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미나에서 이은선 교수가 발표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13일 오후 열린 교과서정책기독교협의회(상임대표 박명수 교수, 이하 협의회) 창립총회 후에는 출범세미나가 진행됐다.

상임대표 박명수 교수는 개회사를 통해 “교과서는 교사가 학생을 교육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도구 중 하나로, 학생들의 교육에 있어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크다”며 “교과서가 달라지면 교육이 달라지고 교육이 달라지면 사회가 바뀌며, 이는 기독교도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교과서에 성서와 배치되는 사상이 담겨 있으면, 언젠가는 그런 사회가 되고 만다는 것”이다.

박 교수는 “한국 기독교는 이런 교과서의 중요성을 인식하여 여러 해 동안 교과서가 올바로 쓰이도록 노력했으나, 부분적으로는 성공한 것도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결과가 매우 미미하다”며 “이에 여러 단체들이 각각 맡아서 진행하던 일을 상호 연대하여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각종 정보와 효과적인 전략을 나눔으로써 본격적으로 개정 작업을 하기 위해 교과서정책기독교협의회를 만들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미나 발제에는 이은선 교수(안양대)와 이광원 회장(교과서진화론개정추진회)이 나섰다. 이은선 교수는 ‘역사교과서의 기독교 서술 부분의 수정 과정과 공정한 서술을 위한 전략’을 주제로 역사교과서 내 기독교 편향서술과 개정 노력을 간략하게 설명했다. 토론에는 박철호 교수, 길원평 교수, 정서학 목사(전국교목협의회 총무) 등이 나섰고, 김산용 자문위원장이 폐회사를 전했다.

“기독교의 한국 발전 공헌, 일반 학계도 인정하도록 연구해야”

이은선 교수는 “‘교학사 교과서 파동’은 우리나라 역사교과서의 교육 현장이 어떠한 사람들에 의해 지배되고 있느냐를 극명하게 보여준다”며 “편협성을 극복하기 위한 검인정 제도는 오히려 특정 세력에 의해 지배당했고, 이들은 기독교에 대해서도 대단히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교육부가 제작·배포하는 중학교 국사교과서에는 개신교의 전래 시기조차 언급이 없고, 당시 교회가 주도적으로 나섰던 애국·계몽운동이 ‘지식인 중심’으로 기술돼 있다”며 “고교 국사교과서는 개신교 전래에 대해 기술하고 있지만, 중학교 교과서와 별반 다를 것 없이 개신교에 대해 한두 문장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역사교과서 기독교 서술 수정 작업의 발단과 진행 과정을 설명한 후, “역사교과서에서 기독교에 관한 서술이 공정하게 이뤄지려면 그 집필 기준이 개정돼야만 했다”며 “그래서 한기총 역사바로알리기운동본부는 2011년부터 이에 총력을 기울였다”고 설명했다. 이에 교육부는 최근 발표한 고등학교 한국사 집필기준을 통해 ‘신문물 유입으로 인한 사회변화’ 부분에서 ‘개항 이후 개신교의 수용과 각 종교의 활동에 대해 역사적 사실에 근거하여 서술하도록 유의한다’고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이 기준에 따른 교과서는 올해부터 전국 고등학교에 보급될 예정이다. 그는 “이제 신학기 교과서가 공개되면, 우리는 이들을 평가해 3월 중 학술발표를 진행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앞으로의 과제에 대해서는 첫째로 기독교가 개항 이후 한국 근대화와 자주독립에 기여한 내용이 교육과정에 반영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박정희 대통령 시절 민족사관을 강조하면서 교육과정에서 기독교 부분이 빠지게 됐다”며 “자주독립과 관련해 현재 역사교과서들은 무장 독립투쟁만을 지나치게 강조하고 있는데, 앞으로는 기독교가 교육과 문화활동 등을 통해 가장 크게 기여한 실력양성론이 한국사회 발전에서 수행한 역할도 공정하고 균형있게 평가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서는 근원적으로 일반 역사학계와 공동 학문연구 내지 학문적 대화가 진행돼야 하고, 기독교 학계를 넘어 일반 학계까지 인정하는 기독교의 한국사 발전 공헌 부분이 깊이 연구돼야 한다고 그는 덧붙였다.

둘째로는 교과서 개정작업이 현장에서 영향력을 미치도록 하기 위해 초·중·고교 교사들과 연계작업이 진행돼야 한다. 이 교수는 “현재 교과서 채택 작업은 기본적으로 담당 교사들의 권한”이라며 “1차적으로 미션스쿨에서라도 기독교에 대해 긍정적으로 서술된 교과서가 사용되도록 중·고교 교사들과 연관해 교과서를 평가하고 채택하도록 협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밖에 이러한 교과서 평가작업의 지속적 진행과 이 작업의 한국교회 연계 추진, 기독교 관련 모든 교과 내용들의 개정을 위한 연합활동 등이 필요하다고 그는 제안했다. 이은선 교수는 “오늘 협의회의 출발을 통해 기독교가 교육현장에서 공정하고 올바르게 서술되도록 하는 개정작업이 더욱 조직적이고 힘있게 진행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고교 과학 교과서, 약 33%가 진화론 관련 내용”

이어 이광원 장로(교진추 회장)는 ‘교과서 진화론 개정운동 경과와 향후 전망’에 대해 발표했다. 이 장로는 “진화론은 유물주의적 범신론에 기초한 자연주의 사상으로, 증명되지 않은 일종의 가설임에도 마치 증명된 유일 학설인 것처럼 과학으로 포장돼 교과서에 소개돼 있다”며 “고등학교 과학 교과서는 전체의 약 33% 분량이 진화론 관련 내용으로, 창조신앙을 보호하고 진화론의 엄청난 직·간접적 폐해로부터 벗어나도록 하기 위해서는 교과서의 진화론이 개정돼야만 한다”고 밝혔다.

이 장로는 “오류로 밝혀진 내용은 삭제하고, 논란의 여지가 있는 내용들은 다양한 주장들을 모두 소개하여 학생들의 과학적 사고력과 창의성 신장을 도모하여 바른 세계관 정립을 유도해야 한다”며 “교과서에서 진화론의 오류를 삭제하고 다양한 주장을 소개하는 것이 학생들의 과학적 사고력 증진과 균형잡힌 세계관 형성의 초석이 된다”고 전했다.

그는 “진화론이 기술된 교과서를 개정하는 방법으로는 ①창조론에 근거한 창조과학을 교과서에 삽입하는 방법 ②지적설계론을 삽입하는 방법 ③진화론을 제거하는 방법 등 세 가지가 있다”며 “첫째 방법은 규정상 어렵고, 둘째 방법은 지적 존재의 논리적 설명 이상 나아갈 수 없으므로 셋째 방법인 진화론을 제거하는 것만이 가장 확실한 교과서 개정 방법”이라고 소개했다.

교진추는 △제1차 청원: 시조새는 파충류와 조류의 중간종이 아니다 △제2차 청원: 말의 진화계열은 상상의 산물이다 △제3차 청원: 화학적 진화는 생명의 탄생과는 관련이 없다 △제4차 청원: 후추나방의 공업암화는 진화의 증거가 아니다 등 오로지 과학적인 오류들을 중심으로 청원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이광원 장로는 “교진추는 청원업무를 추진하면서 진화론이 과학이 아닌 신앙의 영역에 있음을 재확인했고, 지속적인 청원을 통해 교과서 진화론 개정을 반드시 이뤄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