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홍 목사. ⓒ크리스천투데이 DB

“너희 마음에 그리스도를 주로 삼아 거룩하게 하고 너희 속에 있는 소망에 관한 이유를 묻는 자에게는 대답할 것을 항상 준비하되 온유와 두려움으로 하고 선한 양심을 가지라(베드로전서 3장 15절)”.

인도의 마하트마 간디가 쓴 책으로 <마을이 세계를 구한다>는 책이 있다. 내가 애독하는 책 중 한 권이다. 인도에는 70만에 이르는 마을이 있다. 이들 마을이 인도의 희망이요, 세계의 희망이라고 간디는 주장한다. 간디는 ‘도시화되고 기계화에 대량생산화 되는 것이 좋은 것만이 아니다. 그런 방향으로만 세계가 나가다가는 결국 재앙에 이르게 된다’는 생각이다.

현대 문명의 병든 모습을 보면 간디의 말이 범상치 않음을 느끼게 된다. 그래서 간디는 도시화, 기계화의 대안으로 자치하고 자립하며, 독립성과 민주주의적 합의 제도를 갖춘 마을이 그 대안임을 주장한다.

1830년대에 인도 총독으로 있었던 찰스 메트칼프(Baron Metcalfe)가 인도의 마을 공동체를 다음같이 묘사하였다.

“마을 공동체는 거의 자족적이고 외부에 대해 거의 독립적인 작은 공화국이다. 그들은 다른 어떤 것도 존속하지 못하는 곳에서 존속한다. 각각이 분리된 작은 국가인 이 마을공동체들의 연맹은 그들의 행복과, 자유와, 독립의 상당 부분을 누리는 데 크게 도움이 된다(간디, <마을이 세계를 구한다> 11쪽)”.

나는 어린 시절 경북 청송의 두메산골인 사부실 마을에서 자랐다. 그 시절 마을에 청년 실업이라고는 한 사람도 없었다. 온 마을이 남녀노소 모두가 자기 일을 가졌고 자기 역할이 있었다. 그리고 장애인이 있으면 온 마을이 그를 돌보았다. 마을에 우울증을 앓는 사람도 없었고, 고혈압이나 당뇨병 약을 먹는 사람도 없었다. 마을이 자치로 다스려졌고 자립하는 마을이었다.

간디가 쓴 <마을이 세계를 구한다>는 책을 읽으며 내가 어린 시절 자랐던 마을이 인도의 마을과 흡사함을 느꼈다.

나는 4년 전 70세에 목사직을 은퇴하면서, 고향마을에 가서 노후를 보낼까 하는 생각으로 고향 마을을 방문하였다. 그러나 떠난지 수십년 만인 고향은 너무나 변하여 있었다. 너무 황폐한 마을로 바뀌어 있었다. 그래서 남은 생을 고향 마을로 들어가 어린 시절 그 정다웠던 마을로 복원하는 일에 남은 삶을 걸어볼까 주저했다. 그러나 여의치 못하여 고향 마을로 들어가지 아니하고 동두천 쇠목골 마을로 들어 왔다.

쇠목골 마을로 들어와 이 마을을 노인들과 젊은이들과 어린이들이 함께 어우러져 씩씩하게 행복하게 살아가는 마을로 가꾸어 나가는 일에 자신을 투자하기로 다짐케 되었다. 이 시대에, 이 땅에서 교회가 하여야 할 일이 많지만 마을다운 마을, 주민들이 행복하게 살아가는 마을을 세우는 일 또한 보람 있는 일이요, 넓은 의미에서 선교라는 생각을 품게 되었다.

이제 4년이 지나 준비가 되었기에 동두천 쇠목골 마을을 멋있게, 행복하게,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는 문화마을로 가꾸는 비전을 시작할 수 있게 되었다. 그간 준비한 것이 60여 세대가 들어설 수 있는 집터를 마련하는 일이었다. 그리고 60여 세대가 경제적으로 자립하고 자치로 꾸려 나가는 마을을 세우되, 모두가 자기 일을 가지는 완전 고용의 마을을 이루고 서로가 서로를 돌보는 복지마을을 이루는 꿈을 꾸게 되었다.

먼저 재단법인 두레 문화마을을 설립하여 마을을 세워 나가는 울타리로 삼고 숲과 자연, 개인과 공동체가 어우러져 살아가는 문화마을을 세우기로 하였다. 마을을 세우는 성경적인 기준을 베드로전서 3장 15절의 말씀에서 찾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