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충렬 박사(한일장신대·한국상담치료연구소장).
제16장 강박증의 인지이론과 치료

인지이론은 오늘날 매우 유용한 치료기법으로 각광받고 있다. 인지치료는 약물치료와 동일하거나 그 이상의 효과를 내는 것으로 인정받는 경우도 있는 점에서다. 이런 경향이 힘입어 인지이론은 강박증의 치료에 효과적인 치료법으로 등장하게 되었다. 생각을 바꿔 행동을 수정하려는 인지이론은 사고의 우성을 보이는 특성을 보이는 강박증에 그만큼 적절한 치료기법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강박증의 특성과도 맞물리는 측면이다. 강박증이 감정보다는 사고에 우위성을 두는 점에서 인지와 사고의 문제는 밀접한 관련을 갖는다.

1. 강박증 치료를 위한 인지이론의 배경

인지이론은 우울증에 대한 효과적인 치료기법으로 알려져 왔다. 인간이 시각이나 청각, 그리고 촉각 등 오감(五感)을 통한 감각이 뇌로 전달되면 사물을 식별하는 지각(知覺)이 이루어지는데, 이때 인간은 자신의 생각을 가미하여 식별된 사물을 판단하는 인지의 작용을 한다. 이런 과정을 심리학에서는 ‘인지’라 하고, 이를 뇌의 정보를 처리하는 과정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인지 과정에 따라 사고와 감정이 뒤따르기에 인지이론은 이런 윈리를 활용하여 주로 부정적으로 인지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인지하는 방법에 따라 이른바 자신의 생각을 바꾸는 방법을 고안해내기에 이른다. 그리고 이런 방법을 ‘인지치료’(cognitive therapy)로 부르게 되었다. 이로 인해 인지치료는 우울, 불안, 공포, 통증 등 다양한 정신과적 장애를 다루는데 사용되는 적극적이고 지시적이며, 시간 제한적이고 구조화된 접근법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1) 부정적 사고와 정서를 수정하기 위한 인지치료

인지이론에 기초를 두는 인지치료는 아론 벡(A. T. Beck)에 의해 확고한 치료법으로 자리했다. 아론 벡은 인지를 개인의 느낌이나 행동의 중요한 결정인자라고 본 것이다. 이로 인해 인지치료는 개인의 정서와 행동은 스스로 세계를 구조화하는 방식에 의해 결정된다는 이론적 근거를 갖게 되었다. 의식의 흐름 가운데 있는 언어적 혹은 심상적 ‘사상’(事象)이라는 인지는 과거 경험으로부터 발전된 어떤 태도나 가정(인지도식)에 기초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자신의 모든 경험을 유능한가 그렇지 않은가의 관점에서 해석한다면, 그의 사고는 ‘내가 모든 일에 완벽하지 못하면 나는 실패자다’라는 도식에 의해 지배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그는 개인적 능력과 전혀 관계없는 상황에서조차 능력 혹은 적절성 관점으로 상황에 반응하게 된다. 이런 시각에서 인지치료가 환자의 패배개념과 자기신호를 수정하므로 심리적 고난을 경감시키는 모든 접근법을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기에 이른다.

인지치료에서는 특히 개인의 역기능적인 정서와 행동을 변화시키는 직접적인 방법은 부정확하고 역기능적인 사고를 수정하는 것이 일차적으로 중요하다. 여기에는 그 대표적인 증상으로 우울증을 들 수 있는데, 우울증의 유발을 인지적인 것으로 볼 때 인지의 삼요소는 중요하다. 인지의 삼요소란 우울증 환자들의 독특한 방식으로 자기 자신과 현재의 경험, 그리고 자신의 미래를 바라보는 시각이다. 이 세 가지는 자기의 존재, 현재 자기가 경험하는 자기의 세계, 그리고 앞으로 돌아올 저기의 미래를 보는 인지의 패턴을 형성한다는 점에서다.

이에 대한 수정으로 인지치료는 우울증의 왜곡된 인지의 결과, 왜곡된 정보처리, 역기능적 사고를 수정하는데 초점을 둔다. 이런 것은 모두 환자가 부정적으로 인지하는 인지의 도식(negative cognitive schema)에 그 원인이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런 인지 도식에 의해 환자가 부정적으로 사고할 수밖에 없는 자동적 사고(automatic thoughts), 임의적 추론(arbitray), 그리고 선택적 추론(selective abstraction), 과잉일반화(overgeneration), 확대와 과정(magnification and minization), 그리고 개인화(personalization)와 양분법적 사고(dichotomous)를 가능케 만들고 있다. 그러면 이런 것들이 수정되면 정상적 행동이 가능하리라는 것을 치료의 목표로 삼고 있다.

2) 인지행동치료의 발전

전술한 인지치료는 인간이 갖는 인지로 인해 파생되는 사고와 정서의 문제를 유발한다는 것이 중요한 핵심이다. 그것이 실제성을 고려하여 행동적인 측면을 추가했는데, 이것이 바로 인지치료와 행동치료를 병합하는 것이었다. 이는 인지치료가 이미 행동의 수정과 변화를 의도한 것이지만, 행동 강조에 있어서 약하다는 인상을 주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행동치료는 행동을 변화시키기 위해서 학습이론을 활용하는 측면이 있었다. 그러던 것이 점차 행동 변화는 결국 인지 변화에서 가능하다는 결론이다. 이런 현상은 인지치료와 행동치료가 공통적 성격을 갖고 있다는 점을 인정한 것이다. 이런 과정에서 인지치료와 행동치료는 어느새 ‘인지행동치료’라는 용어를 통합적으로 사용하게 됐다.

