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잔뜩 들어선 성전의 단 위에 작은 아이 하나가 왕관을 쓰고 손에 홀을 잡은 모습으로 앉아 있고, 그 주변을 무장 군인들이 호위하고 있었다. 백성들은 경축의 나팔을 불어대며 큰 소리로 환호하고 있었다.

“반역이로다! 반역이로다!”

아달랴는 옷을 찢으며 소리쳤다. 그 모습을 본 대제사장 여호야다가 한 지휘관에게 큰 소리로 명령했다.

“저 이방 여자를 성전에서 몰아낸 다음 죽여라. 누구든지 아달랴를 따르는 자는 칼로 죽여라.”

성전에서 피 흘리지 않기 위한 조치였다. 그러자 사람들이 아달랴가 도망갈 길을 터주었다. 아달랴는 다급하여 도망쳤다. 그러나 이미 대세를 파악한 호위병들은 따라붙지 않았다. 여인은 왕궁으로 가는 큰길로 달아났다. 그러나 뒤쫓아간 병사들이 그를 죽였다. 권력의 탐욕으로 남편의 형제들과 손자들까지 다 죽인 흡혈귀 같은 이방 여인의 참혹한 최후였다. 흥분한 백성들은 곧장 바알의 신전으로 몰려가 순식간에 신전을 파괴하고 그 제사장을 죽였다.

한편 왕관을 쓴 요아스는 백성과 함께 주 하나님만 섬기겠다고 약속하고 왕궁으로 행진하여 들어갔다. 거리에는 호위병들과 기쁨이 충만한 백성들로 미어터질 지경이었다. 요아스가 즉위한 것은 북왕국에서 반역을 일으켜 집권한 예후가 왕이 된 지 7년째였으며, 그 후 40년을 통치했다.

요아스 왕은 고모부인 대제사장 여호야다가 살아 있는 동안에는 하나님을 섬기는 정직한 왕이었다. 솔로몬이 지은 성전이 150여 년 세월이 흐르는 동안 부분적으로 퇴락한 곳이 드러나자, 났다. 왕은 제사장들에게 성전 보수를 지시했다. 그 비용은 제사장들이 아는 사람들로부터 자원하여 내게 하는 헌금으로 충당하도록 했다. 그러나 어찌된 일인지 요아스가 서른 살이 되도록 성전은 전혀 수리되지 않았다. 왕은 답답하여 대제사장과 제사장들을 불렀다. 그 때의 대제사장 여호야다는 이미 113세였다. 요아스가 일곱 살에 즉위할 당시 여호야다는 90세였다.

“성전 보수를 명령한 지 꽤 오랜데 아직 한 군데도 보수하지 않았으니 이게 어찌 된 일이오?”

요아스는 답을 들으려 하지 않았다. 궁색한 변명을 듣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제부터는 아는 사람에게서 헌금을 받지 마시오. 모든 백성이 성전 보수를 위해 자진해서 헌금하도록 하는 게 좋겠소.”

제사장들은 묵묵히 수용했다. 대제사장 여호야다는 목수를 시켜 만든 나무상자에 돈이 들어갈 구멍을 낸 다음 성전 입구에 가져다놓았다. 사람들은 드나들면서 성전 수리에 사용할 돈을 자유롭게 헌금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