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샬롬 김 박사(美 쉐퍼드대학교).
이러한 바울의 변화는 예수님 생전에 그와 대화를 나누었던 한 청년을 기억하게 한다. 어느 날 부자이며 관원인 한 사람이 예수님께 영생을 얻을 방법을 묻는다. 예수님께서 율법에 대하여 언급하시자 그는 자신만만하게 그것들은 어려서부터 다 지키었다고 대답한다. 그때 예수님은 한 가지 부족한 것, 즉, 모든 것을 팔아 가난한 자들에게 주고 나를 따르라고 하신다. 그때 그 사람은 큰 부자인고로 근심하며 돌아간다. 이때 하신 말씀이 낙타가 바늘 구멍으로 들어가는 것이 부자가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가는 것 보다 쉽다는 것이다(누가복음 18:18-25). 이 관원은 유대인 중의 유대인이었고, 율법을 잘 지키는 바리새인이었을 것이며, 젊음, 부귀, 영화를 다 가진 자였다.

바울은 이 부자 청년과 비슷한 배경에 한 가지를 더 가지고 있었다. 그것은 그의 로마 시민권이었다. 이것은 돈 있는 유대인들의 특권이었다. 그 당시에 로마 시민권은 특권의 상징이었다. 바울은 유대인으로서 그리고 로마 시민으로서의 모든 특권을 가진, 당시로서는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그런데 이런 바울 사도는 이 부자 관원도 포기하지 못한 모든 것을 포기했다. 그리고 혼자 천막 만드는 일을 하면서 또한 죽을 고생을 하며 선교를 감당한다. 그 이유는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온전히 이해하고, 그것을 통하여 온 부활의 의미를 알기 때문이었다. 그러한 헌신은 그가 살아서 셋째 하늘이라고 언급된 천국에 다녀오게도 되는 경험으로 인도한다(고린도후서 12:2-4). 바울 사도는 “이제는 내가 산 것이 아니요, 오직 내 안에 그리스도께서 사신 것이라”(갈 2:20)고 자신있게 고백한다. 그리고 오히려 많은 사람들이 “그리스도 십자가의 원수로 행하”지 않기를 “눈물을 흘리며 말”한다 (빌립보서 3:18). 한때 그리스도인들을 원수로 여기고 죽이고자까지 했던 그가 이제는 아직도 그리스도의 원수로 행하는 자들을 위하여 눈물로 만류하는 것이다.

이와 같이 우리와 예수와의 진정한 이해와 교류는 우선 죽었다가 살아나셔서 역사하시는 실체인 예수님을 만난 것에서 출발한다. 그리고 바울의 경우 함께 믿는 공동체는 바울 사도의 다메섹의 기적적인 현상을 해석하여 줄 수 있었다. 또한, 성령님께서 지속적으로 바울에게 능력과 지혜로 함께함으로 바울이 그간 몰랐던 깊은 비밀들을 깨달을 수 있었던 것이다. 이것은 “성령은 모든 것 곧 하나님의 깊은 것이라도 통달하시”(고린도전서 2: 14)기에 가능한 일이다. 즉 이 성령님께서 긍극적으로 바울 사도에게 십자가의 비밀을 알게 하였던 것이다. 이러한 과정은 이 땅에서 예수님을 직접 만나지 않은 우리 모두에게 희망을 준다. 다른 제자들과 달리 바울 사도가 우리와 같은 입장이었기 때문이다.

이것은 예수님께서 살아계실 때 성령님에 대하여 말씀하신 바와 같다.

내가 아버지께로서 너희에게 보낼 보혜사 곧 아버지께로서 나오시는 진리의 성령이 오실 때에 그가 나를 증거하실 것이요(요한복음 15:26)
그러하나 진리의 성령이 오시면 그가 너희를 모든 진리 가운데로 인도하시리니 그가 자의로 말하지 않고 오직 듣는 것을 말하시며 장래 일을 너희에게 알리시리라(요한복음 16:13)

성령이 임하시면 알지 못했던 진리를 알 수 있다. 바울 사도는 그 진리의 성령으로부터 예수님과 십자가의 진리를 알게 되었고, 그리고 성령이 알려준 것들로 십자가의 비밀을 더 깊게 알게 된 것이었다.

철학을 하는 사람들은 혼에 머물고, 육에 속한 사람들이 연구하는 것은 기껏해야 한방 사상인 기(氣) 정도일 뿐이다. 이런 것을 연구한 사람들이 성령의 일을 알 수 있지가 않다. 그러나 바울 사도는 예수님의 만남과 성령님의 인도하심을 통하여 실로 깊은 것들을 깨달았다. 이러한 깊은 비밀의 깨달음이 없으면 하나님의 비밀과 그 암호를 해독하지 못한다. 왜냐하면 “육에 속한 사람은 하나님의 성령의 일을 받지 아니하나니 저희에게는 미련하게 보임이요 또 깨닫지도 못하나니 이런 일은 영적으로라야 분변함이니라”(고린도전서 2:14). 이것이 바울 사도가 어떻게 예수님의 원수에서 예수의 사도로 변화하게 되었고, 제자들 보다 더 깊은 십자가의 도를 이해 할 수 있었는가이다. 그리고 죄와 수치의 상징인 십자가만 알고, 자랑하기를 원하게 되었는가의 이유이다.