그러고 보면 처음에 인지이론만을 중요시하던 인지치료는 행동적 측면을 가미하여 학습이론을 추가하면서 새로운 치료적 접근법으로 등장시키게 된다. 다르게 말하면 우울증만을 위한 인지이론은 행동적인 부분을 추가하여 시도하면서 인지행동치료를 고안하게 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이런 변화는 인지의 이론과 아울러 행동치료를 결합한 성격이라고 보아야 하는 점이다. 이와 관련하여 1980년대에 강박증에 대한 인지행동은 모델이 등장한 이후로 노출과 반응방지 기법과 함께 인지적 치료 개입을 위한 노력이 다각적으로 시도되었다. 이를 계기로 강박증 특유의 인지행동적 모델들이 정립되기 시작했다. 여기에 라크만(S. Rachman)은 강박증에 대한 인지행동치료 모델을 제안하였다.

이제 인지행동치료(cognitive behavior therapy)는 강박증을 위한 치료기법으로 등장하게 되었다. 강박증은 반복적이고 통제 불가능한 침투사고인 강박사고와 이에 따른 불안감을 감소시키고 공포스러운 결과를 회피하고자 하는 강박행동으로 이루어진다. 이는 강박증이 인지적 요소(강박사고)와 행동적 요소(강박행동)를 포함하는 장애임을 알 수 있다. 여기에 인지행동치료의 치료 목적은 강박사고에 대한 잘못된 해석을 극복하고 보다 합리적이고 융통성 있는 생각으로 대체하도록 하는 것에 두고 있다. 또 강박사고와 관련된 회피행동이나 은폐행위 등을 감소시키는 것도 치료의 중요한 목적이다. 실제로 인지행동치료는 강박증의 치료에서 상당히 핵심적인 역할을 차지하며, 여러 연구들에서 그 효과가 반복적으로 검증되고 있다.

이런 인지행동치료로 인해 강박사고에 대한 잘못된 해석 내용을 보다 합리적이고 유연한 사고 내용으로 대체함에 따라 강박사고의 빈도 및 강도가 감소될 것을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 오늘날 인지행동치료는 약물치료와 동일하거나 그 이상의 효과를 내며, 무엇보다 재발을 방지하고 치료효과를 유지시키는데 있어 탁월한 것으로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급성 불안이 심한 환자의 경우 일차로 약물치료와 인지행동치료를 병행할 수 있으며, 약물치료를 거부하거나 약물 효과가 없는 환자에게도 인지행동치료는 독립적인 치료방략으로 중요성을 인정받고 있다. 이 모델의 주요한 구성요소는 강박사고에 대한 정확한 평가, 강박사고 및 의례행위의 기록, 재난적 해석의 제거와 합리적 해석의 획득, 관련된 비정상적인 행동의 수정 등이 중요하게 다루어진다는 특이성이 있다.

2. 강박증 치료와 인지행동치료의 모델

인지행동치료 모델은 치료 방법이나 기법을 의미한다. 그러면 이런 치료모델은 강박증을 치료하는 방법이 될 것이다. 이로 인해 이 기법들은 강박증이 어떠한 사고 및 행동들이 자기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계속 반복·지속되는 것이라 할 때 어떤 도움을 줄 것이다. 환자들이 지치고 힘들어하면서도 자기 파괴적 강박행동을 지속해야만 하는 것에 해결점을 줄 것이다. 그들의 침투적이고 원치 않는 불쾌한 사고들이 끊임없이 재발하는 이유에도 해답을 줄 것이다. 여기에 인지행동치료의 모델은 강박사고와 행동이 유지되는 메커니즘에 대해서 그 해답을 제시할 것이다.

1) 학습이론의 모델

학습이론 모델은 학습심리학(learning psychology)을 기초로 한 것이다. 학습심리학은 인간이 생활하면서 필요한 지식을 습득 및 획득하는 방법을 연구하는 것으로 학습 현장에서 오래도록 사용해 왔다. 이런 학습심리학은 대개 경험론을 바탕으로 하는 측면이 강하다. 인간의 학습이란 개인 경험에 의해 나타나는 비교적 영속적인 행동이나 행동잠재력의 따른 변화를 중요시하는 것이다. 이때 학습심리학은 기본적으로 인간의 언어, 기억, 지식, 태도 등을 모두 학습된 것으로 간주하며, 이러한 경험적 요소를 강조하면서 인간을 경험론적으로 연구한다. 이로 인해 학습심리학은 인간의 행동이 경험을 통하여 변화되는 과정과 그 원리에 초점을 맞춘다. 여기에는 물론 조건반사라는 이름으로 널리 알려진 조건화의 기본원리, 조건화에서 상(償)과 벌(罰)의 효과, 언어와 개념의 습득과정, 기억과 망각 등의 문제를 연구 주제로 다루어진다.

