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호사밧과 아합이 사돈을 맺었다는 이야기를 기억할 것이다. 그 일로 남과 북의 두 왕이 매우 가까워졌으며, 여호사밧은 아합이 전사한 아람 군대와의 전투에 함께 출정한 적이 있었다. 새 왕이 된 여호람은 아합과 이세벨의 딸 아달랴와 부부 사이였다.

이세벨이 아합과 결혼하여 북왕국을 우상을 섬기는 나라로 만든 것처럼 그들의 딸 아달랴는 남편이 왕이 되자 자신의 어미인 이세벨처럼 영향력을 행사하여 하나님을 섬기던 유다 왕국으로 하여금 이방의 우상을 섬기게 만들었다. 우선 여호람이 우상을 섬겼고, 백성들에게도 우상을 섬기도록 강요했다.

▲ 일러스트 전선영
우상 숭배에 대해 아합 왕에게 여러 차례 경고한 적이 있는 예언자 엘리야는 여호람 왕에게 편지를 보내어 우상 숭배에 대해 무섭게 경고했다. 하나님께서 너의 백성과 너의 자녀들과 아내들과 재물들에 재앙을 내릴 것이며, 나아가 네가 중병이 들어 창자가 빠져 나올 것이라는 경고였다.

하나님께서는 유다 왕국이 우상을 숭배하게 되자 진노하셨다. 하나님은 남쪽의 호전적인 블레셋과, 저 멀리 동쪽의 아라비아로 하여금 유다를 침략하게 하셨다. 그들은 예루살렘까지 쳐들어와 강탈을 일삼았다. 심지어 왕궁에까지 들어가 여호람의 막내 아들 여호아하스 하나만 남겨두고 다른 왕자들과 왕비들은 물론 금은보화를 강탈해 갔다.

큰 재앙이 유다 왕국을 휩쓸고 간 후, 엘리야의 경고대로 여호람이 병들어 누웠다. 창자가 심하게 아픈 병이었다. 아무도 왕의 병을 고칠 수 없었다. 왕은 2년 동안 병상에 누워 신음하다가 세상을 떠났다. 그 마지막 2년은 그가 살아온 40년 생애에서 38년 동안 겪은 모든 고통을 다 합쳐도 모자랄 만큼의 아픔이었다.

여호람은 창자가 빠져나와 죽었다. 왕으로 8년을 지냈으나 하나님을 외면하고 우상숭배 정책을 펴는 악정만 일삼다가 죽은 것이다. 왕의 죽음에도 백성들은 애도하지 않았다. 더 나아가, 그 시신을 왕실 묘에 장사 지내지도 않았다. 하나님과 백성들로부터 철저하게 외면당한 불행한 인생이었다.

하나님의 예언자 엘리야는 사악한 시대에 살면서 권력자들로부터 많은 핍박을 받았다. 그러나 하나님이 주시는 말씀을 왜곡하거나 가감하지 않고 그대로 전했으며, 하나님이 함께 하시는 권세와 능력으로 예언자로서의 활동을 전개했다.

그는 털가죽 옷을 입고 가죽띠로 허리를 두른 모습으로 바알 신을 숭배하는 자들과 누가 진정한 하나님인지 승부를 걸었다. 이제 그는 자신의 역할을 마칠 때가 되었다. 하나님은 길갈에 있는 엘리야에게 벧엘로 떠나라고 지시하셨다. 마침 함께 있던 제자 엘리사가 벧엘로 따라 가겠다고 나섰다.

“주께서 확실히 살아 계심을 두고 맹세하지만, 저는 결코 선생님 곁을 떠나지 않겠습니다.”<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