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창원 교수(한양대학교)
비즈니스 마이오피아(Business Myopia)는 미국의 경영학자 티오도르 레빗(Theodore Levitt)이 제창한 경영 키워드이다. 현재의 시장에서 절대적 위치에 있는 산업들은 성장산업이란 지위를 누린다. 그러나 이러한 성장의 파도를 타는 산업 가운데에는 이미 쇠퇴의 구덩이로 빠져들고 있는 것도 있다. 또 절정기에 있는 산업 중에서도 실제로는 더 이상 성장을 하지 못하고 멈추고 있는 비즈니스가 있다. 왜 그렇게 되었는지 따져 보면 시장이 포화해서라기보다 경영을 실패했기 때문이다. 즉, 마이오피아란 근시안(近視眼)이라는 뜻으로 기업경영에 있어서 실패한 비즈니스의 경우 수요의 부족이 아니라 비즈니스의 정의를 잘못 내린데 그 원인이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실패의 원인은 근시안적 경영진들에게 있다.

대표적인 실패 사례로 과거 미국 철도 산업과 영화산업을 들 수 있다. 철도산업의 경우 수요가 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쇠퇴의 길을 걸은 이유는 철도의 필요성에 대한 수요자의 요구에 적절하게 경영진이 대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철도회사들은 자신들의 산업을 물류산업이라는 거시적인 시각에서 보지 않고 철도산업이라는 근시안적인 시각에서 보고 비즈니스를 경영하였기 때문이다. 또한 할리우드의 영화산업 또한 그들의 비즈니스를 엔터테인먼트산업으로서가 아니라 근시안적인 영화산업으로 국한시킴으로써 텔레비전이 등장하였을 때 거의 파산직전에 내몰렸다.

성공사례로는 듀퐁(Du Pong) 또는 코닝(Corning)의 경우라 하겠다. 이들 기업은 철저하게 고객 중심적 사고로 비즈니스 기회를 끊임없이 발굴하고 기술 노하우로 고객을 만족시킴으로써 시장에서 성공한 대표적인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당시 성장 동기가 사라졌음에도 불구하고 철저히 소비자 지향적(customer oriented)인 경영을 지속적으로 함으로써 쇠퇴의 길을 걷지 않고 지금까지도 성장한 기업들이다. 같은 논리로, 슈퍼마켓이 등장했을 때 과연 “누가 사소한 식료품을 사기 위해서 몇 마일이나 떨어진 슈퍼마켓에 갈 가겠는가?”라고 동네식료품점들은 안이하게 대처하였고 싼 가격을 원하는 다수의 고객을 놓치게 되었고 심지어 이제는 할인점 및 아웃렛이 등장하여 소비자들의 구매패턴 및 소비문화의 변화를 불러왔다.

실패의 가장 큰 원인은 어떠한 비즈니스에서든지 인구가 증가하고 소득수준이 향상되면 기업의 이익이 저절로 보장될 것이라는 잘못된 믿음을 갖는데 있으며 또한 우량 고객들은 자신의 기업을 떠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이러면 비즈니스 마이오피아가 발생되고 시장에서의 독점적 지위를 누리는 절대강자로 하여금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는 데 게을리 하며 창조적인 경영 활동하지 않게 함으로써 결국 시장에서 도태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기업뿐만 아니라 국가, 교회, 학교 등에서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