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가정사역’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수여한 대학이 있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전문 가정사역자 배출을 목표로 설립된 His University(총장 양은순 박사)이다. 위기에 처한 가정을 반증해 주듯 가정사역자들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는 오늘날, 오로지 전문 가정사역자들을 위해 설립된 학교가 가정사역 박사들을 배출했기 때문에 더욱 관심을 끈다.

히즈유니버시티는 지난 2004년 설립, 교육부 BPPE(Bureau for Private Postsecondary Education)로부터 학위인가를 받아 학사, 석사, 박사학위를 수여하는 정규 대학 및 대학원이다. 이 학교의 총장 양은순 박사는 한국의 가정사역에 있어 대모로 불리는 인물로, 히즈유니버시티의 모체격인 HOME(Home Operational Mobilization Education)을 서울에서 창립(1987년)하고 지부들을 설립하면서, 수많은 가정 전문상담자들을 길러낸 인물이다.

-가정사역이라는 특화된 분야의 대학을 설립한 이유가 있습니까?

“홈 사역과 함께 대학교 상담대학원 원장을 담당하고 있었을 때였습니다. 남편이 갑작스러운 사고를 당해 거의 식물인간이 되어 남편의 치료를 위해 미국을 오게 되었습니다. 한국에서 설립되어 운영되던 홈은 전국에 지부를 설립하면서 많은 가정전문 상담자들을 훈련시켰습니다. 그 중에 많은 분들이 상담사로 채용되기도 하구요. 그러나 이들의 성과를 사회적으로 인정할 수 있는 학위의 필요성을 절감하면서 기도하기 시작했는데, 남편의 치료를 위해 온 미국에서 대학을 설립하게 되었습니다. 홈을 모체로 Home International School에서 약자를 취해 His University가 되었습니다.”

▲히즈유니버시티 총장 양은순 박사.

-가정사역이라는 말조차 생소하던 시절이었을텐데 특별히 관심을 가지게 된 동기가 있습니까?

“1976년도부터 가정사역을 시작했습니다. ‘가정 세미나’라는 이름으로 서울의 충현교회에서 사흘 동안 했는데, 강사 중 두 명은 외국인이었고 저만 한국인이었죠. 전 모두가 잘 살거라는 기대와 축복 속에 1970년도에 결혼을 했습니다. 저도 그렇게 될 줄 알았죠. 그런데 막상 결혼을 해보니 그냥 저절로 잘 살게 되는 게 아니었습니다. 부부싸움을 많이 하게 됐죠. 결혼도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알게 됐습니다. 당시 말씀사에서 일했던 남편이 원서들을 가져와 번역을 부탁했습니다. 결혼과 가정에 대한 크리스천 서적들이었는데 번역하면서 제가 은혜받았죠. 제 자신도 변하기 시작했지만 번역한 책들을 펴내면서 알려지게 되었고 강사로 초청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총신대에서 세미나를 하게 됐는데 많은 학생들의 호응을 받았죠. 그것을 지켜본 남편이 제게 은사가 있다고 말해주었습니다. 그렇게 남편은 든든한 후원자가 되었고 하나님의 사역을 위해 아내를 기꺼이 내어 주었습니다.”

-그러던 남편이 사고를 당했다고 하셨는데요?

“두뇌를 다쳐서 흔히 말하는 식물인간이 되었습니다. 결론적으로 말씀 드리자면 기적적으로 90% 이상 회복하셨습니다. 회복과 치유의 과정은 물론 쉽지는 않았습니다. 거의 포기하라고도 하셨구요. 그런데 결국 회복하게 되었고, 이런 남편의 사고와 회복의 케이스로 논문을 썼고 박사학위까지 받기도 했습니다. 모든 고비 하나 하나가 스토리입니다.”

-그렇게 드디어 꿈꾸었던 대학을 미국에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2004년에 시작해서 인가를 받고 첫 박사학위자들을 배출해내기까지 그 기간이 상당히 빠른데요?

“대학을 설립하는 일이 쉽지 않은데 그것도 외국인 신분으로 말입니다. 하나님의 대학이니 하나님의 뜻에 따라 이렇게 되었다고 밖에 설명할 길이 없습니다. 교육부의 인가는 마치 우리대학과 같은 학교가 생기기를 기다렸다는 듯이 빨리 진행되었습니다. 감사 나왔던 담당자가 학교를 위해 컨설턴트까지 해주는 등 돕는 자들을 많이 보내주셨어요. 이후 미 연방정부로부터 이혼 방지를 위한 결혼 교육을 위해 수백만 불의 펀드를 받고 있는 CHMC(California Healthy Marriage Coalition)로부터 지원도 받게 되어, 홈 인터내셔널을 비영리 단체로 등록, 본격적인 가정사역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히즈의 재학생 및 졸업생들은 물론 가정사역에 관심 있는 많은 자원봉사자들이 홈 정신으로 봉사하고 훈련받을 수 있는 사역의 장이 대학 내에 마련된 것입니다.”

