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본철 교수(성결대학교)
배본철 교수(성결대, 교회사)는 지난 한 해 필리핀, 아프리카, 영국 등 세계를 돌며 성령의 역사를 체험했습니다. 스스로 이 순회를 ‘세계순회 성령사역’이라 이름 붙였죠. 그는 이 순회를 통해 “신념과 주장을 좀 더 힘 있게 나눌 수 있게 되었다”고 했습니다. 배 교수가 가졌던 신념과 주장은 무엇일까요. “나의 거듭난 삶 자체가 하나님께서 거저 주신 은혜”라고 고백하는 배 교수가 자신의 신념과 주장을 글에 녹여 본지에 기고했습니다. 질풍노도의 기간을 지나 하나님을 만나고, 성령을 좇아 세계를 순회했던 모든 과정을 매주 화요일 소개합니다. 배 교수와 함께 성령이 운행하는 세계로 다시 떠나봅시다.

아내의 몸

안식년 떠나기 전 하나님께서 아내의 몸을 기적적으로 치유하신 후, 아내에게는 그동안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 그런데 어느 날 아내의 가슴이 좀 답답하게 느껴지고 또 밤에 꿈도 별로 안 좋았다고 한다. 그래서 하나님께 기도하면서 여쭤볼 때, 갑자기 아내에게 성경의 아나니아와 삽비라 생각이 났다. 돈과 관련된 것이다. 선교지에서 우리가 하나님께 드리기로 했던 헌금에 대해서 달러로 계산할 때와 한국 돈으로 계산할 때 그 차이가 많이 났다. 그리고 환율의 변동 때문에 언제 돈을 환전할 것인지도 역시 신경이 쓰이는 부분이었다.

그러나 성령께서는 이런 부분을 지적하시면서 아내의 가슴을 답답하게 하신 것이다. 그때부터 우리는 치사하게 환율 변동에 마음 빼앗기지 않기로 다짐했다. 우리는 전능하신 왕의 자녀가 아닌가!

한번은 아내가 며칠간 계속 배가 아픈 것이다. 뜨거운 팩으로 찜질도 하고 했으나 가라앉지 않앗다. 아내는 그러나 약을 먹으려 하지 않고 내내 하나님께 감사의 기도만 드리는 것이었다. 이 연약함을 통해 무언가 하나님의 뜻과 인도하심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어느 날 아침 통증이 씻은 듯이 사라졌다. 그날 아침 큐티 말씀 중에 아내가 감동 받은 말씀이 있었다.

나를 능하게 하신 그리스도 예수 우리 주께 내가 감사함은 나를 충성되이 여겨 내게 직분을 맡기심이니-디모데전서 1:12

아내는 몸에 통증이 오고 아플 때마다 자신의 몸이 주님의 성전임을 계속 고백하면서 감사를 계속한 것이다. 그러면서 이런 연약함 중에 아버지 하나님께서 무엇을 말씀하시는지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그 믿음 안에서 역사하는 능력 안에서 어젯밤까지 불편하던 통증이 사라지게 된 것에 대해, 그리고 우리를 충성스럽게 여겨 직분을 맡기신 일에 대해 우리는 감사와 찬양을 드렸다.

그날은 멀리 산치아고교회까지 가서 전도부흥집회를 여는 날이었다. 모든 스탭들이 몇 주간 기도로서 준비하고 있었지만, 무언가 사단의 계략이 우리를 가로막으려 하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우리는 출발하기 전 단단히 기도로 무장을 하기로 했다. 교회로 이동하기 전, 아내의 머리가 너무 아파서 전도부흥회가 열리는 교회를 못 갈 정도였다. 오후 예배 끝나고 아내는 나에게 말했다.

“여보. 오늘은 내가 집에 남아 당신 위해 기도해 주면 안 될까요? 너무 머리가 아파요.” 나는 사단의 속임수가 우리 주위에 어른거리는 것을 느꼈다. 나는 단호히 그러나 부드러운 어조로 대답했다. “사단의 장난이요. 당신이 예배에 참석하기만 하면 머리 아픈 것이 사라질 거요.”
“아멘!”

