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총의 금권선거가 끝내 공중파 방송사 특집 프로그램으로까지 다뤄졌다. SBS는 5일 오후 8시 50분 방송된 <현장 21>에서 “한기총 선거에선 으레 ‘십당오락’(10억 뿌리면 당선되고 5억 뿌리면 떨어진다)이라는 말이 오간다”고 비꼬았다.

SBS는 이날 방송에서 지난달 3일 국가조찬기도회에서 대통령의 ‘무릎 기도’ 논란을 일으킨 길자연 목사가 법원의 직무정지로 대표회장직을 잃을 위기에 처했다며, 그 배경을 분석했다.

SBS는 그러면서 1월 20일 열렸던 한기총 정기총회 파행 영상을 그대로 내보내며 “길자연 목사측을 반대하고 지지하는 입장이 대립, 총회장 곳곳에서 몸싸움이 벌어지는 가운데 정회를 선언한 이광선 목사가 퇴장했다”고 했다. 그러자 홍 목사가 이 목사를 향해 삿대질을 하며 “20억 쓴 것 다 안다”고 하는 장면이 나왔다.

이에 SBS는 이광선 목사를 인터뷰했고, 이 목사는 이미 여러 차례 밝힌대로 “처음 대표회장에 도전했을 때 돈을 쓰지 않아 떨어졌고, 두번째 도전했을 때는 돈을 써서라도 당선돼서 한기총을 개혁하려 했으나 뜻대로 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최요한 목사와 김화경 목사 등이 출연해 길자연 목사가 금권선거를 했다고 주장했다.

<현장 21> 취재진은 길자연 목사에게 수 차례 인터뷰를 요청하고 주일날 길 목사가 시무하는 왕성교회에 찾아가기도 했으나 만나지 못하고 “홍재철 목사에게 질문하라”는 답변만을 들었다.

홍재철 목사는 인터뷰에서 길 목사와 자신이 금권선거를 했다는 주장에 대해 극구 부인하며, 양심선언을 한 이들에 대해 순수성이 의심된다고 했다. 홍 목사는 “나는 김화경 목사와는 일면식도 없고, 최요한 목사는 자신의 돈을 쓴 것이지 길 목사의 돈을 받아서 쓴 것이 아니며, 이광선 목사는 그의 돈 선거 때문에 떨어진 내게 먼저 사과해야 한다”는 주장을 했다.

이에 SBS는 기독교계 내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일고 있으며 자정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기에 한기총을 해체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SBS <현장 21>은 결론부에서 “한기총이 금권선거와 분열로 개신교 대표라기에 부끄러운 지경”이라며 “건전한 대다수 교회와 목회자들을 위해서라도 한기총의 잘못에 대한 단죄가 시급하다”고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