이런 학습 원리를 바탕으로 하는 학습이론의 모델은 강박증 치료에도 나서게 되었다. 학습이론가인 모우러(O. H. Mowrer)는 일찍이 공포 반응의 획득 및 지속과 관련하여 두 가지 학습원리를 제안하였는데, 이것이 강박증에서 불안이 형성되고 회피행동이 유지되는 맥락에도 동일하게 적용이 가능하다고 보았다. 모우러에 의하면 공포반응이 형성되는 것은 고전적 조건형성(classical conditioning)에 의한 것으로 조건적 자극이 무조건적 자극과 함께 제시되면서 조건적 자극과 무조건적 반응이 연합(association)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더러운 공중 화장실에 대한 혐오적 경험은 화장실과 불쾌감을 연합시키고, 이후로는 다른 화장실에까지 이러한 반응이 일반화되는 원리다.

반면 공포반응이 지속되는 것은 조작적 조건 형성(operant conditioning)으로 설명된다. 이를테면 화장실에 대한 불쾌감이나 오염에 대한 불안감은 다른 공중 화장실에 가능 상황을 회피하도록 만드는데, 이로 인하여 다른 화장실은 불쾌하지 않을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지 못한 채 회피행동이 부적 강화(negative reinforcement)로 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선행되는 회피행동으로 인하여 학습된 회피반응의 소멸은 더욱 어려워지고, 공포감 및 불안감은 계속해서 유지된다.

학습이론에 의하면 현재의 자극은 이전 경험에 의한 것이다. 이전에 불쾌하게 경험했던 자극이 바탕이 되어 현재의 자극을 일으켜 다시 불쾌한 자극으로 반응되는 것이다. 그러면 이전에 경험했던 공포감이 유사한 조건에서 불쾌한 경험이 다시 재생되는 것이다. 이로 인해 불쾌한 경험은 이전에 경험된 자극이 일정한 조건이 갖추어지면 경험된다는 원리다. 이런 경험이 현재 상황에서 경험되는 것이 무시되면서 이전 경험이 우세해지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원리에 따라 학습모델은 강박증의 치료에서 현재의 경험을 인식시켜서 이전의 불쾌한 경험을 상쇄시키는 방향을 취하는데 중점을 둔다.

그러면 강박증 치료에서 학습원리의 핵심은 환자가 경험한 특성, 즉 학습된 특성이 강박증이 지속되는 이유임을 설명하는 것이다. 이런 설명에도 강박증 환자들 중에는 과거의 혐오 사건을 보고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으며, 설령 있다 해도 논리적으로는 현재 강박행동과 연결짓기가 곤란한 경우가 있다는 문제가 지적된다. 게다가 이런 원리가 적절히 들어맞는 경우 상당한 치료 효과를 거두겠지만, 다양한 강박증을 이런 원리로만 해석하여 치료하는 것에는 일정한 한계가 있음도 문제로 드러난다.

2) 살코프스키스의 인지적 분석 모델

살코프스키스(P. M. Salkovskis)는 아론 벡의 인지 이론에 기초하여 강박증에 대한 포괄적인 인지적 분석 모델을 제안하였다. 그는 특히 강박증에서 과도한 책임감 지각 및 중화행동을 강조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의 이론의 핵심은 다음과 같이 요약된다. 잠재적 자극→내/외적 유발 자극→자아 이질적인 침투사고→자아 동질적인 자동적 사고(책임감에 의한 왜곡된 신념)→불안, 불쾌감, 불편감→중화행동으로 이어지는 순서를 갖는다. 이런 원리를 다음의 몇 가지로 설명할 수 있다.

첫째로 강박증의 보편적 경험을 정확하게 인식하는 것이다. 살코프스키스는 강박증의 기초 현상인 침투사고(intrusive thought)를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는 자연스럽고 정상적인 경험으로 보았다. 이런 원리는 강박증 환자들의 기초적 자극이 정확하지 않은 데서 찾은 것이다. 그는 이전까지 병리적으로 간주됐던 강박사고를 정상과의 연속선상에 위치시켰으며, 강박증 관련 현상들의 기초적 ‘자극’일 뿐 그 존재 자체가 비정상적임을 드러내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다만 침투사고를 경험한 사람들은 그 생각의 내용과 침투사고가 발생했다는 사실에 유달리 신경을 기울이게 된다는 점을 중요한 문제로 본 점은 특이하다.

이로 인해 그들은 자신이 그런 침투적 사고를 지니고 있다는 사실 등에 대해 ‘비합리적이고 과도한 평가와 해석’을 내림으로써 침투사고는 강박사고로 발달하게 된다. 그러면 강박증 환자는 자신의 경험에 대하여 과도한 평가와 해석을 내리지 말고 보편적으로 반응하는 것이 중요해진다. 그렇게 하면 자신이 경험한 자극이 일반화됨으로써 침투사고가 맹위를 떨치지 못하게 된다는 점에서다.

둘째로 정확한 인지적 자극으로 침투사고를 극복함이다. 인지치료에서 침투사고 혹은 강박사고는 인지적 반응(cognitive response)이라기보다 인지적 자극(cognitive stimulus)으로 간주될 수 있다. 그러니까 침투사고 혹은 강박사고는 환자가 인지한 결과로 나타난 결과라는 점이다. 이런 원리는 아론 벡을 위시하여 기존 인지 모델에서는 주로 인지적 자극을 가능하게 만드는 대상에 대한 평가나 정서 경험의 선행 요건으로서 간주하였다. 그러나 살코프스키스는 인지적 반응을 평가로서의 인지뿐만 아니라, 인지적 자극과 대처행동으로서의 인지를 함께 포함시켰다는 점이 다르다.

