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먹고, 가려 먹고, 생명 나눔까지… 사순절 맞이 풍경

이대웅 기자 입력 : 2014.03.17 18:04

고난 묵상할 수 있는 영화 ‘신이 보낸 사람’, ‘선 오브 갓’ 등도 추천

사순절이 되면 성도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그리스도의 고난을 묵상하고, 자신의 삶을 돌아본다. 기독교 여러 단체에서도 성도들의 이러한 결심을 돕는 여러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이젠 낯설지 않은 ‘미디어 금식’

▲‘미디어 회복 캠페인’. ⓒ팻머스문화선교회 제공

문화사역 단체인 낮은울타리(대표 신상언 선교사)와 팻머스문화선교회(대표 선량욱 선교사, 이하 팻머스)는 나란히 ‘고난주간 미디어 금식 캠페인’을 실시한다. 특히 최근에는 남녀노소 누구나 자나 깨나 만지작거리며 혼을 빼앗기고 있는 ‘스마트폰’에 캠페인이 집중된다. 실제로 지난해 고난주간 한 주간 SNS 접속을 하지 않겠다는 크리스천들이 다수 눈에 띄었다.

낮은울타리는 올해 ‘I Love Media Diet’를 주제로 잠시 미디어 기기를 꺼 두고, 예수님께 집중하는 시간을 갖자는 캠페인을 실시한다. 캠페인 기간 동안, 낮은울타리 제공 가이드북을 통해 ‘나의 미디어 지수’를 체크하고, 미디어 기기 절제를 연습하며, 미디어 문화의 올바른 분별 방법을 익히게 된다.

낮은울타리는 크리스천들이 “‘I Love Media Diet’에 동참하세요”라는 메시지를 가는 곳마다 전하면서 그리스도의 생명력으로 충만해질 것을 강조하고 있다. 관계자는 “캠페인을 통해 미디어의 속박에서 해방됨은 물론, 끝없이 다가오는 각종 미디어들의 유혹으로부터 마음을 지키도록 해야 한다”며 “단지 절제하는 정도가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의 생명력이 차고 넘치는 은혜의 시간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낮은울타리는 오는 25일까지 캠페인 참가 신청을 받고 있으며, 참여자 전원에게 ‘I Love Media Diet’ 로고가 새겨진 예쁜 팔찌와 스티커를 증정한다. 낮은울타리는 홈페이지를 통해 자신의 SNS 프로필에 캠페인 참여를 드러낼 수 있도록 돕고 있으며, 미디어 금식 가이드북과 서약서, 스케줄표 등도 내려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와 함께 낮은울타리는 월간지 <낮은울타리 4월호>를 ‘부활카드’로 필요한 이들에게 보내자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낮은울타리는 매년 4월호를 부활의 의미를 되새기고 전하기 위해 ‘부활카드’로 기획·배포 중이다. 이들은 “낮은울타리 4월호는 부활의 기쁨을 전하는 첫번째 편지가 되겠다”며 “카드를 보낸 후, 당신은 부활의 의미를 전하는 두번째 편지가 돼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문의: 02-515-0180).

지난 2005년부터 고난주간 미디어 금식 캠페인을 시작하며 최대 60만명의 크리스천의 동참을 이끌어낸 팻머스는, 2012년부터 한 걸음 나아가 ‘미디어 회복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다. 이 캠페인은 고난주간 동안 비기독교적·폭력적·선정적 미디어를 자제하는 한편, 기독교 신앙에 도움이 되는 문화와 예수님을 묵상하는 일에 도움이 되는 미디어에 집중하자는 내용을 담고 있다.

팻머스측은 “이러한 문화 미디어 사용의 전환은 기독교인들이 스스로 미디어를 선택해 받아들이는 자립심을 키울 뿐 아니라, 미디어를 선용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릴 수 있다”고 전했다.

