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석 목사(기독교사회책임 공동대표).
공천헌금 때문에 새누리당이 위기에 처했네요. 부디 위기에서 잘 벗어나기 바랍니다. 그런데 새누리당에게 가장 큰 문제는 여전히 안철수입니다. 안철수의 책을 읽어보니 여러 주장을 배합해서 좌파 일반에게 잘 통용될 모범답안을 만들었더군요. 그 내용을 보니 안철수씨는 민주당의 짝퉁이더군요. 그런데 이 책 덕분에 안철수씨의 지지율이 올라갔다니 참으로 놀랍습니다.

어떻게 하면 박근혜가 안철수를 이길 수 있을까요? 나는 경제민주화나 복지이슈로 이긴다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그것은 새누리당이 1%의 가진 자 정당이라는 공격을 막아내는 대책일 뿐, 적극적인 대책은 아닙니다.

박근혜씨는 유권자들이 박근혜씨에게 미흡한 점이 있더라도 무조건 박근혜를 찍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지난 17대 대선이 그랬습니다. 당시 국민은 종북좌파의 맥아더동상 철거시도사건과 평택 미군철수 촉구집회를 보면서 기겁을 했습니다. 그래서 민주당이 집권하면 우리나라가 빨갱이 세상이 될 것을 걱정해서 BBK 의혹을 아랑곳하지 않고 무조건 이명박 후보를 찍었습니다.

작년에 나경원 후보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박원순 후보에 대한 사상검증을 하지 않았습니다. 우파시민사회가 왜 박원순에 대한 사상검증을 하지 않냐고 그렇게 다그쳐도, 색깔론을 제기하면 안 된다는 고정관념에 빠져 끝내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그 결과 많은 젊은이들은 나경원 후보에게 반드시 표를 주어야 할 절실한 이유를 알지 못했고, 결국은 피부미용실 출입이라는 사소한 이슈에 걸려 넘어지고 말았습니다. 작년 서울시장 선거 패배는 전적으로 선거전략의 실패 탓입니다.

지난 4.11 선거시 새누리당은 자기들 이념을 “民生”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민생 주장 때문에 새누리당이 이긴 것이 아닙니다. 제주해군기지문제와 한미FTA 문제에서 나타난 민주통합당의 심각한 좌클릭과 김용민의 막말 때문입니다. 이를 보고 좌파가 집권하면 나라가 큰일난다고 생각한 시민들이 열심히 새누리당를 찍었습니다.

최근까지 새누리당 안에서 낙관론이 우세했던 이유도 이석기, 김재연 사태로 통합진보당이 김정은을 추종하는 종북세력이라는 점이 국민에게 적나라하게 노출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통합진보당과 연대하는 민주통합당 지지율이 빠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우리국민은 왜 새누리당을 지지하는가? 새누리당이 잘해서가 아닙니다. 민주통합당이 정권을 잡으면 절대로 종북세력을 척결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광우병촛불시위, 한미FTA 반대투쟁 등 종북좌파가 일으킨 소요로 나라가 크게 흔들렸는데, 좌파가 집권하면 나라가 더 큰 위기에 처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종북좌파 청산 문제야말로 우리 시대의 가장 큰 이슈입니다. 새누리당은 그래서 통진당을 해산시키고 민주노총과 전교조도 종북이념을 청산하도록 하여 종북좌파를 확실하게 정리해야 합니다.

아쉽게도 박근혜씨는 이 문제에 대한 문제의식이 약합니다. 민주통합당이 종북(從北) 구렁텅이에 빠져 허우적거릴 때 새누리당은 오히려 이슈를 종북문제에서 경제민주화문제로 전환시켜 민주통합당을 구렁텅이에서 건져주는 일까지 했습니다. 박근혜씨가 이끄는 새누리당은 지금까지의 뜨뜻미지근한 태도를 버리고 단호하게 종북좌파 척결에 나서야 합니다.

우리는 안철수씨를 절대로 지지할 수 없습니다. “상식에 기초한다”는 분이 이석기, 김재연 등 종북좌파에 대해 한 마디의 비판조차 없습니다. 뿐만 아니라 북한인권문제에 대해 전혀 관심이 없고 안보에 대한 확고한 의지도 없습니다.

지금 모든 여야 대선주자들은, 안철수씨까지 포함해서, 전부 남북평화, 남북간 대화와 협력을 지지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 평화가 어떤 평화인가입니다.

김대중, 노무현 정권의 남북평화는 북한인권 문제에 대해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은 채로 오로지 김정일 정권에 대한 비위맞추기와 퍼주기로 이룬 평화입니다. 그런데 민주통합당 대선주자나 안철수씨가 추구하는 남북평화도 이와 다르지 않습니다. 북한인권 문제에 대해 침묵하고 북의 비위를 건드리지 않음으로써 북과의 평화를 도모하자는 것입니다. 더 솔직하게 말하면 북한인권문제를 외면하는 대가로 북의 김정은으로부터 남한의 생명과 재산과 안전을 보장받자는 것입니다. 지극히 비열한 이기적 태도입니다.

우리는 절대로 옛날로 되돌아갈 수 없습니다. 김대중, 노무현 정권 시절의 남북평화는 진정한 평화가 아닙니다. 북한인권 문제를 제기하는 순간 그대로 깨져 버리는 사이비 평화, 가짜 평화입니다. 이미 우리는 북한 인권참상을 다 알아 버렸습니다. 그런데 지금에 와서 우리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참상에 대한 고발을 포기하라고 한다면 이는 우리보고 인간답게 사는 것을 포기하라는 요구입니다. 우리가 북한 인권유린을 규탄한 대가로 다시 천안함 폭침과 같은 사태가 발생하더라도 우리는 결코 규탄을 멈출 수 없습니다.

또 옛날로 되돌아 간다고 해서 평화가 실현되는 것도 아닙니다. 우리가 조금이라도 북의 비위를 거스르게 하면 북은 다시 우리를 응징하려 들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계속 북의 눈치를 보며 살아야 합니다.

아무리 힘들더라도 한편으로 안보를 튼튼히 하면서 다른 한편으로 한반도의 평화와 북한인권을 동시에 추구하는 길로 가야 합니다. 북한이 변화할 수 있도록 당근과 채찍을 함께 써야 합니다.

대다수의 우리 국민은 이러한 우리의 입장을 지지한다고 믿습니다. 종북좌파의 발호를 반대하고, 탈북난민의 북송을 반대하는 국민이 우리 국민의 80%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안철수를 지지하는 사람들에게 다시 노무현 정권 때의 북한정권 비위맞추기로 되돌아가면 안 된다는 점을 진지하게 설득하면 그들은 틀림없이 우리 주장을 이해할 것입니다.

박근혜 후보의 가장 큰 문제점은 안철수를 지지하는 사람들을 진지하게 설득하지 않고 이들과 적당히 타협하려고 하는 점입니다. 이렇게 해서는 안철수 지지자들을 우리 편으로 끌어올 수도 없고 대선에서 승리할 수도 없습니다.

새누리당은 이번 대선과정에서 북한의 변화를 추구하겠는가, 아니면 김정은의 비위를 맞추며 현상유지를 하겠는가? 그리고 종북좌파 청산이냐 아니면 그들을 그냥 방치하겠는가를 우리국민이 택일하도록 정면으로 요구해야 합니다. 그래야 승리할 수 있습니다. 이점에서 저는 박근혜씨와 새누리당의 결단을 촉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