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후가 아직 이스라엘의 왕이던 시절, 남왕국 유다 왕궁에서는 잔인하기 그지없는 탐욕의 화신 아달랴가 피비린내를 풍겼다. 아달랴는 예후에 의해 죽은 유다의 왕 아하시야의 어머니이자, 아합과 이세벨의 딸이다. 즉 아하시야 왕은 아합의 외손자이다. 따라서 친 이스라엘 정책을 쓰면서 이스라엘의 길르앗 라못 전투에 따라 나가기도 했다. 아하시야는 예후가 반란을 일으켜 이스르엘 성으로 쳐들어갈 때 이스라엘 왕과 함께 예후를 맞이하러 나왔다가 죽었다. 아하시야의 통치기간은 불과 1년 정도였다. 그 짧은 기간에도 그는 우상을 섬기던 북왕국 아합과 이세벨의 영향으로 하나님 앞에 죄를 지었다.

그의 어머니 아달랴는 아들이 예후에게 죽은 후 남편 여호람의 형제 여섯을 모두 죽였는가 하면, 아하시야의 아들들도 모두 죽였다. 그들이 자기의 손자인데도 왕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 모두 죽인 것이다. 오로지 자기가 직접 왕이 되려는 탐욕 때문이었다. 그러나 하나님은 다윗의 씨를 보호하셨다. 아하시야의 누이 여호세바는 대제사장 여호야다의 아내였다. 그는 왕자들이 다 죽어가는 참혹한 왕궁을 바라보면서 죽음을 각오하고 왕자 하나를 살려냈다. 아직 젖먹이에 불과한 어린 왕자 요아스가 그 주인공이다. 그는 젖먹이 왕자를 유모와 짜고 왕궁에서 훔쳐내어 성전에 은닉시켰다. 아무도 그 사실을 아는 이가 없었다. 고모가 왕자를 살려낸 것이다.

성전은 그를 숨기기에 안성맞춤이었다. 아합과 이세벨의 우상숭배에 익숙한 아달랴가 하나님의 성전에 접근하는 일이 없었기 때문이다. 구사일생으로 살아난 젖먹이 왕자 요아스가 성전에 숨어 지내는 동안에는, 이세벨의 딸 아달라가 유다 왕국을 통치했다.

유다 백성들은 하나님께서 다윗의 자손들로 왕위를 이어간다고 하신 약속을 잊지 않았다. 하지만 다윗 자손의 대는 아달랴에 의해 끊겼고, 이방 여인이며 우상을 섬기는 그녀에 의해 나라가 통치되고 있었다. 이는 유다 왕국의 백성들에게 치명적인 상처를 주었다.

다윗 왕가의 혈통인 요아스 왕자가 일곱 살이 되었을 때였다. 그의 고모부인 대제사장 여호야다는 드디어 중대 결단을 내렸다. 어린 왕자를 더 이상 성전에 숨겨두지 않고 당당하게 세상에 알리기로 한 것이다. 그는 깊은 기도 끝에 몇 사람의 심부름꾼을 보내 은밀하게 군대의 지휘관들을 예루살렘 성전으로 초대했다.

“오늘 내가 여러분을 은밀하게 초대한 이유는….”

대제사장은 잠시 입을 다물었다가 말을 이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