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진 교수(웰빙코칭아카데미 대표, http://blog.daum.net/k-d-h).
이 땅의 주인은 누구일까? 토지대장이나 등기부에 이름이 적힌 사람의 땅이지 뭐 그리 어리석은 질문을 하느냐고 반문하는 사람도 있을것이다. 우리는 보통 그렇게 인정하고 살아간다. 법적으로도 사회적 규약으로도 틀림이 없는 진리로 간주하면서 말이다.

그런데 정말 이 땅의 주인은 공부상에 기록된 사람일까? 관공서에 기관장이 도장을 찍어준 공문서에 기록된 사람이 진짜 주인일까? 절대로 아니다.

그렇다면 그러한 증명서는 무엇이란 말인가? 그것은 소유권이 아니라 사용권이라는 제한된 의미이다. 이 땅의 소유권은 인간에게 없으며 오로지 이 땅을 설계하고 가꾸고 운행하시는 창조주의 몫이다.

이것이 땅에 대한 성경적인 해답이다. 인간은 그 누구도 땅의 주인이 아니다. 따라서 땅 위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권세도 위임받은 한정적인 권세일 뿐이다. 오로지 맡은 자가 잠시 사용할 뿐이다. 그러나 그 사용권에도 제한이 따른다. 그것은 인간외의 다른 생명들과도 함께 공동 사용해야 한다는 제한이다.

이렇게 되면 자연에 대한 태도가 달라지게 된다. 당연히 다른 생명체들에 대한 예우도 달라질 수 밖에 없다. 우리가 그들을 통치할 권한은 없다. 함부로 그들을 몰아 가두어 사육하고 잡아 먹거나 독살시키는 행위들은 월권이었다. 아담이 그들에게 이름을 지어 준 것처럼 친구가 되는 일이 그들에게 행할 전부인 것이다.

그런 점에서 자연을 바라보면 풀 한포기도 인간의 친구이고 나무 한그루도 인간의 친구이다. 그들이 살아주기 때문에 인간도 낭만을 누리고 행복을 증진시킬수 있게 된 것이다. 이러한 필자의 견해를 동조하는 학자가 있다. 그는 미국의 자연주의자 알도 레오폴드이다. 레오폴드는 ‘모래군의 열두 달’, ‘토지 윤리’ 등과 같은 생태환경에 대한 인간의 예의 범절을 책으로 출간하였다.

필자는 범신론자가 아니다. 분명히 창조주를 믿는 유일신앙을 가진 무늬만 그리스도인이다. 웰빙 칼럼을 쓰거나 웰빙 특강을 하면서도 자연 생태계에 대한 배려가 필자 자신부터 부족함을 너무나 많이 발견한다.

성경은 인간과 자연 생태와의 관계에 대해 어떻게 말하는가? 인간이 자연의 기본인 흙에서 시작되었으며 흙을 먹고 살다가 흙으로 돌아간다는 아주 단순한 원리를 가르치고 있다. 인간이 자연과 다르지 않으며 인간이 타락하면 자연도 같이 처벌을 받는다는 것도 성경 곳곳에서 보여주고 있다.

결국 자연은 인간의 친구가 될 때 창조주가 천지창조하신 그 거룩한 뜻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인간의 위치는 자연과 그 안에서 살아가는 다른 생명체들에 대하여 친구의 위치를 지키지 못하고 있다. 친구가 아니라 그들의 핍박자요 앵벌이를 시켜 영양가는 쪽쪽 다 빨아먹는 찰거머리 같은 독재자이다. 그것도 모자라 비위에 거슬리면 즉각 그들을 살해하고 만다. 이렇게 인간은 자연 생태계의 동등한 권리를 가진 또 다른 친구들에게 양심의 가책없이 신앙의 반성없이 이런 미친 짓을 잘도 한다.

각종 환경 오염은 모조리 인간에 의해 저질러지는 만행들이다. 물이나 흙이나 공기가 오염되는 일로 인해 소리 소문없이 멸종된 생명들이 수없이 많다. 그래도 인간은 눈까딱하지 않고 자기애에 빠져 쾌락을 즐기며 희희낙락하고 산다. 가끔 양심이 찔리면 교회나 성당으로 달려가 잠시 잘못을 빌고는 또 그 버릇을 반복한다.

진정한 신앙은 창조주의 마음을 알고 그 마음을 기쁘시게 하는 것이다. 내 자신의 입신양명이나 성공, 부의 축적 등을 위한 목표로 한다면 기복신앙이요 위선적인 신앙이며 가치없는 신앙이다. 그런데 현대 그리스도인들의 상당수가 일탈된 신앙에 빠져 착각하고 있다. 이렇게 인간의 독선이 진행되는 동안 땅과 그 위 아래에 살고 있는 생명체들이 인간들 때문에 지쳐 병들고 독을 내어 뿜으며 죽어가고 있다.

우리는 그러한 것을 조류 인플루엔자니 구제역이니 수인성 전염병 등이라고 말하고 그들에게 무차별적인 독화살을 쏘아댄다. 정말 죽어 없어져야 할 존재들은 그들이 아닌데 말이다. 그들은 이렇게 친구라고 여겼던 인간에게 철저히 배신을 당하고 죽어가고 있다. 오늘 이순간에도 말이다. 진정 창조주를 경외하는 신앙인은 이리도 없단 말인가? 무엇이 행복이고 무엇이 건강이고 무엇이 웰빙이란 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