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내용 중 간음한 여인을 용서하는 예수의 모습. ⓒsharesonofgod.com

영화 ‘노아’(Noah)가 크리스천 관객들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든 그렇지 않든, 미국에서 개봉한 영화 ‘하나님의 아들’(Son of God)은 크리스천들의 기대와 관심을 미 전역에 걸쳐 받고 있다. 13세 이상 관람 가능한 이 예수 영화는, 크리스천 영화로서 최대 매출을 올렸던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The Passion of the Christ, 2004년 작)를 넘어설 수 있을까?

기독교인으로서 서바이벌(Survivor), 더 보이스(The Voice)를 제작한 제작자 마크 버넷(Mark Burnett)과, 천사의 손길(Touched by an Angel)에 출연한 로마 다우니(Roma Downey)는, 이 영화의 전미 개봉에 맞춰 극장 장악을 위해 ‘더 바이블’(The Bible: ‘하나님의 아들’ 제작자들이 만들었던 드라마) 배후의, 영향력 있는 크리스천 지도자들의 네트워크를 다시 모으고 있다.

조엘 오스틴(Joel Osteen), 크레이그 그러쉘(Craig Groeschel), 마일스 맥퍼슨(Miles McPherson), 티 디 제이크스(T.D. Jakes) 등 크리스천 지도자들은 거의 티켓 50만 개를 사들이며 지원을 약속했다. 4백만 명의 가톨릭 교인을 대표하는 LA 대주교 조시 고메스(Jose Gomez)도 이 영화의 홍보를 돕기로 약속했다. 이 영화에서 예수의 어머니 마리아 역을 연기한 다우니는 로마 가톨릭 신자다.

새들백교회 릭 워렌(Rick Warren) 목사 등의 지지자들은 극장표 매점, 티켓 배부를 할 뿐 아니라 이 영화를 교회 내 교육 및 설교 도구로 사용하고 있다. 워렌은 이 영화와 연계해 ‘하나님의 아들: 예수의 삶에 대한 지도자 지침서(Son of God: The Life of Jesus in You Leader Kit)’라는 제목의 성경공부를 개발했다.

대중의 노력에 힘입은 ‘더 바이블’ 시리즈는, 히스토리 채널에서 방송됐을 때 1억 명의 시청자를 끌어모았었다. 5회로 구성된 이 미니시리즈는 20세기 폭스사의 배급 덕분에 블루레이, DVD, 디지털 HD 형식을 통틀어 가장 많이 팔린 TV 시리즈가 됐다.

영화 잡지와 영화사업 관련 주요 기관은 ‘하나님의 아들’이 개봉 첫 주말에 총 4천2백만명의 미국 내 관객을 모을 것으로 예상한다. 미국 영화흥행집계 전문사이트 박스오피스모조(Box Office Mojo)는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Passion of the Christ)는 언론의 전례없는 관심과 종교적인 열정에 힘입은 바 컸다. 개봉 첫날 개교회 관객 수는 약 3백만 명으로 집계됐었다”고 밝혔다.

미국 영화 순위 사이트 박스오피스닷컴(Boxoffice.com)의 부사장이자 수석 분석가인 필 콘트리노(Phil Contrino)는 크리스천포스트와 인터뷰에서 “영화가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처럼 인기를 얻으려면, 교회 단체 관객보다 훨씬 더 많은 사람이 필요하다”고 했다.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에서의 주연 짐 카비젤(왼쪽)과, ‘하나님의 아들’에서의 주연 디오고 모르가도(오른쪽). 

콘트리노는 개봉 전 50만 장의 티켓이 팔렸다 해도, 이것이 화폐가치로는 어느 정도로 환산될지 단정짓기 어렵다고 말했다.

박스오피스닷컴은 ‘하나님의 아들’의 잠재적인 수치를 예측하기 위해, 종교적인 관객을 대상으로 했던 다른 영화들과 비교 분석하며 “지금 현재 영화 시장에는 유력한 영화가 많이 있다. ‘하나님의 아들’이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가 이룬 성과에 근접할 것이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그들은 더 바이블에서 장면을 가져왔다.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는 독특한 사건이라 그러한 종류의 영화를 보고 싶어하는 마음을 불러일으켰다. 특히 같은 이야기를 하면서 이를 흉내내기는 어렵다”고 했다.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는 최근 10주년을 맞았다. ‘하나님의 아들’과 마찬가지로 기독교인들의 지지를 받았던 이 영화는, 그리스도가 받은 고문과 십자가 형벌에 대한 적나라한 묘사로 논란이 됐었고, 반 유대적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크리스천 오스카상(Christian Oscars)’으로 불리는 무비가이드(MovieGuide)는 당시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를 “아름답게 만들어진, 호소력 있게 연기한, 빼어난 음향을 지닌, 꼭 봐야 하는 걸작”이라고 칭찬했다. 무비가이드는 이 영화에 ‘가장 영감 있는 영화상’과 주연 배우 짐 카비젤(Jim Caviezel)에 ‘가장 영감 넘치는 연기상’을 수여했었다. 무비 가이드는 올 2월에는 미니시리즈 ‘더 바이블’에서 마리아 역을 열연한 로마 다우니에게 ‘그레이스 상’을 수여했다.

유대인 차별 반대 단체인 ADL(Anti-Defamation League)의 미국 디렉터 아브라함 폭스맨(Abraham Foxman)은 “‘하나님의 아들’을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에 비교하는 것은, 이 영화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고 말한다. 그는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가 미친 해악을 ‘하나님의 아들’이 중화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더 바이블의 방영을 도운 그는,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에 대해서는 강력히 비판해왔다.

폭스맨은 이번주 미국 연예전문뉴스 더 랩(The Wrap)에 “멜 깁슨은 유대인을 악하게 묘사하며 피투성이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하나님의 아들’에 대해서는 “내가 본 예수 이야기 중 가장 섬세하고 가장 사려 깊은 묘사”라며 “제작자는 이 사건의 역사적, 정치적, 심리적 배경을 표현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했다”고 말했다.

‘하나님의 아들’이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를 대체하길 바란다는 폭스맨은, “그것은 완전하진 않지만 다음 세대를 위한 적절한 섬세함과 관점을 지니고 있다. ‘하나님의 아들’은 그 당시의 역사을 가르쳐 주는 매개체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스오피스모조에 따르면,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는 기독교적 작품 중 세계 최고의 흥행작일 뿐 아니라 가장 논란이 된 영화다. 몇몇 영화 비평가들은 가장 폭력적인 영화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러한 논란이 더 많은 관객을 불러 모을지도 모르나, ‘하나님의 아들’의 감독은 그와 같은 평가를 원치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첫 주말 혹은 그 이후에 ‘하나님의 아들’이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를 따라잡는다 해도, 개봉을 앞두고 있는 ‘노아’도 향후 변수가 될 수 있다.

콘트리노는 “올해 개봉되는 영화 중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에 비교할 만한 영화는 ‘노아’일 것이다. 그것은 대작이기에 ‘하나님의 아들’보다는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에 더 필적할 만한 성과를 거둘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님의 아들’은 2월 28일(현지시각) 미 전역 3천여 극장에서 개봉됐다. 디오고 모르가도(Diogo Morgado)가 예수 역을 맡았다. 러셀 크로우(Russell Crowe) 주연의 노아는 3월 28일(현지시각) 미국에서 개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