팻머스의 ‘미디어회복 캠페인’은 ‘미디어 금식’과 ‘미디어 가려 먹기’ 등 두 가지 실천으로 구성돼 있다. 먼저 미디어 금식은 잘 알려져 있듯 교회에서 전통적으로 고난주간 동안 음식을 굶는 ‘금식’을 해 왔던 것처럼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TV나 영화, 인터넷이나 스마트폰 등 미디어 사용을 스스로 절제하는 것이다. 팻머스 측은 “회복 이전에 금식이 필요한 것은 우리에게 미디어 금식은 가장 어렵고, 단절된 미디어 속에서만이 가장 완벽하게 예수님을 묵상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미디어 가려 먹기’를 위한 대표적 콘텐츠로 꼽히는 영화 <선 오브 갓>과 <신이 보낸 사람>.

‘미디어 가려 먹기’는 예수님의 고난을 깊이 묵상할 수 있는 미디어를 적극 활용하는 실천이다. 이 기간 예수님에 대한 책이나 TV 프로그램 등 기독교 문화들을 적극 접하면서 크리스천 문화 및 미디어의 소중함을 체험하고, 완벽한 미디어 금식이 거의 불가능한 현 세대에 미디어 회복의 필요성을 깨닫게 된다.

이들은 이처럼 미디어 절제를 통해 확보한 시간을 말씀 읽기와 기도 등 예수님에 집중하거나 그간 소홀했던 가족 및 친구들과의 관계를 회복할 것을 권면하고 있다. 또 미디어 중독으로 인한 막대한 정보 과부하를 예방하고, 건강하지 못한 미디어 콘텐츠들에 대해 ‘미디어 금식’을 통한 기독교인들의 영향력을 보여줄 수 있다는 효과도 있다고 한다.

팻머스측은 “미디어 금식의 원래 목적이 단순히 미디어와 담을 쌓는 것보다는 고난주간을 맞아 그리스도의 고난과 부활을 더 깊이 알고 묵상하자는 취지”라며 “이에 도움이 되는 문화 콘텐츠들을 최소의 시간 동안이나마 시청한다면 크리스천 미디어와 문화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고, 고난주간 이후에도 이러한 흐름이 이어진다면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고 있는 문화 사역자와 미디어 관계자들에게 큰 격려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문의: 02-541-6358).

◈예수님을 묵상할 수 있는 미디어는

그렇다면, 고난주간을 포함한 사순절 기간 그리스도의 고난과 생애를 묵상할 수 있는 미디어 콘텐츠로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먼저 대중매체에서는 최근 잇따라 개봉되고 있는 기독교 관련 영화들을 들 수 있다.

지난달 개봉해 ‘작은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영화 <신이 보낸 사람>은 북한 지하교회 성도들의 신앙과 삶을 다루면서 호평을 얻고 있다. 순교를 두려워하지 않는 성도도 있지만, 일신의 영달 또는 자신의 생존을 위해 다른 성도들을 밀고하거나 북한 정권에 충성을 맹세하는 이들의 모습도 함께 보여줌으로써, 진정한 신앙에 대해 스스로 생각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크리스천이 아닌 이들에게도 자유와 인권의 의미를 생각하게 하고, 신앙의 위대함을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도록 한다.

이 외에 북미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른 영화 <선 오브 갓(Son of God)>도 고난주간을 앞둔 4월 10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이 영화는 북미 1,300여명이 시청한 원작 드라마 <더 바이블>을 영화화한 것으로,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사랑’을 슬로건으로 역사를 뒤흔든 예수 그리스도의 삶을 그린 대서사극이다.

이 영화는 릭 워렌, 조엘 오스틴, 크레이그 그러쉘, T. D. 제이크스, 마일스 맥퍼슨 목사 등 기독교 지도자들의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어 국내에서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미디어와 교회학교 아이들의 상관관계

▲팻머스의 설문조사 결과.

팻머스문화선교회는 올해 고난주간 미디어 회복 캠페인을 준비하면서, 미디어가 교회학교 아이들에게 미치는 영향도를 측정하고, 교회학교 지도자들의 참여 의사를 확인하기 위해 설문조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팻머스측은 이를 위해 교회학교 사역자 8천여명에게 이메일을 발송했으며, 응답자는 총 102명이었다. 전체 참여자들 중 유·초등부 사역자가 52%로 과반수 이상을 차지했으며, 청소년부 21%, 유아·유치부 15%, 청·장년부 8% 등이었다.