여기서는 침투사고(강박사고)와 자동적 사고를 구분하는 것이 중요해진다. 침투사고는 특정한 유형의 자동적 사고를 유발하는 자극으로서의 기능을 가지며, 그 자체가 정서적 고통을 일으키지 않지만 침투사고가 역기능적 도식을 활성화시켜 부정적인 자동적 사고가 나타날 때는 정서적 고통과 대처행동이 뒤따르게 되는 점에서다. 이때 강박사고는 비합리적이고 수용하기 어려운 특성을 갖는데, 자동사고는 개인에 의해 현실적이고 타당한 것으로 지각되어 수용되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정확한 인지적 자극으로 침투사고를 극복하는 것이 가능한 이유다.

셋째로 정확한 책임감에 의한 침투사고 극복이다. 강박증에서 가장 핵심적 역할을 하는 것은 침투사고다. 그러면 환자가 정확한 책임감을 이해할 수 있다면 침투사고도 어느 정도 극복될 수 있음을 가정한다. 이 침투사고는 강박증 환자의 책임감(reponsibility)에 대한 오류적 평가와 왜곡된 신념에 의한 것에서 비롯되는 점에서다. 실제로 강박증 환자는 유달리 책임감과 관련된 왜곡된 평가와 신념에 지배돼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잘못된 책임감은 그들로 하여금 불편감, 불안, 우울 등이 가중되고 원래의 사고나 관련된 생각들에 대한 접근 가능성은 더욱 증대된다. 이는 그들이 무거운 책임감을 도피 또는 회피하고자 하기 때문에 강박행동이 더욱 증가되는 점에서다. 이때 중요한 것은 강박증 환자들이 침투사고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책임감을 인식해야 하고, 그에 따른 객관적인 근거를 갖고 행동해야 할 것이다.

넷째로 긍정적 평가를 통한 중화 반응의 극복이다. 중화반응(neytralizing resposse)은 특정 사고를 무마하려는 자극에 대해 일어나는 현상이다. 전술한 책임감과 관련하여 강박증 환자가 이를 부정적으로 평가하면, 무마하려는 시도가 자연적으로 일어난다. 이를 다르게 말하면 그들은 책임감을 감소시키기 위하여 의도적으로 어떤 행동을 취하게 된다. 이런 현상은 자신이 받을 심리적 부담을 떨쳐버리기 위한 것으로 대개 그런 책임감을 희석시키려는 것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이런 경우 스스로 자신이 책임을 지는 경우도 있고 다른 사람에게 책임을 넘기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다만 이런 것은 강박증을 유발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주의가 요구된다. 그들의 생각대로 얼마간 침투사고가 해소된다 해도 그것은 영구적이지 못하기 때문에 다시 불안감에 시달리는 점에서다. 이런 현상을 악순환이라 표현해도 무방하다. 문제의 근원이 완전히 해소되거나 제거되지 않은 채 일시적으로만 모면되는 상황이기에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다시 원래 행동으로 되돌아갈 것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행동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하여 중화적 반응을 극복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살코프스키스의 인지분석 모델은 강박증 환자의 침투사고를 치료하는데 중점을 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강박증에서 가장 문제되는 것은 환자가 처리하기 어려운 침투사고라고 보는 것이다. 강박증이 신경증을 수반하는 점에서 매우 적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들은 작은 생각을 쉽게 지우지 못하여 심리적 괴로움을 당하는 수가 많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그의 인지분석 모델은 침투사고를 해결하는데 상당한 효과를 볼 가능성이 높다.

3) 라크만의 인지적 모델

라크만(S. Rachman)은 살코프스키스의 강박증 모델과 클라크(D. M. Clark)의 공황장애 모델에 기반하여 새로운 강박증의 치료기법을 개발했다. 그의 기법은 대개 인지적 모델을 개념화한 것으로 강박증 환자들이 위험자극이나 상황에 비현실적으로 과대한 평가를 보이거나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 발생할 것을 지나치게 높게 평가하여 행동하는 점에 착안했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강박증 환자들은 주변의 사소한 사건들조차 높은 수준의 불안감을 유발하고, 그러한 결과가 일어날 확률을 낮추기 위해 강박적인 의례를 발달시키는 편이다. 라크만의 인지적 모델은 다음과 같이 기술할 수 있다.

종교편향성에 대해 팩트, 헌법적 관점에서 나름 객관적인 보고서를 냈는데 종교적으로 분열돼 있는 상태라서 감정적 비판을 하시길래 달은 안 보고 손가락만 보셨다. 종교적 편향성 문제임에도 철저히 자제하고 있다. 말씀은 죽 듣고 있는데 기독교인 사건이나 피고인을 볼 때 좀더 야단을 쳤으면 쳤지 덜하지는 않았다. 그 말에 들어있는 종교적 편향성과 위험성에 대해 돌아가시면 심사숙고해 주시기를 간절히 희망한다. 내 새끼라서 좀더 두드려 팼다 이 말과 뭐가 다른가.

