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석 목사(한국이란인교회).
파키스탄에서 신성모독법 때문에 타종교인들, 특히 기독교인들이 핍박을 받은 사례는 한두 건이 아니다. 어떤 기독교인이 꾸란 구절이 새겨진 목걸이를 개에게 걸어 주었다는 무슬림들의 주장에 의해 구속되어 4년 반 동안 억울하게 옥살이를 하다가 증거불충분으로 풀려났는가 하면 인도의 펀잡주에 속한 ‘고즈라’라는 마을에서는 기독교인의 결혼식에서 음식을 쌌던 아랍신문이 버려진 것을 보고 무슬림들이 꾸란을 훼손한 것으로 오인해 결혼식장을 난장판으로 만들고 그 기독교 마을에 불을 질러 50여채의 가옥이 소실되고 7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2009.8.7 국민일보)

이 신성모독법은 전 파키스탄의 독재자 지아 울 하크가 80년대 중반에 이슬람 성직자들의 지지를 얻기 위해서 만든 법인데 실제로 신성모독법으로 사형언도를 받은 사람들은 많지만 대부분 증거불충분으로 석방되어 왔다. 그러나 안타까운 일은 신성모독법과 관련된 사람들이 옥중에 수감되어 있는 동안 누군가에게 맞아 죽은 사례들이 10여건이나 발생했다는 사실이다. 범인들은 이러한 사건 직후 체포되는 것이 보통이지만 그들이 처형되는 경우는 드물다. 꾸란이나 무함마드를 모독했기 때문에 죽였다고 증언하는 몇 명의 증인만 있으면 석방이 되기 때문이다.(http://www.sam2025.com 2009.9.9)

그래서 국제사회에서는 이런 악법을 없애야 한다는 움직임이 있었고 파키스탄 대통령과 소수족 장관들이 서방의 압력으로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할 의사를 피력하자 파키스탄 이슬람 정당들은 “만일 이 법에 손을 댄다면 통치가 불가능할 정도로 강력한 반대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한다.

그런데 이같은 악법에 날개를 달아주는 법이 유엔에서 결의되어 충격을 주고 있다. 2010년 11월 24일 유엔의 제3분과 위원회에서 ‘종교모독금지결의안’이 찬성 76표, 반대 64표, 기권 42표로 통과된 것이다. 57개 이슬람국가를 회원으로 하는 OIC(이슬람국가기구)에서 제안된 이 법안은 분과위원회 통과 시점으로부터 약 2주 후에 유엔총회에서 인준만 되면 효력을 발생하고 전세계에 공포될 것이다.

이 법이 공포되면 각 국에서 행정적으로 정치적으로 종교를 모독 혹은 비방한 자들을 처벌할 명분이 생기는 것이다. 아프가니스탄이나 파키스탄에서 그동안 무고한 기독교인들을 괴롭히던 법이 이제 유엔의 방패를 앞세우고 칼자루를 더욱 심하게 휘두르게 될 지도 모른다. 물론 이 법이 유엔총회에서 인준되면 이슬람권에서 기독교인이기 때문에 고통당하는 사람들의 보호장치 역할을 하지 않겠느냐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도 유엔인권선언문에는 “모든 인류는 종교나 성별이나 국적이나 피부색이나 정치 상황에 관계없이 평등하게 대우받을 권리가 있다”고 명시되어 있다. 이슬람 국가들이 자신들이 서명한 그 규정을 전혀 지키지 않고 있다는 것이 일반상식화 된 지 오래되었는데도 국제 사회가 정치적인 이유에서 그것을 문제 삼지 않고 있는 안타까운 실정이다.

그러므로 이제 유엔총회에서 이 법이 인준된다고 해도 이슬람 국가들 내부에서 일어나는 기독교인 핍박 상황에 대해 문제를 삼을 사람들은 거의 없을 것이다. 오히려 이 법이 생기기 전에는 은밀하게 숨어서 하던 핍박을 이제는 노골적으로 유엔이 인정해 준 정당한 권리를 행사하듯 하지 않을까 염려가 되는 것이다.

OIC에서 이런 법을 상정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유럽에서 고조되고 있는 이슬람포비아(이슬람 혐오증 혹은 공포증)를 유엔의 힘으로 막아보자는 속셈인 것이다. 이미 유럽의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이슬람을 모독하면 형사처벌을 할 수 있는 법적인 제도 및 분위기가 조성된 상태이다.

