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홍 목사. ⓒ크리스천투데이 DB

‘유대인의 왕으로 나신 이가 어디 계시냐?(마태복음 2장 1, 2절)’

아기 예수가 태어나던 당시에는 점성술이 흥하던 시절이었다. 동방에서 별의 움직임을 관측하던 3명의 박사들이 특별히 나타난 한 별을 보고 세상을 다스릴 왕이 태어난 징조로 해석하였고, 그 별을 따라 유대 땅까지 찾아왔다. 유대는 폭군 헤롯왕이 다스리던 시대였다. 박사들은 헤롯왕의 왕궁을 찾아가 “유대인의 왕으로 나신 이가 어디 계십니까?” 하고 물었다.

이 질문을 받고 자신의 왕위에 경쟁자가 나타난 것으로 위기의식을 느낀 헤롯왕은, 구약성경을 연구하는 전문가들을 불러 “성경에 유대의 왕으로 나실 분이 어느 곳에서 출생한다고 예언되어 있느냐?” 라고 물었다. 성경학자들은 7백여 년 전 활약하였던 미가 선지자가 예언한 구절을 찾아내어 베들레헴이 유력한 곳이라 보고하였다.

“베들레헴 에브라다야. 너는 유다 족속 중에 작을지라도 이스라엘을 다스릴 자가 네게서 내게로 나올 것이라 그의 근본은 상고에, 영원에 있느니라”(미가서 5장 2절)

음흉한 헤롯왕은 박사들에게 이르기를 미래의 왕을 만나 인사드린 후에 자신에게 들려주면 자기도 가서 인사드리겠노라 하였다. 이에 3명의 박사들은 베들레헴으로 찾아가 아기 예수께 인사를 드리고 황금, 유황, 몰약 3가지 선물을 드렸다. 황금은 왕권의 상징이요, 유황은 신성의 상징이며, 몰약은 희생제물의 상징이다.

박사들이 귀국하려는 참에 천사가 나타나 헤롯 왕궁에 들르지 말고 다른 길로 귀국하라 일러 주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헤롯왕은 본색을 드러내 베들레헴 지경에서 2살 이하의 사내아이들을 모두 죽이라는 명을 내렸다. 그들 중 미래의 왕이 포함될 것이란 생각에서였다. 그리하여 죄 없는 아기들이 영문도 모른 채 죽임을 당하였다. 그러나 아기 예수는 이미 이집트로 피난 가고 난 후였다.

나는 학생시절에 이 본문을 읽을 적마다 의문을 품곤 하였다. 왜 예수님은 자신으로 인하여 죄 없는 아기들의 죽음을 방치하였을까? 너무 의리 없는 행위 아닌가? 피난을 가면 다 함께 갈 것이고, 아니면 같이 죽든지 하여야지 자신만 빠져 나가고 다른 아기들은 죽게 방치한 것은 경우가 없는 행위가 아닌가? 하는 의문이었다.

그러나 나이가 들어가면서 세상사의 이런 저런 사연을 몸소 격어가게 되면서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모든 위대한 사건에는 희생이 따른다.”

“아기 예수는 인류 구원을 위하여 오셨다. 이 위대한 사역이 성취되기 위해서는 희생이 따른다. 어른들이 죽으면 자신들의 죄 때문에 죽은 것이 된다. 그래서 죄 없는 아기들이 죽은 것이다. 누군가의 희생 위에 구원 역사는 베풀어진다. 베들레헴 지경에서 그때 죽은 사내아이들은 그 역할을 한 것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