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비전을 갖고 계획을 세울지라도 이뤄 주시는 분은 하나님이십니다. 그저 ‘하루하루 충실히 기도하면서 지내자’ 이 같은 마음으로 지내 왔는데 하나님께서 많은 것을 이뤄주셨고, 아직도 하나님께서 ‘해라, 조금 더 기다려라’ 말씀하시는 것이 있습니다.”

‘기독교 정신으로 세워진 국내 유일의 초교파 대학’, ‘인성 교육 및 교양·전공 교육을 잘하는 대학’, ‘섬김으로 사랑이 넘치는 대학’으로 알려진 명지대학교. 다른 대학과 달리 이곳에서는 채플이 “기독교적인 가치와 세계관을 담은 프로그램을 통해 문화적 감성과 창의성을 기르는 전인교육”으로 진행되며, 인기 과목 중 하나다.

학교 측은 모든 채플 전에 크고 작은 다양한 공연을 준비해 학생들에게 보여 준다. 특히 채플 시간을 다양화해 학생들이 자신의 수준에 맞게 들을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 인상적이다. 명지대 유병진 총장을 만나 그의 신앙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다음은 유병진 총장과의 일문일답.

명지대 유병진 총장.
▲명지대 유병진 총장. ⓒ박소라 기자

-총장님의 신앙 이야기를 듣고 싶다.

“저는 모태신앙이지만 성인이 되어서 믿음의 의미를 깨닫게 되었고, 특히 학교에 있으면서 학생들을 통해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경험할 때가 많았다. 학생들이 자라서 성숙해지고 사회에 진출하는 것을 보면서 저 또한 신앙이 성장함을 느낀다. 제가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아주 절실히 느낄 수 있었던 계기 중 하나는, 학교에 다닐 때는 억지로 신앙생활을 했던 이들이 졸업하고 사회생활을 하면서 어려움 가운데 대학 채플에서 들었던 말씀을 떠올리고 하나님을 만나 변화되어서 감사하다며 찾아 오는 것이다. 이럴 때 ‘하나님의 인도하심과 역사하심이 우리에게 임하고 있구나’ 느낀다.”

-명지대가 올해 한국대학신문이 주관하는 사회봉사우수대학상을 받았다. 소외계층을 돕는 모금이나 봉사활동, 제자들의 발을 씻기는 행사 등을 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설명 좀 부탁드린다.

“명지대의 이념은 기독교의 사랑·진리·봉사다. 이념이라고 해서 막연하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이를 실천해 나가는 자세가 중요하다. 봉사는 이 3가지 항목 중 가장 구체적으로 실천하기 쉬운 덕목일 것이다. 명지대에서 학생들을 비롯하여 구성원들이 예수 그리스도의 모범에 따라 자발적으로 봉사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장려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나보다 어려운 이웃을 돌보고 챙기는 일은, 미력하나마 하나님의 크신 사랑을 대행하는 일이면서 성경의 깊은 진리를 재현하는 일이다. 즉 봉사의 정신을 실천하는 것이 한편으로는 사랑과 진리로 나아가는 길이라고 할 수 있다.

명지대는 사회봉사단을 중심으로 학내외에 걸쳐 다양한 봉사활동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아울러 외부 봉사기관과 연계하여 국내외에 걸쳐 광범위하고도 체계적인 봉사활동이 이뤄질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물론 모든 봉사활동은 대학 구성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전제로 이뤄진다.

십수 년째 이어오고 있는 ‘사랑의 세족식’과 ‘제자들을 위한 교수음악회’가 대표적인데, 둘 다 제자를 향한 사랑의 실천으로 섬김의 정신을 되새기는 행사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매년 수난절 기간에 열리는 사랑의 세족식은 국내 종합대학으로서 처음 시행한 것으로, 이후 많은 대학들과 기업들이 그 정신을 본받아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섬김의 마음과 나눔의 정신을 키우는 것은, 다른 한편으로는 자신의 영성과 인성을 고양시킨다. 타인과 내가 다 같이 소중한 존재로서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의 일부라는 생각이 구성원들 한 사람 한 사람에게 귀하게 심길 때, 명지대의 앞날 또한 건강하게 밝을 것으로 믿는다. 그러한 믿음을 품고 사회로 진출하는 명지대 졸업생들이 더 많아지길 소망하고 있다.”

-재학생들 가운데 기독교인 비율은 어느 정도이며, 캠퍼스 복음화를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계신가.

“재학생 중 기독교인의 비율은 대략 35% 내외이다. 명지대는 기독교적 사상과 성경의 말씀을 한결같이 되새기면서 생활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선 성경의 깊은 진리에 근거한 명지대학교의 설립정신을 강조하는 한편, 모든 행사에서 성경 낭독을 엄수하고 있다. 여기에 재학생들을 위한 채플과 기독교 교양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교직원의 경우 교수기도회·직원기도회·아침기도회 등을 통한 평소의 신앙생활에, 더해 정기적으로 신앙연수와 재교육, 성지순례 등에 참가하고 있다. 아울러 모든 학과에서 비전 모임으로 불리는 기도 모임을 열고 있다는 점도 중요하다.

일주일에 한 번씩 교수들의 기도회가 있다. 교수들이 함께 모여 학교를 위해 기도하고, 간단하게 도시락이나 샌드위치로 점심을 해결한다. 이를 통해서 교수들이 학교를 위해 한마음으로 기도할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된다. 여러 교수들이 같은 마음을 가져 주리라 믿는다.”

