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영광 야월교회 및 염산교회

1) 전 교인 65명이 순교한 야월교회

전남 영광 야월교회는 배유지 선교사가 1908년에 설립한 교회로서, 금년이 100년 되는 해이다. 이러한 역사적인 야월교회는 6.25전쟁으로 전 교인 65명이 처참하게 순교를 당하고 말았다. 이러한 관계로 3년 동안 없었던 교회는 안창건 전도사가 미 남장로교 선교부의 지원으로 남의 집 사랑채에서 재건을 하였다. 그러나 교인이라고는 어린 아이들 10여명이 구호물자를 나누어 주자 그것을 얻기 위해서 모일 뿐이었다.

“제가 여기에 온 전도사입니다. 교회에 나오세요”
“아니 교회를 나오라구요? 예수 믿다가 다 망해 버린 일이 있는데 우리도 망하란 말입니까?”

그러나 겨우 자리를 잡아 어느덧 여러 교역자들의 헌신으로 교회가 신축되면서 야월리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하였다. 많은 교역자들이 짧은 기간 목회를 하고 지나갔지만 20여년 전에 부임했던 배길양 목사는 순교자들의 피가 헛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 밤낮 가리지 않고 기도했던 그 힘으로 빨간 벽돌로 교회당도 신축하고, 또 교회 뜰 안에 야월교회 순교자 기녑탑을 새우는 등 엄청난 일을 해냈다. 순교자를 부각시키면서 목회사역에 임했던 배길양 목사는 광주노회와 총회(예장통합)를 드나들면서 열심히 교섭했던 결과로 순교자기념관을 신축하게 되었다. 비록 아담하게 신축하였지만 전남 도청, 영광 군청, 총회의 지원 등으로 1층은 한국기독교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전시되어있으며, 1층 한쪽 방에는 김수진목사와 김나미 권사의 고서(古書)기증 도서 100권이 자리를 잡고 있다.

2층에는 예배실과 한국 기독교 순교자들의 초상화가 벽 둘레로 배치되었다. 한 중앙은 아래서부터 2층 까지 용서와 사랑의 표시로 두 손이 기도하는 모습으로 배려를 하였다. 누구든지 이 기념관에 오게 되면 원수되었던 교인들이 서로 사랑으로 껴안는 좋은 장소가 되었다. 앞으로 배길양 목사의 뜻은 한국교회의 대부흥 운동을 일으키기 위해서 영성훈련장과 숙소를 만들어야 한다면서 지금 공사가 진행 중에 있다.

2) 77명이 순교한 염산교회

염산면 소재에 자리잡고 있는 염산교회는 6. 25전쟁시 김방호 목사 가족과 함께 77명이 순교한 교회이다. 이 교회는 1942년 옥실리에서 출발했지만 교인의 증가로 염산면 봉남리로 이사를 하면서 자리를 잡았다. 이 교회에서 시무했던 김방호 목사는 6. 25전쟁으로 인민군이 남하여 영광에 진입을 하고 염산교회를 점령하였다. 김방호 목사는 할 수 없이 옥실리에 사는 장병태 신도의 집으로 임시 거주하게 되었다. 인민군은 김방호 목사를 찾아 나섰던 장병태 댁에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곧 그 곳을 찾아 나섰다.

“장병태, 너 이리로 나와, 너는 김방호 목사를 숨긴 죄로 처형을 하겠다.”
“나리님, 참으로 감사합니다. 예수 믿은지 1년밖에 안 되었는데 순교의 영광을 주십니까?”
“야, 그놈을 잡아 죽이면 우리가 창피하다. 저 목사 동무나 잡아와 거기 예들까지 다 데리고 나와”
“목사동무, 목사 하기 전에 무슨 일을 했소?”
“저는 3. 1운동을 했다 하여 일본 헌병에 쫓겨 함경도 무주갑산에서 생활을 하다가 이렇게 목사까지 됐습니다.”
“자, 말할 필요도 없다. 빨리 처단해”

이 말에 김방호 목사 7명의 가족은 모두 처형을 당하였다. 장남은 목포사범학교 교사로서 처형을 당하였다. 그 후 남은 염산교회 교인들을 모두 염산교회당에 집결을 시켰다. 스스로 새끼를 꼬아 그 새끼로 교인들을 모두 묶어 수문에 끌고 가 바닷물이 빠져나갈 때 70여명의 교인들을 모두 물에 집어넣고 말았다. 물에 떠내려갈 때 이들은 한 목소리로 찬송을 불렀다.

“내 주를 가까이 하게 함은 십가자 짐 같은 고생이나 내 일생 소원은 늘 찬송하면서 주께 더 나가기 원합니다.”

마치 엔도 슈삭구가 쓴[沈黙]의 현장이었다. 일본이 400여년 전에 천주교 신자를 처형 시킬때 규슈 남단 시마바라 해변가에 끌고가 물이 빠질 때 그 곳에 십자가를 세우고 신자들을 꼭꼭 묶어 놓았다. 결국이 물이 만수가 될 때 이들은 모두 순교한 그 현장과 같은 일이 벌어졌다. 이러한 역사를 갖고 있는 염산교회는 정부의 지원을 받아 3층 건물로 신축을 하고 그 건물 안에 순교의 체험을 할 수 있도록 공간을 만들어 놓고 많은 청소년들 뿐만 아니라 장년에게도 체험할 수 있는 순교의 현장을 준비하고 있다.

김수진 목사(한국교회역사연구원장, 한국기독교성지순례선교회전문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