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선한 바람이 부는 가을철, 특히 겨울로 넘어가는 환절기에는 어린아이를 동반하고 한의원을 찾아오시는 부모님들이 많아진다.

“옆집 아이가 작년에 한약을 먹고 감기도 걸리지 않고 겨울을 잘 보냈다고 해서요. 감기예방약 좀 지으러 왔어요.”

“독감이 유행할 거라는데 감기를 예방하는 약 좀 지어주세요.”
“우리아이가 기관지가 약해서 감기에 잘 걸린다는데 기관지를 보하는 약을 지어 먹이려구요.”

서양의학에서는 감기는 감기바이러스가 기관지의 윗부분, 즉 상기도에 감염되어 나타나는 질환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발열, 두통, 인후통, 관절통, 기침 등의 증상은 이에 동반되는 증상으로 아직까지 확실한 치료법은 없고 동반되는 증상에 따라 치료한다.

한의학에서는 주로 찬 기운, 바람기운, 즉 풍한(風寒)이라는 외부 환경의 인자가 체내에 침범하였을 때, 신체의 방어기전이 풍한에 대항하는 과정을 감기라고 이해하는데, 이는 외부의 자연환경의 변화가 신체에 스트레스로 작용하였을 때, 우리의 면역기능이 이러한 스트레스를 극복하거나 이에 적응하지 못하였을 때 나타나는 이상현상을 말하는 것이다.

사람들이 같은 변화에 적응하고 적응하지 못하고에 따라 감기에 걸리거나 걸리지 않거나 차이를 보이게 되는데 이는 우리의 면역기능, 나아가서 면역기능이 정상적으로 작용하게 만들어 주는 신체기능의 차이에 따라 다른 반응을 보이게 되는 것이다.

개인의 면역기능은 체내의 생리요소 중에서 기(氣)가 주로 담당한다. 결국 기(氣)의 능력여하에 따라 달라지게 되는데, 기(氣)의 많고 적음이 주된 요소이기는 하지만 기(氣)의 활동이 단독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고 그 외의 다른 요소들과의 균형과 조화를 이루는 협력에 의해서 정상적으로 기(氣)의 기능활동이 이루어지게 된다. 따라서 기(氣)를 충분히 생산해 낼 수 있는 능력과 기(氣)가 신체의 구석구석에 고루 분포하여 신체기능을 전체적으로 균형잡히게 할 수 있는 순환의 여하, 그리고 기(氣)소모의 적당여부 등이 기(氣)의 활동이 활발하여 신체의 면역기능도 강할 수 있는 조건이 되는 것이다.

감기의 예방에는 특별한 비법이 있는 것이 아니다.

기(氣)의 생산이 충분할 수 있도록 음식의 섭취와 소화 흡수능력과 면역의 최전방인 피부를 기능적으로 관장하며 기(氣)를 직접적으로 관리하고 기(氣)의 순환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폐를 비롯한 호흡기 등의 기능을 중심으로, 간, 심, 비, 폐, 신의 오장과 육부를 비롯한 전신기능을 원활하게 하면 기(氣)가 중심이 되어 발휘하는 면역기능도 왕성하여 감기 뿐만 아니라 다른 질환에 걸릴 염려도 줄어들게 되는 것이다.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고 과로를 피하면서, 한의원을 방문하여 기(氣)가 부족하면 기(氣)를 보충하고 기(氣)의 활동에 방해가 될 수 있는 요소가 있으면 치료하여 기(氣)의 활동이 활발하도록 도와준다면 감기예방 뿐 아니라 건강한 생활을 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