게 할 것이고, 모든 기독교인들은 이슬람으로 개종을 하든지 죽임을 당할 것이라고 한다. 왜 예수가 재림하여 반드시 죽어야 하는지에 대한 근거는 위경에서 찾을 수 있다. 『성스러운 목수 요셉의 죽음』(The Decease of our holy Father the old man Joseph the Carpenter)에서 아랍어로 쓰인 책 31장에 죽음을 경험하지 못하고 하늘로 올라간 에녹과 엘리야가 세상에 내려와 죽음을 맞이해야 한다고 기록되어 있다. 이와 비슷한 콥트 문헌인『잠든 마리아의 역사』(The History of the Falling Asleep of Mary)라는 책에서 이 구절을 찾을 수 있는데, “이들(에녹과 엘리야)은 죽음을 맛보기 위하여 다시 땅에 내려와야 한다”고 돼 있다. 꾸란에는 두 번(꾸란 3:185, 29:57)이나 “모든 영혼은 죽음을 맛보아야 한다”고 기록되어 있다.

5. 무함마드가 올 것이라는 예수의 예언

꾸란 61장 6절에서 예수는 제자들에게 자신이 떠난 후에 아흐맏이 올 것을 기대하라고 예언한다. 아랍어로 ‘아흐맏’(Ahmad)은 무함마드와 어원적으로 같다. 그 둘 모두 “칭송을 받을 자”라는 뜻이다. 또한 아흐맏을 고유명사로 간주하여, 당연히 그를 무함마드와 동일시하고 있다. 그래서 무슬림들은 예수가 보혜사가 온다고 선언한 요한복음 14장 16절 말씀을 무함마드가 오는 것으로 선언하였다고 이해했다. 성경에 나온 보혜사는 헬라어 "파라클레토스"(parakletos)의 ‘상담가’라는 뜻에서 왔다. 이 단어를 "페리클리토스"(periklytos)라고 읽으면, 아랍어 ‘아흐맏’(Ahmad)과 비슷한 의미다. 이는 헬라어의 “유명한” 혹은 “명성 있는”이라는 뜻이다. 그러나 예수는 ‘아흐맏’(Ahmad)이란 단어를 사용하지 않았다. 이 내용은 보혜사 성령을 의미하며 이미 성취되었다(행 2:1-11). 그러나 무슬림 학자들은 원래는 페리클리토스(periklytos)였는데, 기독교인들이 이 단어를 파라클레토스(parakletos)로 바꿨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신약성경 어디에도 페리클리토스(periklytos)라는 단어는 등장하지 않는다. 요한복음 14장 16절, 15장 26절, 16장 7절도 모두 파라클레토스(parakletos)이다.

6. 저울

꾸란의 여러 군데에서 심판의 날에 선행과 악행을 비교하는 저울에 관한 언급이 나온다(꾸란 7:8-9; 21:47; 42:17; 101:6-9). 심판 날에 저울에 달아 보는 이슬람의 개념이 어디에서 시작되었는가? 이 내용은 위경인 “아브라함의 성서”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 문헌은 이집트에서 기록된 것으로, 유대교에서 기독교로 개종한 저자가 2세기 혹은 3세기에 집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사람의 선행과 악행을 저울질한다는 개념은 원래 고대 이집트에서 가지고 있었다. B.C. 2500년경의 이집트 무덤에서 발견된 삽화인 사자의 서(Book of Dead)의 “심판 장면”에 저울이 등장하고 있다. 심판 날 왕좌에는 “선한 존재”인 오시리스(Osiris)가 재판관처럼 앉아서 저울의 결과를 기록한 토트신(Thoth)의 두루마리에 따라 죽은 자의 영혼을 다룰 준비를 하고 있다. 이 삽화와 아브라함 성서와 꾸란에서 보았던 내용을 비교하면, “저울”에 관한 내용이 이집트 지역에서 구전으로 전해 오던 고대 이집트 신화로부터 가져온 내용임을 알 수 있다. 이는 “아브라함 성서”에 기록된 콥트교인들의 생각을 통해 무함마드에게 전해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7. 밤하늘의 여행

꾸란 17장 1절을 보면 무함마드가 천국을 다녀 왔다는 내용을 읽을 수 있다. 무함마드가 7층천 여행 중에 가장 낮은 천국에 들어가서 본 내용은 다음과 같다. 무함마드가 메카에서 천사 가브리엘과 함께 밤에 메카에서 (노새보다 작고 당나귀보다 크며 하얀색으로서 날개가 달린) 부라끄(Buraq)라는 동물을 타고 시내산을 거쳐서 예루살렘의 알 끄사 사원(Al-Aqsa Mosque)까지 날아갔으며, 그곳에서 천사 가브리엘의 도움으로 7층천을 다니면서 각층에서 서로 다른 선지자들을 만났다. 세례 요한과 예수는 두 번째 하늘에, 아브라함은 가장 높은 일곱 번째 하늘에 있었다. 여러 선지자를 만나고 다시 그날 밤에 메카로 돌아 왔다는 것을 밤하늘의 여행(Miraj)이라고 부른다. 이 밤하늘의 여행은 “아브라함 성서”라는 위경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8. 그 외에 신약에서 빌려 온 내용들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무함마드는 꾸란의 많은 내용을 성경의 정경이 아닌 외경과 위경에서 차용하였다. 그렇다면 무함마드가 신약성경의 정경을 인용한 것은 없을까? 꾸란 7장 40절 “우리(알라)의 말씀을 거역하며 오만하고 거만한 자 그들에게는 하늘의 문이 열리지 아니하며 그들이 천국에 들어가는 것은 낙타가 바늘 구멍을 들어가는 것과 같으니”는 누가복음 18장 25절을 옮겨 놓은 것이다. “낙타가 바늘귀로 들어가는 것이 부자가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쉬우니라 하시니”. 굉장히 비슷한 구절들이 마태복음 19장 24절과 마가복음 10장 25절에도 기록되어 있다. 또한 꾸란 75장 22절과 23절에 “그날 일부는 그들의 얼굴에 빛을 발산하며 그들의 주님을 향하고 있고” 이 내용은 신약성경에서 하나님나라가 실현되는 것을 나타내는 요한1서 3장 2절, 그리고 고린도전서 13장 12절을 떠올리게 한다. 이 구절들은 무함마드에게 영향을 주었을 것이다. 정통 기독교의 가르침이 꾸란과 이슬람에 미친 영향력은 미미하나, 대신 외경과 위경, 그리고 기독교 이단들의 교리가 꾸란의 형성에 영향을 끼쳤음을 알 수 있다.

유해석 선교사

총신대학교(B.A.)와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M.Div.equiv.)을 졸업하고, 영국 웨일스대학교 신학/이슬람학부에서 철학석사(M.Phil.)학위를 받았다. 또한 동 대학원에서 철학박사(Ph.D) 과정을 수학했다. GMS 파송 선교사로 오엠선교회와 협력하여 이집트에서 사역하였으며, 현재 FIM국제선교회 대표로 있다. 저서로는 ‘우리 곁에 다가온 이슬람’(생명의말씀사)등 다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