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전, 아달랴는 모든 왕손들을 죽이고 이 나라의 통치자가 되었소. 그는 북왕국 이스라엘의 악명 높은 아합과 이세벨의 딸로서, 우상숭배자입니다. 하나님께서 다윗을 왕으로 세우시고 그 자손이 계승하도록 약속하신 유다 왕국인데, 언제까지 아달랴가 이 나라를 통치하도록 방치해야 하겠습니까?”

“대제사장님, 우리는 물론 이 나라의 온 백성은 아달랴를 원치 않습니다. 그러나 대안이 없지 않습니까. 왕위 계승권자들은 다 죽고 말았으니 누구를 왕으로 세운단 말입니까?”

한 백부장이 울분을 토했다.

“그렇다면….”

대제사장 여호야다가 경직된 얼굴로 말을 이었다.

“내가 한 가지 묻겠소. 만일, 다윗의 혈통으로 왕위를 계승할 자격이 있는 사람이 남아 있다면, 아달랴를 대신하여 그분을 왕위에 오르게 할 마음이 그대들에게는 있소?”

지휘관들은 일제히 서로의 얼굴을 둘러보며 눈을 빛냈다.

“대제사장님, 빙빙 돌릴 것 없습니다. 우리에게 사실대로 말씀해 주십시오.”

한 지휘관의 직설적인 요구에 대제사장은 잠시 눈을 감았다가 입을 열었다. “여러분을 이렇게 오시라고 했으니 다 말하지요. 그러려고 초대한 것이니까요. 그런데 먼저 약속을 해야 되겠소. 워낙 중차대한 비밀이라서. 어떻소. 내가 원하는 약속을 해 주겠소? 여러분 모두 말이오.”

“어떤 약속입니까?”

“두 가지요. 첫째 절대 비밀을 지킨다는 약속이오. 둘째는 왕위 계승의 정통성을 갖고 있는 왕자가 살아 있다면 그를 우리의 왕으로 세운다는 약속이오.”

모두들 술렁거렸다. 왕자가 살아 있다니, 다 죽은 줄 알았는데 살아 있는 왕자가 있다니!

“그 말씀이 진실이라면 백 번이라도 맹세하겠습니다. 어서 진실을 말씀해 주십시오.”

“그렇습니다. 맹세하고말고요.”

이구동성으로 동의했다.

“여러분을 믿겠소. 그럼 먼저 하나님 앞에서 모두들 맹세하시오.”

“예, 맹세합니다!”

“여러분, 아달랴가 왕자들을 죽일 때 내 아내 여호세바가 젖먹이 어린 왕자 요아스를 그 유모와 함께 왕궁에서 훔쳐내어 지난 7년 동안 이 성전에 숨겨 왔습니다. 내 아내가 요아스 왕자의 고모라는 것은 여러분도 모두 알고 있을 것입니다.”

“그랬군요. 요아스 왕자 만세! 왕자님이 살아 계시다니, 하나님 감사합니다!”

지휘관들이 감격하여 소리쳤다.

“자, 진정하시고 일곱 살 된 요아스 왕자를 만나게 하리다.”

기다렸다는 듯이 여호세바와 유모가 요아스를 데리고 들어왔다. 지휘관들이 일제히 일어나 어린 왕자를 바라보며 무릎을 꿇어 예를 갖추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