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샬롬 김 박사(美 쉐퍼드대학교).
그동안 우리는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하신 말씀들의 암호를 하나씩 해독하였다. 이제부터는 각각의 십자가 7언이 각 복음서 전체 속에서 어떤 암호를 가지고 있는지를 살필 것이다. 각 말씀들은 각 복음서 속에서 특별한 관점과 이유를 가지고 쓰였다. 오늘은 우선 마태복음과 마가복음서의 말씀을 살필 것이다.

마태복음과 마가복음의 말씀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마태복음 27:46, 마가복음 15:34)

오직 마태와 마가복음만이 십자가 7언 중 같은 말씀을 함께 언급한다. 같은 말씀이라 하여도 책에 따라 독특한 암호가 존재한다.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마태복음 27:46, 마가복음 15:34)는 마태복음과 마가복음만이 제시하는 말씀이다. 그렇다면 왜 두 복음서에서는 이 말씀만을 알려줄까? 마태복음 27:50과 마가복음 15:37은 동일하게 예수님께서 큰 소리를 지르시고 영혼이 떠나셨다고 기술함으로 다른 말씀도 하셨다는 것을 분명히 암시한다. 그러나 여러 말씀 중에 마태와 마가복음은 예수님의 버림받으심에 대한 것만 선택적으로 전해줄까? 마태와 마가복음의 강조점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가? 그 의미를 어떻게 파악할 수 있는가?

네가 만일 하나님의 아들이어든

그것을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방법은 복음서 전체와 전후 문맥의 내용과 구조를 통한 것이다. 십자가에서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를 외치시기 직전의 상황을 파악하기 위하여 마가복음 15:29-32 과 마태복음 27: 39-44의 말씀들을 대조해 보면 특이한 점을 발견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두 복음서는 같은 내용을 전하지만, 마태복음은 마가의 기본적인 내용에 “네가 만일 하나님의 아들이어든”(40), 저가 하나님을 신뢰하니 하나님이 저를 기뻐하시면 이제 구원하실지라. 제 말이 나는 하나님의 아들이라 하였도다”(43) 등을 첨가하고 있다.

마가복음의 기록자는 이 내용을 매우 단순하게 묘사한 반면, 마태복음의 기록자는 이 부분에서 다른 중요성을 보았다. 우선 이 말의 이전 출처를 알아보자. “네가 만일 하나님의 아들이어든”이라는 말은 마태복음과 누가복음에서만 발견되는 예수님의 40일 금식 후 마귀에게 시험을 받을 때 마귀가 예수님께 유혹하며 한 말이었다.

첫 시험과 마지막 시험의 암호

그 비밀을 알기 위하여 우리는 예수님의 40일 금식의 장면을 살펴보아야 한다. 금식에 대한 마가복음과 마태복음의 소개 비중 역시 다르다. 마가복음은 1장 12-13절에서 예수님께서 성령의 인도로 40일 금식 후 사단에게 시험을 받으시며 들짐승과 함께 계시니 천사들이 시중을 들었다고 두 구절로 짧게 언급한다. 마가복음은 짧게 언급하지만 들짐승과 천사들과의 평화의 회복을 통하여 하나님의 나라가 예수님을 통하여 어떻게 성취되었는지 결과에 강조점을 짧고 명확하게 제시한다. 반면 마태복음은 4장 1-11절을 통하여 예수님의 40일의 금식 후 마귀의 세 번의 시험에 대하여 과정에 강조점을 두어 기술한다. 어떤 점에 강조를 하든 그곳에 비밀 암호가 숨겨져 있다.

“네가 만일 하나님의 아들이어든”(4:3, 4:6)은 마태복음의 기록에서 마귀가 예수님을 시험하면서 두 번 사용하는 말이다. 하나님의 아들이면 돌로 빵이 되게 하고, 성전 꼭대기에서 뛰어 내리라는 것이다. 예수님은 이런 마귀의 시험을 신명기에 기록된 성경의 말씀, 즉 하나님의 감동으로 쓰인 하나님의 말씀으로 거절하신다. 마귀는 마지막 세 번째 시험에서, 천하 만국을 보여주며 자신에게 절하라는 매우 저돌적이고 조급한 청을 하지만 여전히 예수님은 거절하신다. 즉, 마귀가 유혹했던 것에 대하여 아무런 기적을 행치 않으신 것이다. “이에 마귀는 예수를 떠나고 천사들이 나와서 수종을 드니라(마태복음 4:11)”고 성경은 기록한다.

이제 예수님의 십자가 정황과 연결성을 살피기 위하여 비교를 해보자.

