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본철 교수(성결대학교)
배본철 교수(성결대, 교회사)는 지난 한 해 필리핀, 아프리카, 영국 등 세계를 돌며 성령의 역사를 체험했습니다. 스스로 이 순회를 ‘세계순회 성령사역’이라 이름 붙였죠. 그는 이 순회를 통해 “신념과 주장을 좀 더 힘 있게 나눌 수 있게 되었다”고 했습니다. 배 교수가 가졌던 신념과 주장은 무엇일까요. “나의 거듭난 삶 자체가 하나님께서 거저 주신 은혜”라고 고백하는 배 교수가 자신의 신념과 주장을 글에 녹여 본지에 기고했습니다. 질풍노도의 기간을 지나 하나님을 만나고, 성령을 좇아 세계를 순회했던 모든 과정을 매주 화요일 소개합니다. 배 교수와 함께 성령이 운행하는 세계로 다시 떠나봅시다.

시드니연세중앙교회(下)

시드니연세중앙교회에서 아내가 몇 주에 걸쳐 젊은 부부 커플 대상 가정사역 세미나를 시작할 때 하나님께서 아내에게 보여주신 꿈의 내용이다.

입이 큰 멧돼지가 있는데 몸집은 상대적으로 매우 작았다. 아내가 예수님의 이름으로 돌을 던졌는데, 죽지는 않고 코와 입이 작아졌다. 다음으로는 닭이 나타났는데, 이상하게도 주둥이가 길고 빼죽했다. 부산하게 돌아다니는 모습을 보고 아내가 나가라고 소리쳤더니 그만 둥지 속으로 들어가 버렸다. 그 둥지 앞에는 사자 한 마리가 입구에 앉아 있었다. 머리가 크다. 그러나 이 사자는 입만 컸지 힘이 없었다. 아내가 나가라고 소리치면서 삽 같은 도구로 내리쳤더니 그만 주둥이가 문드러졌다.

교인들이 대화로 인해 서로 상처를 주고 있는 것을 성령께서 보여주신 것이다. 정말 이 날부터 시작된 세미나 속에서 서로 말로서 상처를 주던 교회내의 문제 그리고 부부 간의 문제들이 해결되는 일이 계속해서 일어났다. 성령께서 악한 영의 권세를 제압하시고 승리를 이루신 것이다.

10월 1일부터 15일까지 나는 이 교회에서 매일 밤 로마서강해를 진행하였다. ‘Living with Romans’(로마서로 살기)라는 제목으로 강의안을 만들어 배부하였다. 나는 로마서의 내용을 가지고 기도 중심의 말씀을 전하기로 했다. 로마서! 신앙의 뼈대와도 같은 말씀이 잘 정리되어 있는 성경이다. 성경 66권중에서도 기독교 복음 신앙의 진수가 논리적이고 체계적으로 정리되어 있는 책이다. 역사상 수많은 크리스천들이 로마서의 내용을 통해 신앙을 확립해왔다. 바라기는 믿음의 뿌리가 약하고 변화무쌍한 청년들의 세대 속에 로마서의 복음이 확고하게 자리 잡았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매일 밤 로마서강해 후에는 말씀을 놓고 기도하는 합심기도회가 계속 되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큰 문제가 있는 사람들만 따로 줄서서 기다리다가 기도를 받기로 했다. 한 사람씩 기도하는 가운데, 어떨 때는 더러운 영을 쫓아낼 것을 성령께서 지시하시곤 한다. 이럴 때는 성령께 순종하여 더러운 영이 떠나갈 것을 명령하면 즉각적으로 더러운 영들이 묶음을 풀고 사라지곤 했다. 더러운 영이 떠나갈 때, 어떨 때는 그 자리에 죽은 듯이 쓰러지는 사람들도 있었다. 이럴 때면 얼마 후 다가가서 안수하며 기도해주면 다시 깨어 일어나곤 한다. 깨어날 때 방언을 하면서 깨어나는 사람들도 있다.

어느 날은 집회 후에 두 자매가 다가와서 방언을 받기 원한다고 했다. 나는 별로 지체함 없이 두 자매의 어깨에 동시에 손을 얹었다. 그러나 두 자매에게서 방언이 나오지 않았다. 한 자매는 눈물만 주룩 주룩 흘리게 되었고, 또 한 자매는 기도하는 중 뒤로 쓰러졌다. 그러나 방언은 나오지 않았다. 나는 얼마 후 감사기도로서 마치고 두 자매들에게 좀 더 준비하면서 기도할 것을 말했다.

