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헌수 목사(꿈너머꿈교회 담임, 한국기독교장례문화연구원 원장, 행복한가정평생교육원 원장).

목회를 하다 보면 본의 아니게 교회를 비우는 경우가 있다. 특히 해외에 나가게 되면 주일을 빠지는 경우가 있어 더 신경이 쓰이게 된다. 혹 문제라도 생기면 금방 달려올 수도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 많이 기도와 준비를 하게 된다. 마치 아이들을 집에 두고 부모가 멀리 떠나는 염려(?)와 같다. 그런데 이런 마음은 사실 교인들도 마찬가지다. 목사가 멀리 나가 있으면 교인들도 똑같은 심정인 것이다. 

지난번 한 주간을 비우고 해외에 다녀왔다. 평소에는 잘 몰랐는데 막상 목사님이 교회에 안 계시다 보니 신경이 더 쓰였다는 교인들의 고백이었다. 목사의 울타리를 느꼈던 것이다. 또 언제든지 전화를 하고 만날 수 있었는데, 멀리 나가 계시니 혹 위급한 일이 생기지 않도록 교인들도 더 많이 기도를 했다는 말에 감사하며 은혜를 받기도 했다.

이에 교인들이 “목사님은 우리에게 ‘응급실’ 같은 분”이라고 말을 하면서 은혜를 나누기도 했다. 이에 필자도 목회가, 또 목사가 응급실과 같은 존재임을 느끼면서 공감을 했다. 언제든지 달려가고 조치를 취할 수 있는 응급실이 목사이며, 그 응급실의 사명을 잘 감당하는 목회에 대하여 글을 쓰기도 했다. 이를 보고 정은선 집사가 교회 밴드에 ‘응급실’이라는 나의 글을 올렸다. 그래서 교인들이 여기에 여러 모양으로 댓글을 달았다. 거기에는 또 재미있는 표현이 있었다. 곽미라 권사가 “우리 목사님은 무엇이든 만족하게 채워 주시는 무한리필”이라는 댓글을 달았고, 그래서 “우리 교회가 참 좋다”는 것이었다. 은혜가 되었다. 

그렇다. 목회는 찾아 오는 손님들에게 언제나 무한리필을 해 줘야 하는 것이다. 목사는 성도들에게 만족스러울 때까지 채워 주어야 하는 것이다. 목회의 신선한 사명을 느끼면서, 그 제목으로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것이다.

무한리필은 음식점에서 주로 사용되는 말이다.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무한리필을 해 주는 음식점을 좋아한다. 얼마든지 먹고 배부르게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부담없는 가격으로 실컷 먹을 수 있으니 좋은 것이다. 이왕이면 교회에서도 그런 무한리필이 제공되면 좋겠다. 교인들도 교회에 오면 언제든지 마음껏 영의 양식을 먹어 채우고 배고픔의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무한리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인생 여정의 현장에서 목마름과 갈급함을, 교회가 무한리필로 가득 채울 수 있어야 한다. 목사는 무한정으로 계속 공급하고 지원해야 한다. 부족함이 없어야 한다. 음식이 떨어지면 안 된다. 필요한 대로 끊임없이 나와야 한다. 한 번 제공했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다. 또 언제라도 부담이 없어야 한다. 돈이 많이 들어도 안 된다. 특별히 맛이 없으면 더 안 된다. 싸구려가 되어서는 안 된다. 언제나 신선한 음식들로 공급해야 하는 것이다. 

목회가 그런 것이다. 그래서 귀하고, 목사의 설교가 그만큼 중요한 것이다. 끊임없는 생명의 말씀으로 쉼 없이 무한리필로 샘솟듯 교인들에게 채워야 한다. 맛 좋고 질 좋은 음식이 떨어지지 않도록 미리 준비하고 최선을 다하여 땀을 흘리며 고객을 맞이하는 것이다. 생명의 말씀이 고갈되지 않도록 더 열심히 깨어서 기도해야 한다. 어떤 손님이 와서 무엇을 요구하든 언제든지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원하는 대로 충분히 공급하는, 무한리필의 목사와 교회가 필요한 시대인 것이다. 

무한리필이지만 최고의 음식으로 만족시킬 수 있어야 한다. 자랑스러운 무한리필의 소문난 교회가 되어야 한다. 최고의 맛을 내는 최상의 메뉴는 역시 예수 그리스도이다. 예수 그리스도가 목사의 심령에 살아 있게 해야 한다. 예수 안에는 생명이 있기 때문이다. 지금 현대인들은 목말라하고 있다. 생수로 채우고, 얽혀 있는 모든 것들을 풀고 열고 뚫는 역사가 나타나야 한다. 예수 생명으로 가능하다. 살려야 한다. 예수 그리스도의 생명을 끊임없이 공급하는 무한리필의 교회가 되기를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