3 시험하는 자가 예수께 나아와서 가로되 네가 만일 하나님의 아들이어든 명하여 이 돌들이 떡덩이가 되게 하라
5 이에 마귀가 예수를 거룩한 성으로 데려다가 성전 꼭대기에 세우고 가로되 네가 만일 하나님의 아들이어든 뛰어내리라(마태복음 4장)

40 성전을 헐고 사흘에 짓는 자여 네가 만일 하나님의 아들이어든 자기를 구원하고 십자가에서 내려오라 하며
43 저가 하나님을 신뢰하니 하나님이 저를 기뻐하시면 이제 구원하실지라 제 말이 나는 하나님의 아들이라 하였도다 하며 (마태복음 27장)

먼저 확인할 것은 이미 언급한 것과 같이 사역 시작점과 마지막 점의 대칭성이다. “네가 만일 하나님의 아들이어든”이 정확하게 일치하며 반복된다. 그리고 이것은 우연이 아니다. 이 말은 마태복음에서 이 두 곳에서만 반복된다. 첫째 시험에서 시험자는 마귀였다. 그러나 십자가상에서 예수님께 말하는 이들은 사람들이다. 이 말은 무엇을 말해줄까? 사람들이 십자가상의 예수님을 시험하고 비방하지만, 그 배후에는 사단이 있다는 것이다. 지나던 이들의 이 말은 마귀의 지혜에서 나온 것이라는 것이다. 사탄은 자신의 모습을 십자가에서 감추었지만, 마귀의 지혜를 추구하는 이들을 통하여 에수님을 미혹한다. 인간들은 자기 스스로 모욕과 욕을 하는 것으로 알지만 배후엔 마귀가 그들의 입술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같은 구조, 같은 암호

십자가 정황에서의 미혹과 모욕은 세 부류의 사람들을 통하여서이다. 세 부류의 사람들은 첫째 지나가던 행인들이며, 둘째 대제사장과 서기관 그리고 장로들, 그리고 세 번째로 강도들이다. 이 세 부류의 구분은 40일 금식 후 세 번의 시험과 같은 수 3에 강조점이 있다. 그리고 이 두 미혹과 시험들은 형식적으로 3번의 구조뿐 아니라 내용적인 구조도 동일하다. 내용적으로는 40일 금식의 때 기적을 요구했던 것을 거부하신 주님은 십자가에서도 기적의 시험을 거절하시는 것이다.

왜 그럴까? 금식의 상황에서 마귀의 유혹에 대하여 아무 기적도 행치 않으심으로 여전한 허기짐의 상황을 유지하시면서도 하나님의 말씀을 인용하고, 지킨 것과 같이, 십자가의 상황에서 예수님은 사람들, 마귀의 기적의 유혹에 대하여 역시 아무 기적도 행치 않으신다. 다만 창세기와 시편등을 인용하심으로 말씀을 붙잡고, 말씀을 완성하신다. 예수님은 금식의 상황에서와 같이 십자가의 모든 고난을 신적 능력을 버린 상태에서 기꺼이 고스란히 받으심으로 버려짐, 낮아짐으로 오는 구원을 이루시는 것이다.

수치스럽지 않은 암호문

그것은 이전에도 우리가 살펴 본 바와 같이 대속의 피를 흘리고 죽는 어린양과 죄를 대신 지고 광야에 버려진 채 짐승에게 죽게 되는 아사셀 염소의 상징성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다. 4복음서중 가장 일찍 쓰인 마가복음서는 이런 유대의 전통을 원색적으로 전한다. 또한 마태복음도 유대 전통을 중시여기고 구약이 어떻게 신약에서 예수님을 통하여 이루어졌는지를 강조한다. 예수님은 유월절의 어린양으로 바쳐지고, 아사셀 염소로 버려졌어야 했다. 소생의 기적 없이 완전히 버려지는 것은, 40일 금식 후 어떤 기적도 행하지 않고 고난 당하며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 것이다. 완전히 버려지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희생양이 반쯤 죽은 채 드려지는 법은 없었다. 구약의 전통을 아는 마태복음과 마가복음의 독자들에게 이 완전한 버려짐은 매우 중요한 것이다. 이 버려짐의 비밀을 아는 그들로써는 예수님의 버려짐의 외침이 수치가 아니었다.

버려짐의 결과

두 복음서의 기록자들은 이 버려짐을 강조하고 조금도 수치스럽지 않고 오히려 자랑스럽게 전한다. 이 버려짐으로 말미암는 영광스런 결과를 알기 때문이었다. 이런 배경을 모르고, 암호 해독이 않된 경우에는 이 말이 수치스럽게 여겨질 수 있다. 그러나 마태와 마가의 기록자들는 이 버려짐에 담긴 암호가 해독 되어 이해되었기에 전혀 수치스럽게 생각하지 않았다.

마가복음은 그 결과를 우선은 성소의 휘장이 위로부터 아래까지 찢어진 것을 통해 알려준다. 이것은 이제 누구든지 예수님을 믿는 사람들은 하나님께 직접 나아갈 수 있게 되었다는 영적인 비밀을 말해준다. 그러나 마태복음은 여기에서 멈추지 않는다. 땅이 진동하고 바위가 터지고 무덤들이 열리며 자던 성도들의 몸이 많이 일어나되, 예수의 부활 후에 저희가 무덤에서 나와서 거룩한 성에 들어가 많은 사람에게 보인 것을 또한 알려준다. 그리고 이 일을 지켜 본 백부장과 예수를 지키던 자들이 지진과 그 되는 일들을 보고 심히 두려워하면서 “이는 진실로 하나님의 아들이었도다”(마태복음 27:51-54)라고 고백하는 것을 전한다. 그럼으로 마태와 마가는 예수님께서 하신 7마디 말씀 중에서 이 한 말씀으로 모든 말씀을 종합하고 있다. 이 한 마디면 족하다고 본 것이다. 그리고 그 버려지심은 실로 우리 모두를 구하셨다. 그 구하심 안에 우리가 있다.

이 글은 <크로스 코드>의 출판사 비전북하우스제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