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여중생 이모양 피살사건 피의자 김길태는 어린 시절, ‘교회’ 앞에 버려졌다. 교회 앞에 버려진 그를 양부모가 입양해 키웠고, 길에서 태어났다는 의미로 ‘길태’라는 이름을 붙여줬다고 한다.

김길태가 교회 앞에 버려졌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교회가 많은 이들에 의해 지탄받고 있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교회에 희망을 두고 있다. 제2의 김길태를 막기 위해 교회는 무엇을 해야 할까.

사전예방교육 필요… 왜곡된 성인지(性認知) 교정해야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강간범죄 추세가 최근 폭증하고 있다. 2002년 6119건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1만215건으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성범죄는 피해자 신고율이 6~7% 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실제 범죄 피해율은 그보다 더 높을 가능성이 크다.

성범죄가 증가하는 원인으로 우선 텔레비전이나 인터넷과 같은 매스미디어의 부작용을 들 수 있다. 폭력적이고 자극적인 영상물로 인해 잘못된 성관념을 갖게 되는 경우다. 성차별적인 문화 역시 왜곡된 성인지(性認知)를 낳는다. 사회보호장치가 미흡한 것도 문제의 원인으로 지적된다.

▲교회 앞에 버려졌던 김길태. 그는 자신이 세상으로부터 버림받았다는 생각에 갇혀 어느 누구와도 친밀한 관계를 맺지 못한 채 유일한 도피처를 ‘성(性)’으로 삼았다. 교회는 제2의 김길태를 막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 

성범죄를 막기 위해 전자발찌를 채우거나 형량을 무겁게 하는 등 사회적인 제도나 법률을 보완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철저한 예방이라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송길원 목사(하이패밀리 대표)는 “성범죄를 진단만 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처방’이 중요하다”면서 “김길태가 교회 앞에 버려졌다고 하는데, 이제 교회도 이러한 문제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예방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송 목사는 “무엇보다도 청소년들의 성 문제가 점차 심각해지고 있다. 사회범죄만이 아니라 성의식 자체에 큰 변화가 오고 있지만 교회에서는 교육 자체가 없다”면서 “이제부터라도 교회 내부에서 올바른 성에 대한 교육을 해야 한다”고 했다.

왜곡된 성지식을 전파하는 매체들로부터 청소년이나 청년들을 지키기 위해서는 교회가 먼저 나서 성은 하나님이 주신 아름다운 축복의 선물이지만 잘못 사용하면 흉기가 될 수 있고 범죄가 될 수 있음을 미리 알려주는 작업들이 우선돼야 한다.

또 성을 이중적 잣대로 생각하거나 ‘무조건 보지 말라’는 방식보다는 성에 대한 올바르고 정확한 지식을 제공하는 건전하고 오픈된 강의를 제공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현재 가정문화원을 비롯한 가정사역단체들은 기독교 관점에서 건전한 성지식을 제공하는 ‘아름다운 성(性)’과 같은 성교육 프로그램을 개설하고 있다.

부모의 역할도 중요하다. 송길원 목사는 “부모들은 자녀를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품지 못했을 때 자녀가 가질 심리적 공허와 소외감 등이 사회적 범죄로 나타날 수 있을 가능성에 대해 고민하면서 답을 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교회는 ‘치유’의 장소

두상달 장로(가정문화원 대표)는 교회가 ‘치유’의 장소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인주의로 인한 가정파괴는 자녀들에게 돌이킬 수 없는 큰 충격을 남긴다. 두 장로는 “김길태 같은 경우, 자라면서 성격적으로 수많은 상처와 비뚤어진 성향을 갖고 있었다. 교회가 그러한 아이를 구원하지 못하고 치유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우리의 사명이 무엇인지 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길태는 자신이 부모에게 버려진 존재라는 사실을 알고 난 후, 가족과의 관계조차 거부하고 자기만의 세계에 빠져 혼자 살아갔다. 두 장로는 “성적욕구에 민감했던 나이 어린 김길태에게 유일한 탈출구는 성적인 공상이었을 것”이라며 “교회가 상처받은 이들을 정서적인 관심과 사랑으로 돌보는 사명을 다할 때, 이러한 범죄를 예방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가정이 그리스도의 말씀으로 올바르게 세워지고 회복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