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미술인협회 제48차 정기총회가 진행되고 있다. ⓒ신태진 기자

한국기독교미술인협회(회장 이환영) 제48차 정기총회가 4일 오후 6시 서울 종로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열렸다.

총회는 이환영 회장의 사회로 진행됐으며, 사업, 감사, 회계보고에 이어 2013년도 사업계획도 발표됐다. 한국기독교미술인협회는 오는 6월 5~10일 조선일보 미술관에서 제48회 협회전을 개최한다. 5월 초에는 대한민국기독교미술상이 진행된다. 제2회 청년작가상과 선교부 주관 미술선교행사, 기독교미술문화사업도 펼쳐나갈 계획이다.

2부 특별세미나에서 한정희 교수(홍익대 미술대학)는 ‘기독교 미술의 아시아 전래와 토착화 양상’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전했다. 한 교수에 따르면, 일본은 기독교 탄압이 가장 극심했던 지역이지만 20세기에 유명 작가들이 성화 제작에 많이 관여함으로써 가장 활황세를 보이는 곳이 됐다. 개신교 교인으로서 작품 활동을 했던 화가들로는 다나카 타다오, 와타나베 사다오, 우에노 야스오 등이 있는데, 모두 개성이 뛰어난 작가들이다.

와타나베 사다오는 구약과 신약에 나오는 여러 주제들을 다양하게 표현했는데, 특히 <노아의 방주>나 <요나의 이야기>, 그리고 <최후의 만찬> 등이 자주 그려졌다. 특히 최후의 만찬에서는 참석자들이 모두 일본인으로 묘사되고 있으며, 그릇이나 음식들도 모두 일본식인 점이 특이하다.

중국은 20세기 중엽부터 공산화로 인해 기독교미술이 자라나기 어려운 형편이 됐다. 하지만 등소평의 집권 이후 개방화가 이뤄지면서 기독교미술작품도 차츰 제작되기 시작했다. 중국의 기독교미술작품은 수묵으로 그려진 것과 다소 사실적이고 직설적인 표현을 하는 경우가 많다. 작품에 한문을 많이 써 넣는 특징도 찾아 볼 수 있다. 오영덕은 예루살렘에 예수님이 탄생하심을 알리는 별이 비치는 장면을 서역을 배경으로 그려 중국화의 시도를 나타냈다.

한국에서는 김기창과 월전 장우성, 혜촌 김학수 같은 화가들이 한국인을 작품의 주요 인물로 상정하여 그리고 있다. 대개 남자들은 삿갓을 쓰고 여성들은 치마, 저고리를 입고 있는 모습으로, 조선시대의 풍속을 재현하고 있다. 장우성은 바티칸에서 세계기독교미술전을 위해 부탁받아 그린 것이기는 하나, 한국적인 성화를 제작하는 계기가 됐다. 장운상은 장우성의 제자로 같은 방식으로 이 주제를 다루고 있다.

한 교수는 “한국이 언더우드와 아펜젤러의 선교로 엄청난 은혜를 받았던 것을 상기해보면 하나님의 은혜가 땅 끝가지 미치고 있었음을 작품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아시아의 여러 나라가 모두 자국의 분위기를 살려 작품을 제작했던 것은 20세기 후반의 가장 큰 특징이라 볼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