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 알샤바브가 케냐의 가리사대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테러를 자행한 가운데, 우하루 케냐타(Uharu Kenyatta) 케냐 대통령은 “가능한 가장 강경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케냐타 대통령은 공격이 발생한 원인으로 행정부의 ‘부패’를 꼽기도 했다.

케냐타 대통령은 지난 4일(이하 현지시각) 전국으로 방송된 TV연설에서 150명의 사망자를 낸 이번 테러와 관련해 “우리는 테러리즘과 끝까지 맞설 것”이라고 전했다.

케냐의 보안 요원은 공격이 발생한 지 10시간 후, 4명의 테러리스트들을 사살했다고 밝혔다. 당국은 그들의 시체는 가리사병원으로 실려갔으며, 5명의 용의자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케냐타 대통령은 “정부의 ‘보안 요원’들이 남은 공범자들을 쫓고 있다. 우리는 이들 모두를 심판대에 세울 것이다. 주모자를 적극적으로 찾고 있으며, 현상금을 걸어 놓았다”고 전했다.

정부는 3일간을 국가적 애도 기간으로 선포했다.

그러자 알샤바브는 5일 이메일을 통해 공개한 성명서에서 “어떠한 예방과 수단도 여러분들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을 것이다. 당신들은 우리의 추가 공격을 좌절시킬 수도, 대학살에서 도시를 지킬 수도 없을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알카에다와 연계된 이 단체는, 테러가 장기적인 유혈 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한편 현장에서 몸을 숨기고 있던 19살의 한 여학생이 이틀 만에 발견됐다. 신시아 차로티크(Cynthia Cheroitich)는 옷장 속에 들어가 옷으로 몸을 가린 채 숨어 있었다. 보안 요원이 도착했을 때에도 믿을 수 없다며 나오지 않던 그녀는, 안면이 있는 교사가 다가와 말을 걸자 그제서야 밖으로 나왔다. 그녀는 “신께 기도했었다. 너무 배가 고프고 목이 말라서 로션을 먹었다”고 말했다.

케냐타 대통령이 테러리즘 추방을 약속했으나, 그의 행정부가 시민들의 안전을 보장하지 못한 데 대해 많은 비난이 일고 있다.

나이로비에서 국제앰네스티와 함께 동아프리카 지역 연구를 진행 중인 압둘라 B. 할라케는 “알샤바브의 행동은 잘한 것이 아니다. 그러나 정부는 그들이 잘한 것처럼 보이게 만든다. 현재 얄사바브는 지난 2006년 이후 가장 약세”라고 전했다.

케냐의 운동가인 보니파스 므왕기는 “보안 시스템 내 부패가 심해져 알샤바브가 케냐 안팎에서 자유롭게 활동하면서 이 같은 공격도 쉽게 저지를 수 있게 됐다”고 지적했다.

케냐 동부는 소말리아 남부와 긴 국경을 마주하고 있으며, 현재 알샤바브의 통제 아래 있다. 이 국경은 이번 테러가 발생한 가리사 지역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

알샤바브는 이번 학살이 케냐가 소말리아에 군대를 파병한 데 대한 보복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가리사의 성당에서 거행된 부활절 미사에 참례한 가톨릭 신자들은 희생자들의 넋을 기렸다. 부활절을 맞은 케냐 교회들은 교인들을 보호하기 위해 무장 경호원들을 고용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