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본철 교수(성결대학교)
배본철 교수(성결대, 교회사)는 지난 한 해 필리핀, 아프리카, 영국 등 세계를 돌며 성령의 역사를 체험했습니다. 스스로 이 순회를 ‘세계순회 성령사역’이라 이름 붙였죠. 그는 이 순회를 통해 “신념과 주장을 좀 더 힘 있게 나눌 수 있게 되었다”고 했습니다. 배 교수가 가졌던 신념과 주장은 무엇일까요. “나의 거듭난 삶 자체가 하나님께서 거저 주신 은혜”라고 고백하는 배 교수가 자신의 신념과 주장을 글에 녹여 본지에 기고했습니다. 질풍노도의 기간을 지나 하나님을 만나고, 성령을 좇아 세계를 순회했던 모든 과정을 매주 화요일 소개합니다. 배 교수와 함께 성령이 운행하는 세계로 다시 떠나봅시다.

초월적인 성령의 능력

9월 중순경 시드니에 있는 어느 순복음교회에서 부흥에 대한 주제로 말씀을 전했는데, 많은 성도들이 자신의 이후 삶을 부흥을 위한 밀알로서 살겠다고 하는 다짐을 했다. 특히 이 교회를 위해서 기도할 때, 주님께서 그 교회 담임목사에게 갑옷을 입혀주시는 마음의 영상을 보았다. 그분은 예배가 끝난 후 오른 손을 들어 감격어린 어조로 내게 말씀하셨다.

“우리 교회, 이제부터 부흥입니다!”

어느 교회에서는 말씀을 선포하는 중 회개의 영이 임하면서 성도들 중 여러 명이 눈물을 흘리게 되었다. 그리고 곧 이어진 기도회에서, 갑자기 뒷줄에서 찬양을 부르시던 그 교회 사모님이 옆으로 쓰러진 것이다. 사모님 바로 옆에서 찬양하고 있던 나의 아내가 놀래서 나를 손짓하여 불렀다. 내가 보니, 사모님은 그 교회를 둘러싸고 있는 부정적인 영들에 의해 공격을 당한 것으로 보였다. 그래서 의자에 바로 눕히고 나서 기도해 주니, 사모님은 제 정신이 들면서 눈을 뜨셨다.

그런데 쓰러진 사모님을 위해 나와 함께 기도하고 계시던 그 교회 목사님이 갑자기 눈물을 뚝뚝 흘리며 흐느끼고 계시는 것이 아닌가. 그러면서 그분은 내게 부탁하신다.

“목사님. 제발, 제발 저를 위해 기도해 주십시오.”

나는 목사님과 얼싸안고 많은 눈물로 함께 영적 재무장을 위해 기도했다. 사역자들의 영적 무장은 목회나 선교사역에 있어서 가장 절실한 문제라고 생각했다. 특히 사역자로서의 남편과 아내는 함께 부부 영성(spouse spirituality)의 길을 가는 것이기에, 어느 한 사람만 무장되었다고 해서 승리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부부가 함께 성령 충만한 그리스도의 제자로서의 무장을 갖추어야만 하는 것이다.

한 교회에서 목사님과 성도들이 은혜 받기를 사모한다고 하면서 우리 부부를 초대하였다. 그런데 교회당이 아닌 어느 성도의 가정에서 모였다. 호주에서는 대부분의 한인교회들이 교회당을 빌려 쓰다 보니 공간적으로도 제한되고 시간적으로도 제한되곤 한다. 그러다 보니 기도할 수 있는 공간과 시간이 충분치 않다는 것이다. 안타까운 실정이다. 그래서 가정들을 개방해서, 필요할 때 기도처로 사용하는 것이 불가피한 것 같다.

내가 방문한 이 교회는, 도심에서 좀 떨어진 한적한 성도 댁에 모여서 함께 식사한 후에 기도의 시간을 갖는 것을 보았다. 아무튼 교회는 기도하는 공동체여야 한다. 교회당이 허락되지 않는다면 가정에서든 어디서든 기도의 시간들을 모아야 한다. 그래야 영혼들이 숨을 쉴 수 있다.

시드니의 어느 교회 청년부 집회에 두 번에 걸쳐 초대되었다. 회개와 성령 충만에 대해 말씀을 전하고 이를 위해 합심해서 기도하였고, 집회 후에는 개인기도 받을 사람들만 따로 시간을 가졌다. 전에 내가 만나보지도 못했던 청년들이고 또 이들이 지닌 문제가 무언지 또한 전혀 모르지만, 성령의 인도하심만을 잘 따르면 가장 적절한 기도를 개개인을 위해 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을 나는 그동안의 사역을 통해서 경험해왔다. 몇몇 청년들이 기도 받기를 원해서 자리에 남아 있었다.

