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수생 박모 군은 이번에도 학원수업을 포기해야했다. 수업을 듣는 중에도 계속 뇨의가 느껴져서 수업에 집중을 할 수가 없고, 수업중에도 계속 화장실을 들락거리니 다른 사람들에게 너무 눈치가 보이기 때문이다. 제일 큰 문제는 시험 당일. 작년에도, 제작년에도, 시험 중에 뇨의가 너무 절박하게 찾아와서 시험을 다 치르지 못하고 시험장을 나와야만 했다. 김모군에게 있어서 과민성방광증후군은 자신의 인생을 결정지을만큼 너무나 심각한 질병이다.

윤모 양은 집밖에서의 생활을 단절하고, 친구들과 만나지 않은지도 몇년이 지났다. 집 밖에만 나가면, 이동만 하면, 새로운 곳에 가기만하면 긴장이되서 소변을 너무 자주보고, 절박해져서 급하게 화장실을 찾게되기 때문이다. 고3때부터 시작된 과민성 방광으로 시험도 망쳐서, 원하지도 않는 대학을 간데다가 대학생활도 유지할 수가 없을 정도로 심해지게되어 이제는 집안에서만 지내게 되었다. 처음에는 부모님들도 이해하지 못해서 자살충동을 느낀적도 있다고한다.

◆ 너무나 예민한 방광

과민성 방광증후군이란 방광 감각 신경이 너무 예민해져 본인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방광근육이 수축, 요의를 느끼고 소변을 자주 보는 현상을 말한다. 소변 횟수가 잦아지는 ‘빈뇨’, 소변이 마려우면 참지 못하는 ‘절박뇨’, 갑자기 참을 수 없는 요의를 느끼면서 소변이 새는 ‘절박성 요실금’ 등이 증상이다. 방광에서 느껴지는 팽창 감각이 과민하거나, 방광의 물꼬를 터주는 배뇨근이 민감하기 때문이다. 2002년 국제요실금학회에서 개정된 정의에서는 절박뇨와 상관 없이 빈뇨와 야간 빈뇨를 동시에 가진 경우를 ‘과민성 방광증후군’으로 보고 있다.

원인은 매우 다양하다. 뇌졸중·치매 등 신경계 질환이나 방광 및 요도의 국소적인 자극 등에 의해서도 발생한다. 남성은 나이가 들어 방광 출구를 막는 전립선비대증이 있는 경우, 50% 이상에서 과민성 방광 상태가 된다.

방광염이 있을 때에도 소변빈삭 등이 나타나지만 과민성 방광은 방광염과는 다르다. 방광염은 주로 세균감염에 의한 염증으로, 빈뇨와 절박뇨 등 증세는 비슷하나, 배뇨시 통증을 느끼게 된다. 둘의 구분이 애매한 경우, 소염제 복용 후에도 방광염 증상이 호전되지 않으면 과민성 방광을 의심할 수 있다.

과민성 방광증후군은 우리나라 40대 이상, 성인 남녀의 약 30% 이상이 가지고 있을 만큼 흔하다. 2002년 비뇨기과학회 등에서 국내 20~40대 여성 3372명을 조사한 결과, 전체의 47.8%가 과민성 방광 증세를 보였다. 이는 방광을 자극하는 음식으로 알려진 카페인이 든 커피·알콜음료·감귤류 주스·토마토 주스·탄산음료·꿀 등의 소비가 늘었기 때문이다. 또한 일상생활에서 과도한 스트레스가 잦고, 긴장 상태에서 오랫동안 앉아서 업무를 보는 컴퓨터 작업이 늘어난 탓도 있다.

수험생의 경우 특히나 잠을 쫓기위해 커피를 많이 마시고, 시험 준비때문에 과도한 스트레스 상태가 지속되기 때문에 과민성방광증후군이 생기기 쉬운 환경을 가지고있다.

한의학적으로는 방광이 기운이 약해져서 과민해진 것으로 본다. 방광이 왜 과민해졌을까. 마음이 약한 사람이 더 예민한 법이다. 이처럼 방광이 약해졌기 때문에 더 과민해 지는 것이다. 한의학에서는 첫째로는 방광기운의 약화 둘째로는 방광과 가장 밀접한 관계가 있는 신기능의 약화로 인해 과민성 방광이 발생한다고 본다. 그래서 방광과 신장의 기운을 보강해주는 약재들로 치료하게 된다.

이같은 과민성방광의 치료는 정상적인 방광기능의 회복과 나쁜 배뇨습관의 교정을 목표로 한다. 현대 의학적 치료로는 약물 요법이 주로 이루어지는데 방광의 감각 신경을 둔화시키는 약제가 쓰인다. 신경을 둔화시키는 약제를 사용하기때문에 최근에는 몸의 기능을 떨어뜨리고 기억력을 떨어뜨리는 부작용이 보고되기도했다. 또 기본적으로 3,4달 정도의 치료를 기본으로 하게되는데, 한방치료는 1-3개월정도의 치료로 증상이 대부분 소실되어 그 효과가 뛰어나다.

추운 입시 한파속에서 시험을 치르는 우리 수험생들은 수능 시험날이 되면 과민성방광증후군의 증상은 더 심해지게 된다. 방광은 찬 기운을 담당하는 장부이기 때문에 방광이 약해지면 방광은 더 차가워지게되고 추워지거나 찬기운이 들어올때 증상은 더 심해지게되는것이다. 과민성방광을 가지고 있는 수험생의 고통과 불안은 이루말할 수가 없다. 하지만 한방치료를 통해 좋은 치료결과를 얻을 수 있으므로 하루라도 빨리 치료받아서 그 고통에서 해방될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