첫째로 사고에 대한 정확한 해석을 통한 침투사고의 극복이다. 라크만은 강박증 환자들이 침투사고에 대해 파국적으로 오해하는 부분에 주목했다. 그들은 침투사고에 파국적으로 잘못 해석하는 것에 착안하여 이를 방지하거나 극복하는 것이 중요하게 생각한 것이다. 이들의 침투사고에 대한 파국적 해석(catastrophic misinterpretation)은 정확한 해석을 시도해야 극복할 수 있음을 강조한 것이다. 라크만에 의하면 그들은 정상적으로 경험하는 침투사고에 대해 과도하게 개인적인 중요성을 부과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들의 강박사고에 비도덕적이고, 죄스럽고, 혐오적이고, 위험하며, 위협적이고, 비정상적이라는 것이다.

그리하여 그들은 강박사고를 그들의 성격에 있어서도 그렇지만 일반적으로 숨겨져 있는 측면이라고 해석하게 된다고 본다. 예를 들어 “사실 나의 깊은 곳에는 악마가 숨겨져 있다. 나는 위험하고 비현실적이며 전혀 통제 불가능하다. 언젠가 나는 타인들에게 심각한 위험을 일으킬 것”과 같이 평가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는 그들이 침투사고를 정확하게 해석하지 못한 결과이기에 정확한 해석을 통하여 이를 극복하자는 취지다.

둘째로 강박사고에 대한 정확한 해석을 통한 예기공포의 극복이다. 라크만은 그들이 강박사고에 대한 정확하지 못한 해석으로 예기공포를 유발한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일어나지도 않을 일, 또는 일어날지 모르는 일에 대해서도 과도하게 해석하여 두려움을 경험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다른 사람들이 나의 강박사고를 안다면 나를 싫어할 것이다. 나는 처벌을 받아 마땅하며, 언젠가 처벌을 받게 될 것”이라는 예기공포 고통을 유발하며, 결과적으로 그들이 강박사고를 제거하거나 저항하고자 노력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렇게 그들은 모든 일을 제자리로 돌리려는 행동을 하는데, 이는 그들이 강박사고로부터 예상되는 결과를 예방하거나 취소, 교정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물론 그들의 이런 행동은 의례적으로 나타날 수도 있는데, 이렇게 하여 그들은 실제로 강박사고의 불편감을 부분적으로 어느 정도 감소시켜 준다는 점에서 강화되지만, 결과적으로는 강박사고에 대한 파국적인 해석과 이에 따른 불안 메커니즘을 유지시키기 때문에 악순환은 계속되고 마는 것이다. 이는 강박사고에 대한 정확한 해석을 통해서만 예기공포를 극복할 수 있다는 이유다.

셋째로 강박사고에 대한 정확한 해석을 통한 이지적 편파의 극복이다. 강박증 환자들은 유난히 책임감이 강하다. 그들은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일들에 대해서도 과도한 책임감을 느낀다. 그로 인해 침투사고가 실제로 그들이 원치 않는 사건이 일어날 확률을 높일 것이라는 과장된 추정을 하고, 그것이 다시 불안에 기여하는 꼴이다. 이런 현상을 라크만은 인지적 편파(cognitive bias)로 보고 있다.

이런 인지적 편파를 사고행위 융합(thought-action fusion)이라고도 부르게 되는데, 이는 그 자체가 잘못된 해석을 초래하여 불안감을 강화시키는 원인이라고 보는 것이다. 그들이 자신들의 생각에 치우쳐 생각하게 됨으로써 사건의 발생가능성을 증가시키는 수도 있다. 이런 것이 실제 가능하다는 점에서 가능성 융합(likelihood action fusion)과 실제 행위와 도덕적으로 등가라는 도덕성 융합(moral action fusion)으로 구분하게도 된다. 이런 것은 그들의 왜곡된 신념과 평가과정이 결합하여 대다수 사람들이 무의미한 것으로 무시하고 마는 침투사고를 그들은 불안, 불편감, 그리고 죄책감 등을 유발하는 것을 방지하자는 데 있다.

라크만의 기법은 강박증에서 여러 다른 요인이 있지만 핵심 원인이 되는 침투사고에 주력하여 치료하려는 인상을 준다. 그들이 직면하는 사건에 비현실적으로가 아니라 정확한 이해를 통해 침투사고를 극복하자는 것이다. 이는 강박증의 다른 여러 증상에 대해 대응하지 않고 핵심적인 증상을 해소하려는 치료기법이라는 다소 협소한 느낌이 들지만 이렇게 치료적인 효과를 높인다면 또한 타당한 기법이라 인정할 수 있다.

3. 인지행동 치료를 위한 단계

앞에서 우리는 인지행동 치료에서 학문적으로 인정된 대표적 기법을 소개했다. 그 기법은 대개 강박증의 침투사고를 집중적으로 공략하는 것임을 볼 수 있다. 여기서는 임상경험을 토대로 주로 인지이론을 실제적으로 적용하는 점에 초점을 맞추고자 한다. 이런 과정은 다음 몇 단계를 필요로 한다.

