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책
▲투표 참여자들의 주요 현황.

본지는 2014년에 이어 '책 읽는 그리스도인' 문화 확산을 위해 '올해의 책'을 선정했다. 북스팀이 일괄 선정했던 2014년과 달리, 올해에는 '페이스북 독자'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자칫 '인기투표'로 흐르지 않도록, 2차로 '다독가'와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올해의 책'을 선보일 예정이다.

투표는 본지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서평 페이지 '디아텍스트'와 공동으로 12월 12-21일 열흘간, 경건(신앙) 서적 40권과 신학 서적 20권, 문학 서적 10권 중 각각 3권, 2권, 1권씩 고르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500여 명이 응답한 가운데, 그 중 다득표 순으로 경건 서적 6권, 신학 서적 3권, 문학 서적 1권을 선정했다. 10권의 책은 '가나다' 순으로 배열했다.

◈경건(신앙) 서적(6권)

2015 올해의 책 경건

실제적·구체적 교리교육 방법론과 노하우

가슴 뛰는 교리교육 현장 보고서
정설 엮음 | 지평서원 | 304쪽 | 12,500원

'제자훈련 이후', 한국교회에서 '교리교육'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교육을 위한 여러 관련 도서들이 출간됐지만, 실제 현장에서의 적용에 대한 '의구심'은 여전했다. 그러나 현장 교사들의 이 보고서는 '교리교육 간증집'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책에 나오는 이들 중 소위 '학자'는 많지 않다. 주일학교 교사부터 교역자와 홈스쿨링, 선교사들까지 직군도 다양하다. 눈높이 교리교육서 '특강 소요리문답'을 펴내며 교리교육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는, 출판사의 대표인 저자가 좌충우돌을 거듭한 노하우들을 엮었다.

'기도의 오해' 바로잡는 16가지 이야기

기도인가 주문인가
정요석 | 세움북스 | 292쪽 | 13,000원

독자들은 '올해의 책'으로 이 책을 포함해 '기도'에 대한 책을 2권이나 선정했다. 이는 '기도'가 개인으로서 하나님과 소통하는 내밀한 장이지만, 결코 쉽지만은 않다는 고백이기도 하다. 특히 '즉각적인 응답'부터 '응답 없음이라는 응답'까지, 우리의 영역이 아닌 부분에 있어 그 고민은 더욱 커진다.

'기도의 오해를 바로잡는 16가지 주제'를 담은 이 책에서도 '응답'에 대한 관심이 많다. 저자는 기도의 남용과 오용, 우리가 가장 궁금해하는 '하나님이 원하시는 참된 기도'를 모색한다. 1인 신생 출판사의 쾌거를 더욱 응원한다.

2천 년 전 기록된 책, 오늘 여기서 살아 숨 쉬다

말씀을 읽다
이지웅 | 예수전도단 | 240쪽 | 13,000원

이 책은 다윗이 골리앗과 싸우기 위해 준비한 물맷돌의 '개수'와 그 하나하나의 '의미'가 '사랑과 소망과 믿음'이라는 내용 따위를 중요시하는 한국교회의 성경 읽기 풍토에 반기를 들고자 한다. 성경 읽기의 이유와 당위성을 '하나님 말씀의 본뜻 찾기'로 설정한 것이다.

저자는 성경에 다가가는 올바른 태도부터 귀납적 성경 읽기, 우리가 오해하고 있거나 해석하기 어려운 성경 본문들, 우리가 미처 알지 못한 본문의 숨은 의미들을 설명하고 있다. 기록 당시 독자들 입장에서 살펴보고 해석하는 것이 가장 안전함을 강조하고 있다.

2015 올해의 책 경건

드디어 한 권으로 묶인 '성경 옆의 성경'

메시지 완역본
유진 피터슨 | 복있는사람 | 2,360쪽 | 49,000원

11월 말에 나온 <메시지> 완역본이 올해의 책에 선정된 것은, 지난 2009년 신약편을 시작으로 모세오경, 역사서, 예언서 등이 차례로 출간되면서 독자들의 신뢰를 더한 결과가 아닐까. 완역본은 큰 판형에 2,360쪽에 이르는 '대백과사전'이지만, 이렇듯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저술가이자 목회자인 유진 피터슨의 '모든 것'이 녹아든 메시지는, '오늘 우리 일상의 언어로 성경 읽기'에 목마른 한국 그리스도인들에게 '성경 옆의 성경'으로 자리매김했다. 이제 독자들의 눈은, 한국의 목회자들이 '한국판 메시지'를 써낼 수 있느냐로 향할 것이다.

신실하게, 차분하게, 멈춰서, 맛보며, 함께

슬로처치
크리스토퍼 스미스, 존 패티슨 | 새물결플러스 | 358쪽 | 16,000원

한국교회는 무한 속도로 내달리던 한국사회처럼 '빠름'을 추구해 왔다. 그러나 빠른 속도로 '고지'를 향해 올라갔던 만큼, 빠른 속도로 추락하는 중이라고 말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목회자와 평신도는 서로를 '위기의 주범'이라 비난하며 제각기 소견대로 행하고 있다.

요즘 유행하는 '느림의 미학' '슬로 시티' 등을 연상시키는 이 책은, 교회가 자리한 지역사회와 인격적인 관계를 맺고 '깊은 곳에 그물을 내릴 것'을 권면한다. 특히 윤리와 생태, 경제 영역에서의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 우리 현실에 얼마나 적용 가능한지가 관건.

