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혁 목사(강변교회 원로, 한국복음주의협의회 회장).

나는 지난 2월 19일과 20일 저녁 CTS 방송국에서 방영한 CTS 기획 “오페라 손양원”을 보고서, 순수한 감동을 받기보다는 언짢은 느낌을 지니게 되었다. 내가 가장 존경하고 닮고 싶어하는 손양원 목사님의 모습은 물론, 동인·동신 군과 동희 양의 모습이 역사적인 사실 그대로 표현·묘사되지 못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역사적인 사실을 그대로 표현하고 묘사하는 것이 작가들의 기본적인 사명인데, 이번 CTS 기획 “오페라 손양원”은 역사적인 사실과는 다른 모습을 나타내 보였다고 생각한다. 손양원 목사님의 말씀과 동인·동신 군과 동희 양의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사실과 다르게 각색되었다고 생각한다.

반공주의적이고 민족주의적인 색채가 나타나기도 했다. 손양원 목사님은 (세 자녀들도) 무신론을 주장하는 공산주의를 용납하거나 받아들이지는 않았지만 공산주의자들을 증오하며 저주하는 반공주의자는 아니었고, 민족을 사랑하는 애국자였지만 배타적인 민족주의자도 아니었다. 오직 십자가에 나타난 예수님의 긍휼과 용서와 자비와 사랑을 몸에 지니고, 모두를 품으면서 원수까지 사랑했고, 주님께서 몸에 지니셨던 가난과 고난과 고통과 죽음을 사모하면서 기쁨을 지니고 순교의 길로 걸어가셨는데 말이다.

나는 CTS 방송국에서 방영한 CTS 기획 “오페라 손양원”을 본 후, 즉시 부산에 있는 손동희 권사님과 서울에 있는 손동아 목사(손양원 목사님의 조카)님에게 전화를 걸어 잠시 대화를 했는데, 두 사람은 나와 같은 생각을 하면서 “오페라 손양원”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손동아 목사님은 유족의 이름으로 항의를 표하겠다는 말까지 했다.

한국교회 신앙 선배님들의 순교 신앙을 바로 알고 바로 계승하고 바로 실천하면서 사는 일이 매우 귀중한 때라고 생각한다. 오래 전에 서울에서 공연된 “용서를 넘어선 사랑”이라는, 손양원 목사님의 사랑의 삶과 사랑의 죽음을 묘사한 연극을 관람하면서 얼마나 깊은 감동을 받았는지 모른다. 3일 동안 매일 계속해서 관람을 했는데, 마지막 날에는 손동희 권사님을 오라고 해서 함께 관람하면서 깊은 감동을 받은 일도 있었다. 우리 신앙의 선배님들의 순교 신앙을 순수하게 묘사하는 작품들이 많이 나오게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