1) 흑백논리의 극복

강박증은 흔히 완벽주의를 연상시킨다. 완벽주의자들의 사고방식을 분석하면 한 가지 흥미로운 현상이 발견된다. 다름 아닌 흑백논리인데, 이는 강박증에서 중요하게 작용된다. 특히 부차적으로 우울증상을 갖고 있는 경우에는 더욱 그런 편이다. 이 흑백논리는 세상을 흰색 아니면 검은색으로만 보려는 방식이다. 흰색과 검은색 사이 무수한 회색지대가 존재하는데도, 어떤 회색도 새하얀 흰색이 아닌 바에는 검정색으로 생각해버린다. 이러한 사고가 수정되지 않고서는 강박증 개선이나 치료는 어렵다고 볼 때 이에 대한 처리는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이런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다음 사항이 중요시되어야 한다.

첫째로 극단적 성격을 지양하도록 도와야 한다. 흑백논리는 한 마디로 극단적 성격이라 볼 수 있다. 흑백논리의 성격을 가진 사람은 전부 아니면 전무이고, 100점 아니면 0점이며, 성공이 아니면 실패이고, 완벽하지 못할 바에는 아예 시작하지 않는 편이 낫다고 생각한다. 이런 점에서 흑백논리는 세상을 오로지 두 가지로만 구분한다는 점에서 이분법적 사고이다.

이들은 자기 마음에 드는 보고서를 쓰려면 최소한 10시간이 필요할지 모른다. 이런 경우에 그들은 주어진 시간이 5시간밖에 되지 않을 때, 5시간짜리 보고서는 안 쓴 것만 못하다고 생각하여 보고서 작성에 착수조차 못하고 결국 5시간 동안 컴퓨터 오락으로 소일하는 수도 있다. 주어진 시간이 5시간이면 그 안에서 최선을 다하면 되는데도 말이다. 늦잠을 자고 아침에 일어나 보니 아무리 서둘러도 지각이다. 그래도 빨리 서두르면 10분 늦게라도 수업에 들어갈 수 있는데, 수업을 처음부터 모두 듣지 못할 바에야 무엇 하느냐는 생각에 수업을 포기한다. 한 번 결석하고 나면 그 다음부터는 수업에 들어가기 싫어진다. 마치 새로운 시도를 하기보다는 본래 자리로 돌아가는 자포자기 상태로 돌아가는 것이다. 어차피 전과자인데 열심히 산다고 내 전과가 말소되겠냐는 심정이 되는 것이다.

둘째로 완벽주의를 지양하게 해야 한다. 이들에게 완벽주의는 생활에서 상당한 문제로 작용한다. 이로 인해 일처리가 확실할 수도 있지만, 생활에서 유연성이나 유통성을 발휘하지 못해 일을 그르치는 경우도 있다. 그들은 처음 차를 구입하면 광택제까지 뿌려가며 열심히 차를 닦을 것이다. 그러다 한번 흠집이라도 나면 폐차 직전이 된듯 험하게 다루기 시작할지 모른다. 흠집이 하나인 것과 열 개인 것 사이에는 분명 아홉 개의 차이가 있는데도 말이다.

완벽주의자에게는 완전무결하지 않은 바에는 한 개 있으나 열 개 있으나 흠집이 있기는 마찬가지다. 끝마치지 못할 것으로 생각되면 시작조차 않으려 하고, 중도에 일을 조금 그르치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고, 잘하지 못할 일이라면 아예 포기해버린다. 뭔가 일을 시작하면 완벽주의가 발동해 정력적으로 일에 매진하지만, 이곳 저곳에서 완벽이란 목표에 금이 가기 시작하면 결국 중도에 포기하고 만다. 성취지향적인 사람일수록 자세히 관찰해 보면 무위도식하는 기간이 더 길다는 사실은 결코 역설만은 아니다.

흑백논리는 세상을 둘 중 하나로만 본다는 점에서 현실파악의 왜곡을 초래한다. 세상이 어떻게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의 두 종류 인간만으로 이루어질 수 있겠는가? 60점도 80점도 100점이 아니니까 0점이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하지만, 어떻게 60점이나 80점이 0점과 같은 점수일 수 있는가? 생각이 왜곡되면 감정과 행동도 왜곡되는 것은 위의 예들에서도 잘 살펴볼 수 있다. 그런 이유로 그들이 세상을 왜곡 없이 있는 그대로 바라보면 극단적인 감정과 행동으로부터 조금은 더 자유로워질 수 있다. 이는 그들에게 자신과 타인을 포함한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기 위한 연습이 필요한 이유다.

셋째로 척도화기법을 사용해야 한다. 척도화기법은 완벽주의자들이 흑백논리를 극복하는 방법으로서 인지치료에서 자주 사용된다. 이 기법은 세상을 0점과 100점 중 하나로 판단하는 습관을 버리고, 0점에서 100점까지의 연속적인 척도 상에서 60점은 60점으로, 80점은 80점으로 평가하도록 구분하는 방법이다. 환자가 다양한 기준을 사용하여 다른 결론을 내릴 수 있음을 가정하는 것이다. 한 가지 사안이라도 어떤 기준을 근거로 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이렇게 되면 환자는 기준의 적용에 따라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게 된다. 이로 인해 환자는 자신의 생각을 근거로 하기보다는 과학적인 사실을 근거로 생각하는 습관을 갖게 된다. 이 결과는 환자에게 다양성을 인정하게 만들어 정신적 영역은 물론 생각하는 폭도 넓어지는 효과를 기대하게 된다.

