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스쿨 칼럼] 오병이어로 드려지는 삶

김은애 기자 입력 : 2011.01.14 11:13

먼 미국 땅에서 한 가족이 자신들이 익숙하던 생활, 교회, 가족과 친구들, 모든 홈스쿨 모임, 오케스트라를 뒤로하고 한국에 홈스쿨 오케스트라를 섬기기 위해 용인 수지의 한 동네에 도착하였다. 바로 윌링 가족이다. 처음에 어디로 시장을 가야 할 지, 내 아이들의 친구가 어디에 있는지, 아파트 생활이 어떤지, 음식은 어떠한지 아무것도 몰랐지만 시간이 흘러 이제 오히려 돌아가는 것이 힘들게 느껴질 정도로 이곳 생활이 익숙해졌다. 그러나 벌써 3년이 흘러 돌아갈 시간이 되어 다가왔다.

매 학기 오디션을 시작으로 3개의 레벨 별로 모든 가족이 붙어 곡을 고르고 복사하고 이론책을 레벨 별로 주문하고, 번역할 사람과 팀별 담당자를 세우고, 주 2회 5시간 수업을 하고…처음에는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 할 지 몰랐고 그냥 눈에 보이는 것을 메우는 것이 급했었다. 하지만 어느덧 하나님께서 필요한 사람들을 보내주셔서 6회의 정기연주를 하게 되었고, 이제는 윌링 가족 대신 한국부모들로 해 나갈 수 있도록 모든 것을 예비해 주셔서 매 학기마다 좀 더 성숙해지고 전문적인 단체로 자라도록 길을 열어주었다.

부모들은 어떻게 홈스쿨을 해야 할 지 모를 때 오케스트라를 중심으로 모여 여러 가지 지혜를 얻을 수 있었고, 아이들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도울 것인지 많은 도움을 받았다. 남이 해주는 데로 따라 하기보다 모든 부분에 부모들이 직접 나서서 책임을 가져야 함을 알게 되었고 부모 모임을 통해 유언으로 어떻게 이 시대에 교회와 지도자를 구별해야 하는가와 어떻게 함께 일하는지, 어떻게 함께 사랑하는지를 배운 것은 정말 하나님으로부터 온 축복이 아닐 수 없다.

부모뿐 아니라 아이들이 누린 축복은 더욱 값지다. 부모가 해주는 데로만 보고 수동적으로 받아 먹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 자발적으로 자신이 가진 재주나 재능을 나누게 된 것이다. 그전에는 받기만 하는 것이 익숙하고 또 안주나… 하고 기대기만 했던 아이들인데 이제는 내가 크면 어떻게 남을 도울 수 있는지 지금부터 준비하고 기대를 하기도 한다.

아이들의 마음속에 ‘나도 저렇게 내가 가진 재주로 남을 돕고 싶다’는 마음이 자랄 것이라고는 정말 생각하지 못했던 일이었다. 쉽던 어렵던 모든 순간을 함께 하면서 아이들과 같은 마음을 공유하고 같은 기도 제목을 나눌 수 있었던 것은 정말 큰 수확이며 기쁨이었다.

또 한가지는 남편만 일하거나, 아내 쪽만 일하거나 하는 부모 주도의 모델에서 아이들 주도의 모델이 만들어진 것이다. 부모들이 아이들보다 악기를 잘 할 수 는 없기 때문일 것이다. 아이들이 하는 활동으로 부모의 마음이 아이들에게 향하게 되었다. 아이들이 음악적으로 무엇이 필요한지 어떻게 도와주어야 하는지 근거 없는 경험으로부터 시작했으나 지금은 큰 오케스트라를 함께 만들면서 작지만 분명하게 인식하고 있다. 우리의 무지를 깨닫고 영양가 있는 음식을 구별하듯이 조금씩 구체적으로 어떤 식으로 영양을 채우며 맛있는 음악을 만들 수 있는지 함께 배우기 시작한 것이다.

일일이 열거할 수 없지만 매 학기 새로운 음악을 연주하면서 각 곡이 주는 다양하고 재미있는 음악이야기의 기억이 아이들에게 얼마나 즐거웠는지 말로 다 할 수 없을 것이다. 멋있는 오케스트라에게만 이 기쁨이 예약되어 있는 것이 아니다. 이제 3살 된 오케스트라지만 내년에 대한 꿈으로 기대되며 “왜 방학이 있담…우리는 계속하고 싶은데…” 하는 아이들의 말들이 부모의 마음을 행복하게 만든다.

그러나, 더더욱 부푼 마음으로 기대하는 것은 앞으로는 어떠한 음악이 우리를 기다릴까 하는 것이다. 어려운 음악을 연주 하며 성숙해질 아이들을 생각하면, 나는 가슴이 벅차다. 우리에게 선물로 누리라고 주신 음악을 누리면서 주신 하나님을 기억하고 감사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생각하면 하나님께서는 얼마나 기뻐하실까? 모든 삶의 기회는 하나님을 만나고 누리고 영광 돌릴 수 있는 기회인 것이다.

그 동안 윌링가족에게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Mrs. Willing이 1년간 항암치료를 하면서도 온 가족은 해오던 사역을 계속해야 하는 것이었다. 어떻게 자신과 가족에 집중하지 않고 오케스트라사역을 계속하며 그 상황을 감사할 수 있는지 정말 처음에는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러나 그 상황을 통해 이 가족의 사랑과 진심을 또 우리가 주안에서 하나라는 것을 느꼈고 진심으로 감사할 수 밖에 없었다.

우리는 처음에 단순히 오케스트라를 빨리 만들어서 그 즐거움을 누리는 것이 유일한 계획이었지만 선물인 윌링가족과 그들의 오병이어를 통해 오천명을 먹이시는 하나님의 계획을 보게 되었다. 한 알의 밀알이 땅에 뿌려져 썩음으로 많은 열매를 맺듯 이 가족의 헌신이 한국의 홈스쿨러들에게 그러한 열매를 맺고 있는 것이다. 한 아이가 내어드린 보리떡 다섯개와 두마리의 물고기가 있었기에 기적과 함께 수많은 이들에게 축복이 있었듯이 이제 내 자신이 내 가족이 오병이어로 드려지는 삶을 살 수 있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우리 각자가 홈스쿨을 어떠한 동기로 시작하게 되었는지는 몰라도 궁극적으로 우리가 다다를 목표는 내 자녀가 잘 교육되고 내 가족이 잘 됨이 아니라 내 자녀가 내 가족이 오병이어로 드려짐으로 풍성한 열매를 맺는 삶이 되어야할 것이다.

이 축복은 이제 막 시작되었을 뿐이다. 나는 우리의 아이들이 다음세대의 문화를 세상에 힘없이 내어 주지 않고 하나님 앞에 올려드릴 다음세대가 보인다. 아름다운 음악을 창조적으로 사용하는 다음세대를 기대한다. 윌링가족을 통해 시작된 아름다운 음악이 다른 영역으로 연결되고 또 다른 오병이어의 축복으로 열매 맺기를 바란다. 다시 한 번 이 자리를 빌어 윌링가족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많은 아이들이 함께 누릴 수 있기를 바란다.

하늘소리 유스 오케스트라 음악감독 이경원
한국기독교홈스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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