-정식 학위와 그것을 바탕으로 사역할 수 있는 필드까지 마련된 셈이네요. 놀랍습니다. 학교 자랑을 좀 더 해 주시겠습니까?

“가정사역에 대한 유일한 박사과정, 이중언어 교육, 경험주의학습법 등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세계에서 가정사역으로 박사학위를 주는 유일한 대학일 것입니다. 이중언어 교육은 바로 자신의 모국어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것입니다. 전공과목과 결혼가족치료사(MFT) 부분이죠. 교육부에 모국어로 할 수 있도록 인가를 요청했고 승인을 받았습니다. 한국어뿐만 아니라 다양한 민족들이 모국어로 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경험주의 학습법은 말 그대로 경험을 토대로 한 수업방식입니다. 실패의 경험이든 아픈 경험이든 모든 것이 교육을 위한 자료가 됩니다. 일반적인 학문은 시간이 지나면 도태되지만 상담분야는 연령이 늘어갈수록 경험이 많을수록 더 큰 도움이 되는거죠. 심리학이 상당히 어려운데 경험주의 학습법을 적용하면 쉽게 가르쳐 줄 수 있고,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학위 받으려고 힘겹게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즐겁게, 떠나기 싫을 정도로 공부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많은 분들이 학교에서 제공하는 단기 프로그램에 참여했다가 학교에 등록하시고 석사와 박사과정까지 도전하십니다.”

-그렇다면 성경에 기초한 가정은 무엇입니까?

“결혼으로 시작해서 결혼으로 끝나는 것이 성경입니다. 요한계시록 마지막 결혼이 나옵니다. 최초의 결혼이후 마지막 혼인예식이지요. 창세기로부터 계시록까지 그 안에 가정의 히스토리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가족관계를 모르면 성경을 깊이 이해할 수 없습니다. 하나님 아버지와 자녀 된 우리, 신랑 되신 예수 그리스도와 신부인 교회인거죠. 가정은 마치 성경의 핵심으로 보여집니다. 킹덤 미니스트리와 같습니다. 그런데 성경의 가정들이 모두 완벽하지는 않았습니다. 완벽한 가정은 새 하늘과 새 땅에서 맛볼 수 있을 것입니다. 좀 더 역사적인 안목을 가지고 본다면 오늘의 가정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힘이 생깁니다.”

-누구나 가정의 위기를 말합니다. 교회에서도 이에 대한 인식을 하고 가정사역을 하고 있는데요, 한인교회들의 가정사역은 어디까지 와 있습니까?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는데,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전문강사를 초대해서 세미나를 하는 정도입니다. 필요성은 느꼈지만 사실상 가정사역이라는 진정한 의미를 모르는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우선 목회자들의 가정만 보아도 심각한 경우를 많이 접합니다. 노출을 못하니 안에서 곪아 터지고 사모들은 우울증에 빠지구요. 누구에게 도움을 청할 수 있겠습니까? 전문가들은 언어와 문화의 차이로 한계가 있고 한인들에서는 비밀보장이 어렵습니다. 가정사역은 평신도나 목회자나 모두가 해야 할 일입니다. 나의 가정부터 건강하게 세우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프로그램 위주의 가정사역은 부작용도 생길 수 있습니다. 가령 부부학교라면 남편이나 아내가 없는 가정일 경우에 그 자체로 소외감을 주고 상처를 주기도 하기 때문이죠. 가정사역은 교회마다 맞는 옷을 입어야 하고 자연스러운 문화가 되어야 합니다. 가정사역은 프로그램이 아닙니다. 몇몇 문제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특수한 조각의 사역이 아닙니다. 앞서 말했듯이, 가정이란 킹덤 미니스트리와 같습니다. 가정사역의 시작은 성경에 기초한 가정에 대한 개념부터 달리하는 것인데, 경험상 이러한 작업은 3년 정도 걸립니다. 히즈에서는 이 같은 다양한 패턴과 사례들을 연구하고 앞으로도 계속 논문으로 발표하게 될 것입니다. 로컬 처치들의 자문과 조언 역할을 해 줄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히즈유니버시티는 어떤 꿈을 꾸고 있습니까?

“히즈는 하나님 나라의 확장을 위해 하나님의 자원과 능력으로 하나님의 사람들을 훈련시키는 하나님의 사역장입니다. 전 세계에는 아주 다양한 국가와 사람들이 있습니다. 저마다 가치관이 다르죠. 그런데 가정은, 그 모든 것을 초월합니다. 하나님 나라가 이 땅에 임하여 진정한 세계평화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가정이라는 개념 없이는 불가능할 것입니다. 히즈가 전 세계에 브랜치를 열어 하나님 나라의 확장에 앞장서길 소망합니다. 그리고 최종 목표는 평양입니다. 남북통일 세계평화는 남한의 사람들도 안 되고, 미국인들도 못합니다. 오직 미국에 있는 한국인이 미국의 자본으로만 가능하다고 봅니다. 가정은 인류의 공동 테마이면서 소중한 코어이기 때문에 그것을 통하면 못할게 없다고 생각합니다.”

홈페이지: www.hisuniversity.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