이런 과정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는데 바로 환자의 언어습관이다. 개인의 사고방식은 언어 표현을 통해 잘 드러나는 점에서다. 언어를 통해 드러나는 환자의 사고방식을 다음과 같이 고쳐보는 연습이 필요하다. “이번 시험은 완전히 망쳤어” 대신 “이번 시험에서 세 문제를 틀렸다”로 바꾼다. “이 보고서는 쓰레기나 다름없어” 대신 “이 보고서는 서론과 결론 부분의 논리적 연결이 다소 부족하다. 그러나 본론은 나름대로 중요한 정보를 많이 담고 있지” 라 바꾸면 불필요한 자책과 우울감에서 벗어날 수 있다.

2) 긍정적 시각을 갖기

부정적 시각은 강박증 환자들의 가장 큰 문제다. 그들의 부정적인 시각은 미래의 염려를 초래해 더욱 특정한 생각에 집착하게 한다. 모든 일에는 긍정과 부정의 양면이 있는 데도 이들은 부정적 측면에 익숙하다. 작은 실수와 결점에 집착하다 보면 자신의 성취와 장점을 간과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실제 강박증 환자들은 긍정적 측면을 선택적으로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현상은 강박증에서 완벽주의의 특징인데, 이 또한 흑백논리의 한 측면으로 이해할 수 있다. 여기에 긍정적인 시각을 갖도록 하기 위해서는 다음 사항들이 도움이 된다.

첫째로 긍정적인 일들을 생각해야 한다. 이들에게는 하루를 마감하면서 크든 작든 그날 있었던 긍정적인 일들을 떠올려보는 습관이 필요하다. 남에게 작으나마 도움을 주었던 일, 즐거웠던 대화, 미뤄두었던 전화를 걸어 마침내 해결한 사건, 장기적 목표를 향해 한 걸음 더 나아간 일 등이다.

그러나 이들의 더 큰 문제는 다른데 있다. 다시 말하면 완벽주의자는 사소한 실수와 결점에 집착하는 것이다. 이런 현상도 전술한 흑백논리적인 사고방식의 연장선상에서 이해될 수 있다. 이들은 타이핑한 것을 인쇄했을 때 발견한 잘못 친 글자 하나, 월말 가계의 수입과 지출을 결산할 때 1천원의 용도를 찾아낼 수 없는 것까지 집착한다. 그들은 작은 실수를 끔찍하고도 치명적인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것은 현상적으로 그렇게 큰 문제로 볼 수 있는 정도의 사안은 아닐 수 있다. 생각하기에 따라 그들의 실수는 한 달 후에 엄청난 결과를 가져오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아마 일년 후에는 자신이 집착하는 작은 실수는 얼마 지나지 않아 쉽게 잊혀질 것들일지 모른다. 그들이 중대한 실수라 여기는 것과 결점은 타인이 볼 때는 광활한 해변의 한 알의 모래알 같은 것이다. 이 세상에 실수 없이 배울 수 있는 것은 별로 없으며, 실패를 겪지 않고 성공할 수 있는 일이란 실제로 많지는 않다.

둘째로 실패에서도 긍정적 측면을 생각해야 한다. 실패한 일들을 생각하면 맥이 빠진다. 누구라도 실패를 생각하면 힘을 잃고 의욕이 상실되기 쉽다. 이때 실패에서도 긍정성을 생각하는 것이다. 강의를 준비하지 못한 어느 강사를 예로 들어보자. 그는 어느 날인가 바쁘게 일하다 어느새 밤 12시가 되었다. 다음날 강의를 준비하지 못했다. 갑자기 자책이 들기 시작하였다. ‘나는 왜 이렇게 게으르지? 오늘 하루 동안 도대체 무엇을 했기에 강의 준비도 못한 거야?’ 그러다 그날 하루의 일과를 돌아보게 되었다.

유학 갔다 돌아온 친구를 만나 모처럼 즐거운 대화를 나누었고, 자동차 배터리를 교체했고, 강의를 두 시간 했고,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위한 회의에 참석했고, 이제 막 회의의 결과에 대한 정리를 마친 것이다. 그러다 보니 그에게는 강의 준비를 못해 게으른 게 아니고, 하루에 너무도 많은 일을 해냈다는 생각이 밀려왔다. 그러자 그에게 한 번의 강의 준비는 소홀히 했지만 인생 전반에는 대체로 성실했다는 생각이 들자 어느새 자책감은 사라지고 자긍심마저 들었다. 이렇게 그는 이전의 생각이 바꾸게 되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그에게는 자책감이 사라지면서 다른 긍정적인 생각이 밀려왔다는 것이다. 그 결과 그는 방금까지 밀려오던 피곤과 졸음이 사라지고 어깨의 딱딱한 긴장도 풀렸다. 그러다 보니 ‘강의 준비는 적절히 하자’는 생각이 들어 1시간 만에 손쉽게 강의 준비를 마쳤다. 긴장이 풀린 가운데 준비한 강의에 대한 준비가 오히려 적절한 대응이 된 것이다.