아내는 극심한 고통에도 불구하고 믿음으로 행하기로 했다. 사단은 그날 우리 앞에서 마치 미쳐 날뛰는 것 같았다. 교회를 향해 앞서 가던 우리 일행 중의 한 지프차에 어떤 아이가 갑자기 뛰어들어 교통사고를 치르게 되었다. 다행히 경미한 사고라 아이는 크게 놀란 것 외에는 별 상처가 없었다. 그러나 이 일로 인해 집회 전에 몇 사람이 경찰서와 병원을 뛰어다녀야만 했다.

교회에 도착하여 집회 준비를 하는데, 이번엔 빔 프로젝트가 고장이 난 것을 확인했다. 멀쩡하던 것인데 아마 비포장도로를 이동 중에 무언가 잘못 된 모양이다. 예배 직전까지 스탭들이 손을 써보았지만 여전히 먹통이었다. 빔 프로젝트가 안 되면 찬양 가사를 띄울 수 없고, 전도부흥집회라서 사람들이 찬양을 잘 모르기 때문에 따라 할 수도 없다. 모든 것이 느슨하게 풀어진 분위기다.

‘완전히 비상사태다. 기도 밖에 없다.’

말씀 전할 시간이 다가오는 동안 나는 계속 속으로 기도하고 있었다. 그리고 사단이 두텁게 쳐놓은 진을 예수의 이름으로 파하기 시작했다. 이윽고 나는 강단으로 나갔다. 그리고는 곧바로 설교의 본문을 읽었다.

내 영혼아 여호와를 송축하라 내 속에 있는 것들아 다 그의 거룩한 이름을 송축하라 내 영혼아 여호와를 송축하며 그의 모든 은택을 잊지 말지어다 그가 네 모든 죄악을 사하시며 네 모든 병을 고치시며 네 생명을 파멸에서 속량하시고 인자와 긍휼로 관을 씌우시며 좋은 것으로 네 소원을 만족하게 하사 네 청춘을 독수리 같이 새롭게 하시는도다-시편 103:1-5

말씀에 기록된 바와 같이, 하나님은 우리의 죄악을 사하시며 우리 영혼을 구원하시는 분이이시며, 모든 병을 고치시며 악한 영의 권세에서 우리를 해방시키는 분이시며, 그리고 우리의 삶을 참으로 기쁨과 능력으로 넘치게 하시는 분임을 간단히 소개했다. 그리고 곧바로 기도의 제목들을 주고 기도의 시간으로 들어갔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사단의 진이 무너질 것을 명했다. 육체의 질병의 치유를 선포하고, 더러운 영의 속박이 풀렸음을 선포했다.

무언가에 무겁게 눌려있던 것 같던 분위기가 갑자기 바뀌면서 모두들 뜨겁고 간절하게 기도를 드렸다. 그날 교회에 안 다니던 많은 사람들이 예수님을 믿기로 결단하고 앞으로 나왔다. 나는 그분들을 위해 한분씩 머리에 손을 얹고 기도를 해드렸다. 기도 받은 후에 많은 분들이 병 고침을 받았다고 손을 들어 표시했다. 또 하나 놀라운 일은 그렇게도 아팠던 아내의 두통이 예배드리는 가운데 거짓말처럼 사라졌다는 사실이다. 그날 아내가 큐티를 통해 받은 하나님의 말씀이다.

우리 안에 거하시는 성령으로 말미암아 네게 부탁한 아름다운 것을 지키라-디모데후서 1:14

그날 우리는 주님께서 우리에게 부탁하신 모든 것을 성령의 능력으로 지킬 수 있었던 멋진 주일이었다. 아내는 비록 자신의 몸이 연약하지만, 그러나 이 연약함이 곧 주님을 의뢰할 수 있는 도구가 됨을 깨달아 안다. 그리고 주님을 전심으로 의뢰할 수 있을 때가 곧 주님의 능력으로 강하게 설 수 있는 때임을 안다. 그러기에 우리는 사도 바울처럼 우리의 약함을 언제나 자랑하게 된다.

나에게 이르시기를 내 은혜가 네게 족하도다. 이는 내 능력이 약한 데서 온전하여짐이라 하신지라. 그러므로 도리어 크게 기뻐함으로 나의 여러 약한 것들에 대하여 자랑하리니 이는 그리스도의 능력이 내게 머물게 하려 함이라-고린도후서 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