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자리에 바알을 섬기지 않는 자들은 다 나가시오. 주를 섬기는 자는 모두 나가시오.”

번제가 시작되었다. 예후는 밖으로 나가서 80명의 병사를 배치하며 명령했다.

“제복 입은 바알 숭배자들 중 한 명이라도 도망가게 한다면 자기 생명으로 그 생명을 대신할 줄 알아라.”

예후는 바알을 섬기는 자들을 한 장소에서 한꺼번에 죽이기 위해 이런 계략을 꾸민 것이었다. 그날 바알 숭배자들은 바알 신전에서 모두 죽임을 당했다.

이어서 예후는 바알과 아세라 목상 등 우상과 거기에 관련된 물건들을 모두 파괴하고 불살라 버렸다. 바알 신전 터는 대중이 이용하는 화장실로 만들어져 인간의 배설물 처리장이 되었다.

예후 장군은 용감하고 과감하고 민첩하여 하나님이 예언자들을 통해 예고하신 그대로 아합의 집안을 가혹하게 심판하셨고, 우상의 전을 헐었으며 우상 숭배자들을 죽였다. 하나님은 이를 기뻐하시어 예후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보기에 네가 옳은 일을 행하고, 아합 가문에 내리기로 작정한 모든 형벌을 네가 그대로 다 집행했으니, 너의 4대 자손까지 이스라엘의 왕이 될 것이다.”

그러나 예후는 율법을 가르치고 지키게 하는 일에는 소홀했다. 우상은 없앴으나 하나님 신앙으로 회복시키지는 못한 것이다. 예후는 훌륭한 군인이었지만 훌륭한 통치자는 아니었다. 이스라엘 백성은 우상 숭배에 익숙해져 있었다.

유다 왕국에서 분열하여 북왕국을 세운 첫번째 왕 여로보암이 자기 백성으로 하여금 남왕국 유다의 예루살렘에 있는 하나님의 성전에 가서 예배 드리는 것을 금지하면서 그 대신 금송아지 우상을 두 개나 만들어 섬기게 했던 탓이 컸다. 금송아지 우상은 여전히 하나님을 대치하는 신으로 남아 있었다.

물론 이스라엘 사람들 전부가 우상을 숭배하지는 않았다. 하나님은 북왕국 이스라엘에도 지속적으로 예언자들을 세워 전능하신 창조주 하나님의 능력을 보이면서, 책망하고 예언했다.

따라서 하나님만 믿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절대 다수가 우상 숭배에 빠져 있었으므로 하나님은 최악의 경고를 보내기에 이르렀다.

앞으로 동북쪽의 강대국들로부터 침략을 받아 멸망할 것과, 그들에게 포로로 잡혀 갈 것이라고 예언한 것이다. 예후가 통치하는 시대에 그 비극은 시작되었다.

이스라엘의 북동부에 위치한 호전적인 나라 아람의 왕 하사엘이 대군을 이끌고 요단 강 동편의 갓, 르우벤, 므낫세 지파가 살고 있는 성읍들을 침공하여 점령했다. 예후는 28년 동안 이스라엘을 통치하고 죽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