셋째로 플러스적 측면을 보아야 한다. 모든 일은 양면적으로 이뤄져 있다. 마이너스적인 측면과 플러스적인 측면이다. 이는 다른 말로 모든 사물이 음과 양으로 되어있다는 동양의 음양설과 원리적인 측면에서 같다. 실제로 우리는 일상에서도 이런 경험을 하고 있지만 각자의 시각에 따라서 한쪽 측면만 보며 살게 된다. 물이 담긴 컵을 예로 들 수 있다. 컵에 물이 반쯤 담겨 있으면, 어떤 사람은 물이 반밖에 없다고 하는가 하면 다른 사람은 물이 반이나 담겨 있다고 본다. 한 사람은 이미 담긴 물을 보는데, 다른 사람은 더 담아야 할 물을 본 것이다.

이는 간단한 시각의 차이지만 삶의 큰 틀을 결정하는 방법론이기도 하다. 즉 한 사람은 삶에서 늘 모자란 부분만 생각하며 사는데 비해 다른 사람은 채워져 있는 부분을 보며 산다. 여기에 언제나 모자라는 부분을 보며 사는 사람이 바로 완벽주의자라고 해야 한다. 이들에게는 완전히 가득 채워지지 않았다고 걱정만 하는 관점이나 태도보다는 부족하지만 이미 채워진 부분을 보는 관점과 태도가 필요하다. 부족한 것과 다하지 못한 것에서 시선을 돌려 채워진 것과 해낸 것에 주의를 기울이면 어느 정도 긴장과 죄책감에서 벗어날 수 있다. 이미 주어진 것에 고마워하고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는 태도이다. 이것이 성격적 측면에서 척도화기법이 지향하는 목표와 일치되는 경향이다.

4. 결론: 증상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인지행동치료가 적용

지금까지 우리는 강박증에서 인지행동치료의 진행을 고찰하였다. 여기에는 물론 증상의 양상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인지행동치료가 적용될 것이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치료의 핵심이 되는 요소들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인지적인 왜곡의 수정과 증상의 악순환에 기여하는 역기능적인 행동 패턴의 수정이라는 치료 목표도 다양한 인지행동적 접근의 공통분모일 것이다. 다만 과정에 도입되는 구체적 치료 절차에서는 융통성이 허용된다. 이런 점에서 강박증의 인지행동치료를 위해 몇 가지를 중점적으로 다루었다.

강박증 치료를 위한 인지이론의 배경에서는 인지이론이 우울증에 대한 효적인 치료기법으로 알려져 왔다는 점이 설명되어야 했다. 인간이 시각이나 청각, 그리고 촉각 등의 오감(五感)을 통한 감각이 뇌로 전달되면 사물을 식별하는 지각(知覺)이 이루어지게 되는데, 이때 인간은 자신의 생각을 가미하여 식별된 사물을 판단하는 인지의 작용이 이루어진다는 점에서다. 이런 과정을 ‘인지’라 하고, 이를 뇌의 정보를 처리하는 과정이라고 부르기도 하기에 이런 인지의 과정에 따라 사고와 감정이 뒤따르게 되었다.

이런 윈리를 활용하여 인지이론은 주로 부정적으로 인지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인지하는 방법에 따라 이른바 자신의 생각을 바꾸는 방법을 고안해내기에 이른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이런 방법을 인지치료로 부르게 되었는데, 이로 인해 인지치료는 우울, 불안, 공포, 통증 등의 다양한 정신과적 장애를 다루는데 사용되는 적극적이고 지시적이며, 그리고 시간 제한적이고 구조화된 접근법으로 자리를 잡게 되었다고 했다. 여기에는 부차적으로 부정적인 사고와 정서를 수정하기 위한 인지치료, 인지행동치료의 발전 등이 다루어졌다.

강박증 치료와 인지행동치료의 모델에서는 인지행동치료의 모델은 치료의 방법이나 기법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런 치료모델은 강박증을 치료하는 방법이 된다는 점이 중요했다. 이로 인해 이 기법들은 강박증이 어떠한 사고 및 행동들이 자기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계속해서 반복되고 지속되는 것이라 할 때 어떤 도움을 주고, 환자들이 지치고 힘들어하면서도 자기 파괴적인 강박행동을 지속해야만 하는 것에 해결점을 주고, 침투적이고 원치 않는 불쾌한 사고들이 끊임없이 재발하는 이유에도 해답을 준다는 점에서다.

여기에 인지행동치료의 모델은 강박사고와 강박행동이 유지되는 메커니즘에 대해서 그 해답을 제시해야 했다. 이때 학습이론의 모델, 살코프스키스의 인지적 분석 모델, 그리고 라크만의 인지적 모델 등이 함께 다루어졌다.

인지행동 치료를 위한 단계에서는 인지행동 치료에서 학문적으로 인정된 대표적인 기법기법은 대개 강박증의 침투사고를 집중적으로 공략하는 것으로 되어 있었음을 볼 수 있었다. 그와는 달리 이 단계에서는 임상적 경험을 토대로 하여 주로 인지이론을 실제적으로 적용하는 점에 초점을 맞추고자 했다. 이런 과정은 다음의 몇 단계를 필요로 한다고 기술했다. 흑백논리의 극복, 긍정적인 시각을 갖기 등이 다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