한 자매를 위해 기도하기 시작할 때, 그 자매가 이성 관계에 있어서 해결을 보지 못하는 문제가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 문제로 인해 신앙의 자유함도 누리지 못하고 늘 죄책감에 눌려 있는 것이다. 나는 그 부분에 대해 기도하는 가운데 자매에게 조용히 말해 주었고, 그 자매는 눈물을 흘리며 괴로워하다가 마침내 부적절한 관계를 정리하겠다는 큰 결단 가운데 기도를 마칠 수 있었다. 물론 나는 그 자매가 성령을 충만히 받도록 기도해 주는 것 또한 잊지 않았다.

또 한 자매의 경우는, 아버지에 대한 극도의 원한이 우울증을 유발하여 자살을 늘 생각하고 있는 상태임을 성령께서 내게 알려주셨다. 나는 성령께서 보여주신 바를 조용하게 그 자매에게 말해주었다. 그러자 그 다음 영상이 내 마음 속에 떠올랐는데, 그 자매의 아버지가 어렸을 때 부모로부터 억압과 학대를 받는 장면이었다. 나는 내가 보고 있는 영상을 그 자매도 볼 수 있게 해달라고 성령께 부탁드렸다. 그러자 그 자매에게도 아버지의 어린 시절의 측은한 모습이 마음의 영상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자매가 자기의 아버지를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품어주는 장면까지 영상은 진전이 되었다. 그리고 마침내 나는 치유를 선포하였다. 자매는 이제 자기의 아버지를 진심으로 이해하고 또 동정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아버지에 대한 원망과 미움의 감정은 눈 녹듯이 사라졌다.

“이제는 아버지를 사랑할 수 있게 되었어요.”

기쁨의 눈물 속에서 그 자매가 내게 고백한 말이었다. 어느 교회의 집회에 초청 받았을 때의 일이다. 집회가 있는 날 새벽에 성령께서 그날 집회를 통해 치유 받을 환자들이 많다고 알려주셨다. 아침에 그 교회 담임목사께서 나를 데리러 오셨고, 나는 차로 이동하면서 목사님에게 교회 내에 병자들이 많이 있는지를 여쭤봤다. 목사님은 어린이 하나가 엉덩이 쪽에 이상한 질병이 있고 허리 아픈 사람이 몇 있는 것 외에는 비교적 건강한 사람들이라고 말하신다. 별로 아픈 사람이 없다는 목사님의 말씀을 들었지만, 나는 그날 새벽 주신 주님의 인도하심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곰곰이 생각하고 있었다.

예배가 시작되고, 나는 설교 중에 성령의 감동을 따라 공개적으로 육체와 영혼의 치유를 선포하였다. 예배 후에는 담임목사님께서 중보기도팀원들을 데리고 내게 오셨다. 모두 한 사람씩 기도해 주라는 것이었다. 목사님은 옆에서 나의 기도에 마음으로 함께 하고 계셨다. 나는 한 분씩 개인적으로 기도해 주었는데, 성령께서 각 사람에게 주시는 성경 구절들과 영상들이 있었다. 모두들 눈물을 흘리며 기도를 받는 놀라운 시간이었다.
한두 주 후에 그 교회 목사님을 만났을 때, 그분은 매우 상기된 어조로 내게 말씀하셨다.

목사님. 그날 예배 중에 병 고침 받은 사람들이 많더라구요. 치유 받았다고 제게 연락해 온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목사님께 개인적으로 기도 받은 분들이 기도 받고는 모두 놀랐습니다. 너무 정확하게 자기 영혼의 상태에 맞는 예언의 말씀이 주어져서 모두들 영혼이 회복되었다고 하더라구요. 저 역시 큰 은혜를 받았습니다.

특히 마지막으로 이 목사님이 따로 데려 온 어떤 여성도가 있었다. 굉장히 정숙한 이미지의 여인이었는데, 기도를 받고나서는 큰 소리로 울며 회개했다. 이 여인은 기도 받기 전에 자신의 문제들을 내게 말하려 했으나, 나는 손을 저어 만류하였다. 그 대신 나는 곧 그 분의 어깨에 가볍게 손을 얹고 기도를 했는데, 이 분은 기도 중에 내 입을 통해서 나오는 메시지를 듣고 매우 놀라며 회개하게 되었다. 그런데 성도들이 돌아간 후 이 겸손한 목사님께서는 더 깜짝 놀랄 만한 말씀을 하시는 것이다.