기도, 의무를 지나 기쁨에 이르는 길 찾기

팀 켈러의 기도
팀 켈러 | 두란노 | 408쪽 | 16,000원

'21세기의 C. S. 루이스'라 불리며 많은 독자를 확보하고 있는 저자는 병마와 싸우며 돌아보게 된 기도 생활을 토대로, 2년간 시편을 통해 기도에 대해 배우고 탐구한 것들을 치열하게 적용하고 훈련하며 얻어낸 결과물들을 기록했다. 이론과 실천을 겸비했으며, 경험을 토대로 했기에 설득력이 있다.

'기도'에 대한 서적임에도, 이 책 역시 저자의 다른 책들처럼 많은 독자들의 절대적 지지를 받으며 베스트셀러 순위에 오랜 기간 머물렀다. '올해 최고의 책'이라는 찬사가 여러 곳에서 들린다.

◈신학 서적(3권)

2015 올해의 책 신학

밀리언셀러 주석, 한국에 상륙하다

맥아더 성경 주석
존 맥아더 | 아바서원 | 1,680쪽 | 60,000원

이 시대 최고의 성경 강해자이자 베스트셀러 저자이며 개혁주의 신학자이자 목회자인 존 맥아더 목사가 펴낸 단권 주석. 성경 전체를 일관된 시선과 깊이로 간결하고도 명쾌하게 풀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성경에 나오는 자살', '마태복음에만 있는 내용' 등, 존 맥아더 특유의 분석을 토대로 한 자료들도 수록돼 있다.

지난해 부흥과개혁사의 「ESV 스터디바이블」이어 올해 맥아더 성경 주석까지, 한국 그리스도인들은 '성경 말씀의 참된 해석'에 목말라 있음을 간접적으로 알 수 있다.

성경적 세계관 입각한 '하나님나라' 종말론

새 하늘과 새 땅
J. 리처드 미들턴 | 새물결플러스 | 492쪽 | 23,000원

'새 하늘과 새 땅'이라는 단어 자체를 쓰기 곤란해졌다. 21세기 들어 가장 거세게 활동 중인 한 이단 종파가 이 아름다운 용어를 '선점'했기 때문이다. 덩달아 요한계시록은 '가장 위험한 책(성경) 중 가장 위험한 책'으로, 설교 본문에서도 굳이 '간택'되지 못하는 처지가 됐다.

저자는 이 책에서 '예수 천당 불신 지옥'의 이원론적 구원관을 극복하고, 성경이 창조세계 전체의 구속을 주장하고 있음을 힘 있게 주장한다. 그에게 종말은 '폐기'가 아닌 '구속'이며, 이 땅 위에서 인간의 문화적 삶을 회복하는 '하나님나라'를 향한 여정이다.

예정과 주권 가운데 드러나는 하나님의 영광

하나님은 의로우신가?
존 파이퍼 | 지평서원 | 432쪽 | 21,000원

최고의 신학자·목회자인 저자의 로마서 9장 주해서. 예정론을 다루고 있다. 저자는 '의로우신 하나님'이라는 명제 대신 되려 '하나님은 의로우신가?' 하고 질문했기에 이 책을 쓸 수 있었고, 그의 진로는 신학교에서 목회지로 바뀌었다. 교리적 질문에 억지로 답하지 않으면서도 본문을 매우 주의 깊게 다루고 있다.

주제와 본문 자체가 간단하지 않은 만큼 쉬운 책도, 쉬어갈 수 있는 책도 아니다. 구약과 신약을 오가면서 신정론적 주장들에 반박함으로써, '기쁨의 신학'에 대한 토대를 다졌다.

2015 올해의 책 문학
◈문학 서적(1권)

C. S. 루이스의 소개로 밀턴을 만나다!

실낙원 서문
C. S. 루이스 | 홍성사 | 256쪽 | 16,000원

우리 시대 가장 많이 읽히는 기독교 작가인 저자가 쓴, 존 밀턴의 <실낙원>에 대한 강연집이다. 중세와 영문학 전공을 십분 살려 서사시에 대한 배경 지식을 현대의 문학적·역사적·신학적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게 소개하고, 밀턴의 세계관이 <실낙원>에 어떻게 반영되고 있는지 풀어낸다.

소설 9권을 제치고 문학 비평 작품이 선정된 것은 이례적이다. 두꺼운 신학 서적 못지 않은 수준의 책이기도 하다. 이유야 어찌 됐든, 'C. S. 루이스'라는 이름의 '위력'을 증명하는 결과라 할 수 있다. 내년에는 '기독 소설'들의 분투를 기대한다.

기타 다득표 도서들과 ‘한줄 평’

2015 올해의 책 기타

-경건 서적(3권)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 얇지만 묵직한 책, 앞으로 나올 책이 더 기대되는 저자
로완 윌리엄스 | 복있는사람 | 128쪽 | 9,000원

냄새 나는 예수: '해외 선교'에 대한 치열한 고민과 대안을 담아내다
김경열 | 홍성사 | 296쪽 | 12,000원

안식일은 저항이다: 안식일은 온전한 인격체가 되어 사회를 회복시키는 날!
월터 브루그만 | 복있는사람 | 172쪽 | 10,000원

 

2015 올해의 책 기타

-신학 서적(2권)

그리스도와 지성: 학문 연구를 위한 복음주의적·기독론적 토대와 방법
마크 놀 | IVP | 252쪽 | 13,000원

예수와 그 목격자들: 복음서, 역사적 예수의 실제 삶과 사역에 대한 목격자의 증언
리처드 보캄 | 새물결플러스 | 872쪽 | 43,000원

-문학 서적(1권)

본회퍼의 선데이: 테겔 감옥에서 쓴 디트리히 본회퍼의 자전 소설
디트리히 본회퍼 | 샘솟는기쁨 | 216쪽 | 12,5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