먼저 가정에서 어린이들이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TV 등 개인 미디어를 하루에 몇 시간 정도 사용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53%가 1-3시간이라고 답했고, 22%가 3-5시간, 무려 13%가 5시간 이상이라고 답했다. 1시간 미만이라는 응답자는 12%에 불과했다.

어린이들이 주로 사용하는 미디어 콘텐츠로는 게임이 69%로 가장 많았고, 카카오톡 등 온라인 메신저가 16%인데 비해, 교육 콘텐츠는 8%에 불과했다. 영화·드라마는 5%, 기타는 2%였다.

미디어 사용이 어린이들의 올바른 대인관계 형성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에 대해서는 ‘매우 어려움을 준다’가 46%, ‘어려움을 준다’가 43%로 89%가 미디어 사용을 대인관계 형성의 장애요인으로 느끼고 있었다. ‘어려움을 주지 않는다’는 8%, ‘아무런 어려움을 주지 않는다’는 2%에 불과했다.

미디어 사용시간 제한 필요성에 대해서는 ‘매우 그렇다’가 과반수인 52%, ‘그렇다’가 45%를 기록함으로써 강한 필요성을 제기했다.

‘미디어 회복’ 캠페인이 교회 어린이들의 올바른 미디어 습관 형성에 도움이 되느냐는 질문에는 ‘매우 그렇다’ 39%, ‘그렇다’ 48%, ‘아니다’ 13%로 각각 응답했으며, 캠페인 동참 의사를 묻는 질문에는 ‘매우 그렇다’ 47%, ‘그렇다’ 49%, ‘아니다’ 4%를 각각 나타냈다.

팻머스측은 “설문조사를 통해 알 수 있듯, 교회학교는 미디어 사용에 대한 경각심이나 위기를 느끼고 있다”며 “캠페인 참여의사가 이를 말해준다”고 전했다.

◈사순절에는 ‘장기기증 서약예배’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박진탁 목사)를 비롯한 교계 장기기증 관련 기관들에서는 사순절 기간이 가장 바쁘다. 각 교회들의 장기기증 서약예배 신청이 몰리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를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주신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하는 데 가장 적합하다는 평가다.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는 사순절 첫째주일인 9일 전국 7개 교회에서 장기기증 서약예배를 주관해 745명의 동참을 이끌어낸 것을 비롯, 부활주일까지 40여개 교회 5만여 성도들을 대상으로 장기기증 서약예배를 드릴 예정이다. 특히 지난 2월 장기기증 운동을 공동 진행하기로 한 예장 통합(총회장 김동엽 목사) 산하 10개 교회에서 캠페인이 진행된다.

박진탁 본부장은 “고통받는 장기부전 환자들에게 그리스도의 사랑과 은혜를 전하기 위해 많은 교회들이 장기기증 운동에 참여해 매우 기쁘다”며 “앞으로 온 성도들과 생명나눔의 기쁨을 나누는 교회들이 더욱 많아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참석자들이 ‘희망의 씨앗’팜플렛을 들고 단체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신태진 기자

기독교대한감리회 계열 생명을나누는사람들(이사장 임석구 목사)은 사순절의 시작을 알리는 ‘재의 수요일’이었던 지난 5일 감리회 본부에서 ‘생명나눔 선포식- 희망의 씨앗’을 개최했다. 생명을나누는사람들측은 “2013년 12월 현재 생사의 갈림길에서 장기이식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환자들은 26,000여명에 달하지만, 1년 동안 장기가 이식되는 사례는 3,900여건으로 전체의 18% 정도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생명을나누는사람들측은 이번 캠페인을 통해 사순절 기간 12개 교회의 장기기증 서약예배를 개최할 방침이다. 사순절을 앞둔 지난 2일 창립 50주년을 맞은 베다니교회(담임 곽주환 목사)에서 첫 테이프를 끊었으며, 이 교회는 캠페인 이후에도 사순절 기간을 비롯해 50주년 기념예배가 열리는 다음달 27일까지 전 교인들을 대상으로 사후 각막·조직 등 장기기증 서약서를 지속적으로 접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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