미국에서도 NPR(National Public Radio)의 뉴스 해설가인 후안 윌리암스 씨가 방송에서 “나는 이슬람 복장을 한 사람이 같은 비행기에 타고 있으면 걱정이 되고 불안하더라”라는 말을 했다는 이유로 무슬림들이 항의하여 해고를 당했다.(조선일보 2010.10.23) 영국에서는 40년 경력의 간호사 아난드랑 씨가 “스트레스가 쌓인 환자들은 교회를 다녀볼 것을 권했다”는 이유로 해고되었고(기독일보 2009.11.12) 20년 경력의 교사인 올리브 존스(Olive Johns) 씨가 백혈병을 앓는 14세의 여학생의 가정을 방문하여 수학을 가르쳐 주고 예수님의 기적을 설명하며 기도해 주었다는 이유로 강제개종시도 혐의로 학부모의 항의를 받고 해고 되었다.(소망교회 홈페이지 2010.1.14)

이미 세계 도처에서 발생하고 있는 이런 일들에 명분을 제공하여 더욱 활력을 불어넣어줄 수 있는 조치가 유엔에서 통과된다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사실 이 경우는 근본부터 따지고 들어가 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정말 타종교를 차별하거나 모독하거나 비방하는 일이 처벌되어야 한다면 이슬람의 경전인 꾸란의 많은 부분들을 삭제해야 할 것이다.

물론 이슬람 측에서는 “꾸란에는 기독교인 유대교인 사비아교인들 누구든지 알라와 최후의 심판을 믿는 자들은 보상을 받을 것이며 두려움도 슬픔도 없을 것이다”(꾸란 2:62) 혹은 “너희에게는 너희 종교가 있고 우리에게는 우리의 종교가 있다”(꾸란 109:6)는 등의 구절을 인용하며 이슬람의 관용을 주장할 것이다. 그러나 이런 구절들은 불신자를 발견하면 죽이라(꾸란9:5)는 지하드 명령에 의해서 취소된 구절이라는 것을 모르는 이슬람 학자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취소되지 않고 지금까지 유효한 꾸란의 아래 구절들을 보면 기독교와 유대교를 포함한 이슬람 외의 모든 종교를 철저히 모독 비방하고 있다.

‘유대인과 기독교인들이 성경을 변질시켰다.(꾸란5:13) 유대인과 기독교인들을 친구나 보호자로 삼지 말라.(꾸란5:51) 삼위일체를 말하는 자는 불신자이다.(꾸란5:73) 예수의 신성을 말하는 자는 불신자이다.(꾸란5:72) 알라(하나님)에게 아들이 있다고 하는 자들은 진노를 받을 것이다.(꾸란19:88~91) 예수는 십자가에 죽지 않았고 부활하지도 않았다.(꾸란4:157~158) 경전의 백성들(유대인,기독교인)들은 이슬람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지옥간다.(꾸란98:6) 유대인들은 돼지와 원숭이로 변하는 저주를 받았다.(꾸란5:60)

이슬람을 믿지 않는 자들은 가장 저열한 짐승들이다.(꾸란8:55) 너희가 얼마나 잔인한지를 알 수 있도록 가까이 있는 불신자들과 싸우라.(꾸란 9:123) 이슬람을 믿지 않는 사람들을 친구로 사귀지 말라.(꾸란4:144) 모든 종교가 알라의 이름으로 통일될 때까지 싸우라.(꾸란8:39) 모든 수단을 다하여 알라의 원수들을 두렵게 하라.(테러를 가하라, Usuf ali역)(꾸란8:60) 불신자들을 발견하는 즉시 죽여라. 그러나 이슬람을 영접하면 용서하라.(꾸란9:5)’

진정으로 유엔이 타종교를 비난하거나 모독하는 것을 금지하여 인류 평화 공존에 기여할 뜻이 있다면 기독교와 유대교를 포함한 이슬람 외의 모든 종교를 모독하며 테러로 위협하고 사회적으로 이간시키는 이러한 구절을 그대로 따르는 극단적인 이슬람 세력에 대응하는 일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