▲유병진 총장은 “형식이나 틀이나 인간이 만든 제도에 얽매이지 않고, 학생들을 자유롭게 만나 전도할 수 있는 것이 하나님께서 우리 대학에 주신 복”이라고 말했다. ⓒ박소라 기자

-총장으로서 역점을 두고 있는 사업이나 정책이 있다면.

“사실, 지난 십여 년간 대학사회를 둘러싼 환경은 결코 녹록한 것이 아니었다. 특히 2018년부터 현재의 대학 입학 정원이 학령인구보다 많아질 것으로 예측되면서,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큰 변화를 맞이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만큼 대학마다 자구적인 생존 전략을 강구하지 않을 수 없는 시기에 접어든 것이다. 하지만 대학을 둘러싼 환경이 이처럼 급변하고 있는 시기에도 한 가지 변치 않는 것은, 여전히 교육과 연구가 대학의 기본이라는 사실이다. 교육과 연구 분야에서 탄탄한 대학이 결국 오랜 역사와 전통을 이어나갈 수 있다. 명지대가 중요하게 여기는 것도 교육과 연구로 집약되는 기본에 있다.

명지대는 지난 2008년 개교 60주년을 맞아 ‘VISION 2015 사랑과 창조의 글로벌 리더’를 선포한 적이 있다. 이듬해 ‘MJU 2015’로 구체화된 중장기발전계획에 따라, 7대 핵심 분야를 중심으로 다각도의 사업을 진행해 왔다. 그 결과 2015년 현재 명지대는 전공별로 특성화된 교육 분야와 산학협력을 중심으로 한 각종 연구 분야에서 많은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건축학교육인증·공학교육인증·경영교육인증을 비롯해 각종 대외평가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는 학과와 교수진이 명지의 교육을 든든히 떠받치고 있다. 여기에 사회 각 분야와 연계된 산학협력사업을 통해, 우리 사회 발전에 실질적으로 이바지하는 연구 중심 대학으로서의 위상도 함께 다져나가고 있다.

얼마 전 한국경제신문을 통해 전문 패널들이 ‘교양 교육을 잘하는 대학’으로 명지대학교를 주목했다. 우리 학생들이 건강한 영성과 인성을 함양하도록 채플을 통한 다양한 공연과 뜻깊은 행사를 실시하고 있으며, 여러 분야에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인사들을 초대하여 특강 시간을 자주 마련하고 있다. 이들 모두 전문적인 지식을 전수할 뿐 아니라 우리 학생들이 영적으로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전인적 인격 함양의 토대가 돼 주고 있다.

-역대 총장들의 경우 짧게는 1년, 길게는 4년의 임기를 지냈는데, 총장님은 2008년 취임 이후 2012년에도 연임하셨다. ‘롱런’의 비결이 무엇인가.

“한 대학의 경영을 책임지는 사람으로서 중요하게 여기는 몇 가지가 있다. 모두 대학 발전과 연결되는 것들인데, 그 중 한 가지만 말씀드리면 바로 구성원 간의 소통과 화합이다. 어떤 공동체든 내부의 결속력 없이는 발전을 도모할 수 없다. 고등교육기관이자 교육공동체인 대학도 예외가 아닐 것이다. 지금 당장 외부에서 평가하는 지표도 중요하지만, 소통과 화합을 통해 이뤄지는 내부의 결속력이 없다면 어떤 공동체도 내일을 기약할 수가 없다. 구성원들 간 대화와 공감의 장이 필요한 것도 이 때문이다. 아울러 구성원들이 목표를 삼고 나아갈 수 있는 공동의 비전도 마찬가지 이유에서 필요하다.

명지대는 성경의 깊은 진리에 기초하여 세워졌고, 하나님의 사랑을 실천하면서 우리 사회의 발전에 기여하는 인재 양성을 최우선으로 한다. 명지대의 변치 않는 비전이기도 한 이러한 목표가 하나의 지향점이라면, 그러한 지향점 아래 구성원들이 한마음으로 명지대를 발전시켜나가는 과제가 남는다. 그러한 과제가 좀 더 힘이 실리면서 실현될 수 있도록, 더 많은 대화와 소통과 화합의 장을 마련해나가는 일이 저에게 주어진 소중한 몫이라고 생각한다. 총장으로서 저의 롱런 비결을 물으셨는데, 그보다 대학의 롱런을 고민하고 있는 입장에서 이러한 답변을 드린다.”

-향후 계획을 말씀해 달라.

“저는 순종하면서 시키시는 대로 충실하게 할 계획이다. 저에게 주어진 일에 충실하고 미래의 계획을 세우는 것이 오늘의 일인데, 오늘 할 일에 충실하고 있다. 하나님이 내년에는 어떻게 인도하실지 모르지만, 인도하시는 대로 순종하면서 가길 원한다.”

유병진 총장은

교토대학교 대학원 경제학 박사
롱아일랜드대학교경영대학원 경영학 석사
명지대학교 대학원 경영학 석사
명지대학교 무역학 학사
중앙고등학교

국제대학스포츠연맹 집행위원
제28회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대한민국 선수단 단장 역임
한국대학가상교육연합 회장
한국대학스포츠총장협의회 부회장
대한대학스포츠위원회 위원장
경기도그린캠퍼스협의회 회장 역임
2015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조직위원회 집행위원회 부위원장
2018 평창동계올림픽대회 조직위원회 위원
제8~9대 명지대학교 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