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후 장군, 무슨 일이오?”

그러자 예후가 위풍당당하게 일갈했다.

“그대의 어머니 이세벨이 우상을 섬기며 온갖 사술에 빠져 있는데 어떻게 이 나라 일이 잘 되어 갈 수 있겠소?”

요람은 신하의 불손하기 그지없는 태도에서 즉각 반역이 일어났음을 깨달았다. 요람은 전차를 돌려 도망치면서 유다 왕 아하시야에게 외쳤다.

“아하시야 왕, 반란이 일어났소!”

그러나 요람은 도망칠 수가 없었다. 예후가 잽싸게 시위를 당겨 요람 왕을 쏘았다. 화살은 그의 염통을 꿰뚫었다. 요람은 자기의 전차에 피를 쏟으며 쓰러졌다.

“요람의 시체를 나봇의 포도밭에 던져라. 요람의 아비 아합이 왕으로 있을 때 하나님께서 억울하게 죽임 당한 나봇과 그 아들들의 피값을 반드시 그 밭에서 갚겠다고 하셨으니, 그 시체를 밭에 던지는 게 마땅하다.”

아하시야 왕은 요람이 죽어 쓰러지는 것을 보자 겁을 먹고 도망치기 시작했다. 예후가 그 뒤를 따르며 포효했다.

“유다 왕을 죽여라.”

장군들이 예후의 뒤를 따랐다. 아하시야는 도망가다가 비탈길에서 화살을 맞았으나 계속해서 전차가 달려가는 바람에 므깃도에 이르러서야 숨을 거두었다.

아합의 왕비였고 예후에게 죽은 요람의 어머니인 이세벨은 왕궁에서 비극적인 정황을 보고받았다. 그러나 그녀는 겁을 내지 않고, 침착하게 거울 앞에 앉아 아름답게 화장을 하고 머리를 빗질했다. 마침내 예후와 그 군사들이 이스르엘 성으로 들어섰다.

왕궁 2층 창가에 앉아 예후 일행을 내려다보고 있던 이세벨이 외쳤다.

“왕을 죽인 역적 예후야, 네 뜻대로 잘 되어 가느냐?”

냉혹한 여인을 올려다보며 예후가 외쳤다.

“거기 누구 없느냐?”

그러자 신하 두어 명이 2층 창문에 얼굴을 내밀었다.

“그 여자를 집어 던져라.”

예후가 그들을 향해 외쳤다. 그러자 그들은 기다렸다는 듯 이세벨을 번쩍 들어 창밖으로 내던졌다. 이세벨의 몸이 곤두박질하여 돌바닥에 떨어지면서 피가 벽과 말들에게까지 튀어 올랐다. 예후는 말을 탄 채 그녀의 시체를 밟고 넘어갔다.

왕궁을 접수한 예후 일행은 잔치를 벌이고 축배를 들었다.

“그 저주받은 여자의 시신을 거두어다가 묻어 주어라. 어쨌든 그녀는 왕의 딸이었고, 왕비였다.”

시신을 수습하기 위해 부하들이 현장으로 갔다. 그러나 현장에는 그녀의 머리와 발과 손바닥 일부만이 남아 있었다. 개들이 뜯어먹은 후였던 것이다. 일찍이 예언자 엘리야를 통하여 하나님께서 ‘이스르엘 토지에서 개들이 이세벨의 고기를 먹으리라’고 한 예언이 이루어진 것이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