“교수님. 여태까지 저는 헛 목회를 한 것 같습니다. 이제부터는 성령님을 전적으로 의지하며 사역하겠습니다.”

어느 교회에서 열린 집회 때, 설교가 끝나기가 무섭게 어떤 건장한 청년 하나가 헐레벌떡 자신의 가슴을 감싸고 달려 나오더니 내게 기도를 요청하였다. 그의 얼굴은 마치 금방이라도 죽을 것 같은 표정이었다.

그때 그 청년을 보는 순간, 내 마음 속에는 할퀴는 고양이와 사납게 무는 개에 대한 영상이 떠올랐다. 나는 그에게 다가가 이 점에 대해 먼저 지적하였다. 그러자 그는 하나씩 숨겨진 죄를 자백하게 되었다. 그가 그날 고백한 죄의 목록은 어머니에게 거짓말을 하고 호주에 와 있다는 것, 여자 친구와의 부적절한 관계, 재정에 대한 근심, 흡연 등 매우 많았다. 그는 며칠 동안 마음이 몹시 무겁고 가슴에 통증이 있었다고 한다. 특히 교회에 들어오면 그 통증이 더욱 심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성령께서는 그날 한 가지 한 가지씩 자신의 죄를 나에게 고백하게 하셨고, 마침내 마음이 후련해지고 가슴의 통증이 사라졌다고 한다.

나는 이런 일을 볼 때마다 정말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진정 거듭난 크리스천이라면 어떻게 이렇게 많은 죄를 회개하지도 않고 살아갈 수 있을까?’ 이런 답답한 영적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은 단 하나라고 본다. 그것은 죄악을 회개하고 온전히 자신을 주님께 드리는 것이다. 그래서 매일 매 순간을 성령의 다스리심 속에 살아가는 것이다. 이 길만이 온전한 크리스천이 되는 길이고, 또 이 길만이 하나님의 나라를 우리의 삶 속에 확장해 갈 수 있는 길이다. 그리고 그 궁극적인 목표점은 세계선교의 완수를 향한다.

시드니의 어느 큰 한인교회에서 1,2,3,부 설교와 EM(English Ministry) 예배 영어설교를 하였다. 각 예배 때마다 성령께서 강력하게 일하셔서 큰 역사가 일어났다. 특히 2부 예배 때는 찬양 시간부터 내 눈에서도 감격의 눈물이 볼을 타고 내려오면서 흐느껴 울게 되었다. 고아와 같이 우리를 버려두지 않고 우리를 찾아오시는 성령님에 대한 감격이었다.

2세들을 위한 EM 예배 때도 힘껏 말씀을 전했고, 또 청소년들이 열심히 말씀을 경청하는 것을 보았다. 그러나 한편 마음에 남아있는 아쉬움이 기도의 제목으로 남는다. 하나님께서 한국교회에 주신 영성이 이들 2세들에게도 힘 있게 흘러가도록 해야 한다는 거룩한 마음의 짐을 갖게 되었다.
그날 저녁에는 우리 부부가 많은 동문 선교사들을 초청하여 식사를 대접하였다. 정성껏 염소로 영양탕을 준비하였고, 모두들 맛있게 식사를 하셨다. 식사 후에는 성령세례 세미나를 진행하고 기도 시간을 가졌는데, 모두들 큰 능력을 받는 시간이 되었다.

호주에서의 두 달 동안의 사역은 그야말로 감격의 연속이었다. 성령께서는 가는 곳곳에서 당신의 초월적인 능력의 역사하심을 드러내셨다. 많은 이들이 죄악을 회개하고, 병 고침과 내면의 치유를 경험하고, 더러운 영들로부터 자유하게 되고, 사도행전에 기록된 바와 같은 성령 받는 일들이 이곳저곳에서 강력하게 일어났다. 성령의 불길은 마치 들불과도 같이 확산되어가고 있었다.

이러한 성령의 나타남과 더불어, 이곳에서 사역하고 계시는 목회자와 선교사들은 성령의 능력으로 인한 부흥의 시대가 곧 이 곳 시드니에 올 것이라는 큰 기대를 갖고 있었다. 그들은 부흥을 위해서라면 자신의 생명까지라도 한 알의 썩는 밀알로 바칠 것을 다짐하며 기도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