바울이 계승한 예수님의 암호 해독법

마지막으로 바울 사도가 어떻게 다른 제자들보다 깊이 있는 예수님과 십자가에 대한 이해를 할 수 있었던가에 대한 해답은 우리가 이미 언급했던 암호 해독법에서 나온다. 사도행전의 마지막 장에서 우리는 바울 사도에 대하여 매우 놀라운 점을 발견하게 된다. 그것은 바울 사도가 로마에서 가택연금이 되어 있었을 때의 일 속에서 확인 할 수 있다. 그는 많은 사람들에게 예수님께서 알려 주신 방식을 사용하여 하나님의 나라와 예수님을 증거한다는 것이다. “…바울이 아침부터 저녁까지 강론하여 하나님 나라를 증거하고 모세의 율법과 선지자의 말을 가지고 예수의 일로 권하더라”(사도행전 28:23). 누가복음과 사도행전의 기록자인 누가는 누가복음의 마지막 장과 그리고 사도행전의 마지막 장에서 이것을 반복적으로 그리고 대칭적으로 언급한다. 누가는 이것을 매우 중요시했다는 것이다. 마태, 마가, 요한이 간과한 것을 누가는 매우 중요시하고 누가복음에서 두 번을, 그리고 사도행전의 말미에 다시 강조를 하는 것이다.

물론 이 방식은 모든 복음서 기록자들과 사도들이 중요시 여긴 방식이었다. 그러므로 모든 복음서는 구약의 예언이 어떻게 예수님을 통하여 완성되었는지를 설명하려 노력한다. 그러나 그 암호 해독법을 유일하게 중요하게 생각하고 세 번씩이나 기록을 한 것은 누가이다. 누가는 지속적으로 바울 사도가 그 해독법을 통하여 구약을 해석하고, 복음을 전하는 것을 보았다. 누가는 그런 바울의 사역에서 남다른 능력을 보았다. 바울 사도는 철저하게 예수님께서 주셨던 암호 해독법을 사용하여 다른 제자들이 미처 파악치 못했던 암호들을 파악함으로 더 강한 확신과 능력으로 사역을 감당했던 것이다.

해독된 암호: 바울의 변화, 우리의 변화

예수님 이외에 신약성경에 가장 많은 주목을 받는 이는 수제자 베드로가 아닌 바울 사도이다. 그가 가장 많은 글을 남긴 것이 중요한 이유이다. 신약 27권 중 14권이 전통적으로 그의 글이라고 분류된다. 그렇다면 다른 사도들은 편지를 쓰지 않았기에 바울의 글들만 포함되었을까? 분명 그 시대에 다른 제자들도 다른 편지를 썼을 것이지만, 성령님은 이러한 그의 깊은 이해를 귀하여 여기고, 그러한 그의 글들을 성경에 포함되도록 하셨다. 많은 수의 편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글의 내용이 중요한데 바울의 십자가에 대한 이해가 남달랐다는 것이다. 그는 십자가를 예수님 비밀의 가장 중요한 핵심으로 보았다. 예수와 십자가 외에는 알지 않겠고, 자랑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그의 사역은 십자가의 능력이 넘쳐 흘렀다. 그는 가장 위대한 선교역사의 자취를 남긴다. 그는 신약 시대의 모세와 같은 역할을 하였다.

모세가 이스라엘을 종 삼았던 당대에 가장 강력한 왕국 애굽을 상대로 했다면, 바울은이스라엘을 속국으로 삼았던 당대에 최대 강국 로마를 상대로 했다. 모세가 애굽의 바로에게 말했다면, 바울은 로마의 시저에게 복음을 전하기 위하여 자발적으로 잡혀간다. 모세가 이스라엘을 가나안으로 인도했다면, 바울은 지중해 연안의 이방인들을 하나님의 나라로 인도했다. 그리고 그의 외침은 그 후 250년이 지난 313년에 로마의 황제 콘스탄틴의 기독교 인정을 통하여 열매를 맺었다. 그뿐 아니라 바울의 이방 전도는 그로부터 시작하여 전 세계를 향하여 펼쳐지게 발판을 놓았다.

이러한 바울 사도의 삶의 내용은 오늘날 우리의 삶의 정황과 다르지 않다. 여전히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동일하게 환상과 계시로 나타나신다. 또한 우리에게 믿음의 공동체가 있고, 우리의 교사와 인도자가 되시는 성령님께서 함께 하신다. 오늘날의 우리 모두는 고등교육을 받았으므로 지성적으로도 신비를 이해할 수 있게 되었고, 좁혀진 지구촌에서 사는 우리는 타 문화권에 대한 이해를 갖추고 있다. 마지막으로 하나님의 부르심과 보내심은 우리 각자에게 임하여 있다. 예수님께서 알려 주신 암호 해독법을 그는 사용했다. 그리고 오늘 그 암호가 확연하게 우리에게 펼쳐졌다. 그러므로 우리도 또한 바울 사도와 같이 생전의 예수님을 직접 못 보았더라 하더라도, 예수의 적에서 예수의 종으로 살아갈 수 있다.

이 글은 <크로스코드>의 출판사 비전북하우스 제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