그들을 돌려보낸 후 무슨 이유인지 나의 가슴이 한동안 무거웠다. 이윽고 내가 성령의 인도하심을 제대로 분별하지 못하고 행했던 점을 주님 앞에서 깨달았다. 아무리 사람들이 와서 자기들의 요구를 위해 기도해 주길 바란다 할지라도, 나는 성령님 앞에 그들의 영혼을 올려놓고 먼저 인도하심을 구해야 했다. 두 자매들에게 필요했던 것은 방언이 아니라 먼저 그들이 주님 앞에서 특별한 점들에 대해 회개해야 할 일이었다. 나는 앞으로 이런 실수를 결코 하지 않을 것을 다짐했다.

기도 받을 사람이 내 앞에 와서 설 때, 성령께서 어떤 영감이나 메시지를 주시면 그대로 순종하며 기도한다. 어떨 때는 기도 받는 사람이 남을 원망하고 있는 마음을 내가 느끼게도 하시고, 또 어떨 때는 마음의 영상을 통해 기도 받는 분의 영적 상태를 보여주시기도 한다. 기도해주면 방언을 말하게 되는 이도 많이 있었지만, 공통적인 것은 갑작스런 눈물을 흘린다는 것이다. 어느 날인가는 기도를 받은 십여 명의 사람들이 모두 갑작스런 눈물과 함께 흐느끼며 울게 되었다. 어떤 사람은 주체할 수 없는 눈물과 함께 통곡이 터져 나온다. 회개케 하시는 성령의 사역이다. 악령이 쫓겨나기 전이나 또는 성령의 권능을 받기 전에 성령의 회개케 하심에 따라 흘리는 눈물이다.

개개인의 문제를 위해 기도를 해 줄 때, 기도해주는 사람이 성령의 인도하심에 민감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사실은 두말할 나위 없다. 구체적인 기도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간단한 형식적 기도만으로 끝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리고 모든 경우에 반드시 눈을 감고 기도할 필요는 없다. 서로 대화 하다가 자연히 기도로 들어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기도 받는 사람에게서 더러운 영이 분리될 때는 눈이 감기고 몸이 뒤로 넘어가는 현상이 종종 있었다. 그러나 꼭 넘어지지 않아도 더러운 영을 쫒을 수 있고 또 성령도 받을 수 있게 된다는 점은 당연하다.

나는 새롭게 성령을 받게 된 분들에게는 곧 무릎을 꿇고 방언으로 감사의 기도를 드릴 것을 권하곤 했다. 때로는 성령 체험을 하고 방언을 하는 분들을 위해 옆에 가까이 가서 방언 통역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릴 때도 있었다.

한번은 어떤 자매가 가정 문제로 가슴이 답답하여 기도를 받으려고 줄에 서있는데, 자기 마음 속에서 계속 사나운 음성이 들려왔단다.

“기도 받지 마라. 어서 네 자리로 돌아가라. 기도 받으면 넌 그 자리에서 죽을 것이다!”

그 자매는 가슴이 막 조여 오는 가운데 이런 음성과 싸우다가 거의 실신지경에 이르게 되었다. 내가 기도 받을 다음 순서의 사람을 맞이하려다 보니, 저 뒤쪽에 그 자매가 온 몸을 뒤틀며 몹시 괴로워하고 있는 것이 보였다. 나는 위급 상황이라고 느꼈다. 그래서 순서를 좀 건너뛰어 그 자매에게로 다가가 그녀를 부축해 똑바로 서게 하였다. 그리고 즉각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더러운 영을 명해 쫒아냈다. 그러자 그 자매는 신음소리와 같은 소리를 내면서 뒤로 쓰러졌다.

내가 몸을 굽혀 안수하고 성령 충만을 위해 기도했더니, 이 자매는 쓰러져 무의식중에도 방언을 말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잠시 후 일어났을 때는 그 자매의 얼굴이 환해진 것을 알 수 있었다. 그 자매는 자기에게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도저히 믿을 수 없을 정도라고 말하면서 놀라워했다.

매일 계속된 로마서강해와 기도회를 통해 성도들의 영혼이 치유와 회복 그리고 성령 충만한 그리스도의 제자로서의 능력을 확인 받을 수 있었다. 마침내 마지막 로마서 16장의 강의 시간은 어쩌면 축제와도 같은 시간이었다. 그리고 그날 가진 그룹별 합심기도의 시간은 최종적 승리를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그렇다! 모든 성도들이 로마서의 말씀으로 무장하고 살아간다면 어떠한 시련과 유혹 속에서도 승리할 수 있을 것이다. 말씀에 기초한 튼튼하고 실력 있는 젊은 일군들이 세워질 것이다. 현상이나 감정의 노예가 되어 이리저리 끌려 다니는 나약한 크리스천이 아니라, 진리에 기초한 믿음으로 살아가는 강력한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들 말이다. 열정도 좋고 은사도 좋고 능력도 좋다. 그러나 복음 안에서 성령께서 다스리시는 삶에 뿌리를 내리고 열매 맺는 청년들을 만드는 것이 다음 세대를 향한 꿈이라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