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동성애를 죄로 비판했다는 이유로 또다시 목회자가 체포되는 일이 발생해, 현지 종교자유 상황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영국 크리스천투데이에 따르면 잉글랜드 컴브리아 주 워킹턴에서 사역하고 있는 데일 맥알파인(42) 목사는 최근 길에서 설교하던 도중 동성애가 죄냐는 한 동성애자의 질문에, “동성애는 우상숭배, 신성모독, 간음, 술 취함 등과 같이 성경에 분명하게 나타나 있는 죄악”이라고 답했다. 질문을 한 동성애자는 곧바로 한 인권단체에 그를 신고했고, 이 단체 관계자에 이끌려 경찰서에 나가 조사를 받은 맥알파인 목사는 “타인을 학대하고 고통을 유발했다”는 혐의를 부과 받았다.

맥알파인 목사는 혐의를 부인했으나 경찰은 그를 구금했고, 7시간 가량을 감옥에서 보낸 맥알파인 목사는 보석금을 지불한 뒤에야 풀려났다.

영국에서는 지난 달에도 미국 출신의 숀 홀즈 목사가 거리에서 설교를 전하던 중 동성애를 죄라고 지적한 뒤 체포되어 벌금형을 선고 받은 일이 있다. 홀즈 목사 역시 설교를 하던 현장에 있던 동성애자들의 질문에 답을 했다 이같은 일을 당했다. 홀즈 목사는 동성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물음에 "동성애는 하나님께서 미워하시는 죄"라고 대답했는데, 당시 경찰은 홀즈 목사에게 “호모포비아(동성애혐오증)를 부추김으로써 사회 균형을 깨뜨렸다”는 혐의를 씌웠다. 맥알파인 목사와 홀즈 목사는 동성애자들의 질문이 다분히 고의성을 띠고 있었던 것 같다고 공통적으로 밝히고 있다.

동성애를 비판했다는 이유 한 가지만으로 목회자들을 체포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 영국 교계에서는 현재 거센 반발이 일고 있다. 이 가운데 현지 가톨릭 교회 지도자인 크리스티나 오돈 전 가톨릭 헤럴드 편집장은 텔레그래프지 투고를 통해서 이같은 조치의 부당함을 규탄하기에 나섰다.

그는 “맥알파인 목사는 새로운 종교재판의 또다른 희생자”라며 “종교재판을 주도하는 것은 세속주의이며, 여기에는 어떤 관용도 허용되고 있지 않다”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그는 “양심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가 개인의 권리보다 항상 앞선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발달되고 관용이 허용된 사회에서는 각 자유와 권리 간에의 조절과 협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목회자에게는 그가 믿는 바를 표현할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기독교 박해 국가들에서나 들려오던 목회자의 체포 소식이 기독교 전통이 오래된 자유국가 영국에서 들려오는 데 대해 해외 교계 역시 당혹감과 우려를 동시에 표시하고 있다.

미국 복음주의 교계 지도자인 앨버트 몰러 남침례신학교 학장은, “우리는 기독교 사역을 범죄로 간주하고, 기독교인의 양심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현실을 보고 있다”며 “성경은 분명히 동성애를 죄악으로 밝히고 있으며, 교회는 20세기 동안 이를 가르쳐 왔다. 그런데 지금은 오히려 죄를 가르치는 것이 감옥에 보내질 수 있는 죄가 되어 버렸다”고 비판했다.

그는 맥알파인 목사 등에게 일어난 사건들은 “기독교의 진리를 가르치는 일이 잠재적인 범죄 행위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기독교 평론가이자 저술가인 피터 힛친스는 영국 사회가 점차 신앙을 표현하는 일이 어려운 일이 되는 분위기로 바뀌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1986년 공공규율법안은 공공 장소에서 성경을 인용하는 목회자를 체포해도 된다고 규정해 놓지는 않았지만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났으며, 2004년의 시민결합법안은 공무원이라면 반드시 동성애자 커플을 인정해야 한다고 명시하지 않았지만 결국 그렇게 됐으며, 1967년의 성적반대법안은 동성애에 대한 비판을 금지한 것은 아니지만 오늘날 맥알파인 목사 등이 겪은 일과 같은 일들이 벌어지기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그는 “보다시피 이렇게 되기까지 그렇게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며 사회의 급속한 세속화에 따라 이같은 일들이 영국이 아닌 다른 어떤 국가들에서도 동일하게 벌어질 수 있는 일이라며 새로운 유형의 기독교 ‘박해’에 경계를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