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원장 자격 논란으로 오랜 파행을 겪다 얼마 전 고창곤 목사(예장 대신)를 위원장에 선임한 한기총 이대위가, 조직을 대폭 확대하고 인적 쇄신을 하는 한편 사역의 패러다임을 대대적으로 전환하겠다는 뜻을 시사했다.

한기총 이대위는 14일 오전 제20-3차 전체회의를 갖고 새로운 임원, 전문위원 등을 임명했다. 이날 각 교단의 추천을 받아 기존 30여명에 불과하던 위원들을 70여명까지 위촉해 눈길을 끌었으며, 최근 삼신론 및 월경잉태론 등의 이단 사상으로 물의를 빚고 있는 최삼경 목사(퇴계원 소재 빛과소금교회)와 박형택 목사를 비롯한 소위 ‘4인방’도 전문위원에 포함됐다. 그러나 엄신형 대표회장은 이날 선임된 이대위원들 중 문제가 있는 인물이 있다면 추후 배제하겠다고 밝혔다.

새로운 이대위 조직에는 한기총 전 대표회장 이용규 목사(기성), 한기총 전 총무 박천일 목사(CTS) 등 중량감 있는 인사들이 합류하면서 전면적인 인적 쇄신이 일어나, 과거와 같이 최삼경 목사 등 몇 명의 주도에 의해 좌지우지돼왔던 과거의 관행은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또 정관을 강화해 임원회 결의나 과반수 지지도 없이 안건을 결의하는 등 과거 문제가 돼왔던 사례들이 재발되지 않도록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본격적인 회의에 앞서 설교를 전한 엄신형 대표회장은 앞으로의 이대위 사역의 대원칙 4가지를 제시했다. 특히 한기총 이대위가 일방적·감정적으로 이단 정죄 일변도로만 사역할 것이 아니라, 억울함을 풀어주고 이단의 발생을 사전에 예방하는 사역을 펼쳐야 한다는 것.

엄신형 대표회장은 한기총 이대위가 ▲이단의 발생을 사전에 막고 ▲이단에 정죄된 인물이나 단체라 할지라도 회개한다면 용서해주고 ▲교단이나 지역기독교연합회에서 이단 규정한 사람이나 단체에 대해서도 조사 연구해 시비를 가리며 ▲이단이 아닌 이들을 감정적인 이유 등으로 이단 정죄하는 경우도 억울함을 풀어줘야 한다고 했다.

엄 대표회장은 “이대위원들이 먼저 원칙을 바로세워야 하고, 감정에 따른 이단 정죄는 안 된다”며 “이단 사역을 하는 데 있어서 금품수수를 하거나 한다면 이는 기독교를 타락시키는 일이 될 것”이라고 경계했다.

한편 이날 이대위 상담소장직에는 당초 김의환 목사가 후보에 올랐으나, 본인이 고사하면서 일단 유보됐다. 엄신형 대표회장은 이에 대해 “2~3명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며 “한국교회 모두가 공인할 수 있는, 전문성과 청렴함을 갖춘 인물을 세울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