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 김명식 집사. ⓒ크리스천투데이 DB
김명식 집사는 한국 CCM의 ‘살아있는 전설’ 중 한 명이다. 카리스마 넘쳤던 한국컨티넨탈싱어즈 지휘자 시절을 거쳐 솔로사역으로의 전환, 1995년 당시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던 1집 <영원한 사귐>과 3년 이후에야 나온 2집 <꿈>, 이후 아내인 송미애 씨와의 듀엣 앨범<있는 모습 그대로>와 ‘크로스오버’ 앨범으로 불리는 <아가>, 이후 부르는 곳이면 어디든 가겠다는 ‘초심잡기 1백일 프로젝트’까지….

주옥같은 그의 찬양들이 여전히 전국 곳곳에서 불려지고 있는 가운데 올해 6년만에 앨범 <사람을 살리는 노래>이 출시됐고, 20여년간의 사역 경험을 모아 <나는 하나님의 꿈이다(가치창조CB)>를 펴냈다.

총 5개 부분으로 나눠져 있는 책은 그가 어린 시절 사역을 결심하게 된 계기로부터 시작해 10여년 간의 한국컨티넨탈싱어즈 사역과 솔로 사역 등 20여년에 걸친 사역 이야기와 간증 등으로 구성돼 있다.

그는 추천사에서 같은 사역자인 천관웅 목사(뉴사운드처치)가 보장한 것처럼 “없는 말 만들어 하지 않았”다. 어쩌면 베테랑 사역자의 입장에서 부끄러울 수 있을 모습까지 가감 없이 고백했다. 어쩌면 지금과 별반 다르지 않은 듯한 CCM 초창기의 여러 어려움도 책 속에 녹아들어가 있다.

노래 한 곡 한 곡이 나오게 된 과정과 그 의미를 풀어놓은 대목이 인상적이다. 16년 전 나온 1집 <영원한 사귐> 앨범 자켓에도 이같은 시도를 해 많은 호응을 얻었던 그는 책에서 좀더 자세한 얘기를 풀어놓는다. 찬양 한 곡이 나오기까지의 수고와 노력은 말로 다 할 수 없음이 느껴진다. 그렇게 탄생한 곡들을 통해 하나님의 은혜와 기적을 체험한 아름다운 이야기들도 담겨있다.

무엇보다 찬양(예배)사역을 꿈꾸는 이들이라면 책에서 그가 하는 조언을 꼭 들을 필요가 있다. 각종 찬양대회 입상을 사역의 등용문으로 삼기 원하는 이들에게는 “대회에 마음을 쏟기보다 부르심을 확인하고 하나님을 알아가는 데 시간을 쏟으라”고 말하고, 사역자로서의 자세에 대해서는 “요즘 제일 잘 나가는 가수가 한 곡당 1천만원씩 받으며 부르는 노래보다 내가 부르는 노래가 더욱 귀하다고 생각한다”는 말로 정체성을 부여한다.

그가 사역을 시작하면서 한 각오들은 더 인상적이다. 어느 영역이든 전문가의 자리에 오르기 위해 치열하게 자신과 싸우며 준비 기간을 거치는 것처럼, 찬양사역도 세상의 어떤 영역 못지않게 치열한 준비기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며 그는 “하나님 앞에서 고시를 치른다 생각하고” 스스로 커리큘럼을 짰다.

▲김명식 집사의 <나는 하나님의 꿈이다>.
“우선 영적인 면의 견고함은 말씀 묵상과 기도로 세워가야 했고, 신앙 도서들도 알맞게 읽으며 시대를 향한 하나님의 마음을 알아가려 노력했다. 영적전쟁을 위한 중보자들을 구하며 기도했고, 일반 베스트셀러나 명저들도 읽어가며 세상의 흐름에 뒤지지 않는 사람이 되려고 노력했다. 음악적으로는 좋은 음악을 많이 듣고, 좋은 공연도 많이 보려고 애썼으며, 지속적으로 곡을 쓰고, 득음의 경지까지 목소리를 가다듬어가기로 했으며, 기타 연주도 어느 정도 수준까지 끌어올리기로 했다. 몸도 늘 건강한 상태로 유지해야 한다는 생각에 광화문에서 자취하던 때 서대문에서 세종문화회관까지 달리곤 했다.”

사역에 대한 반성도 담겨 있다. 부르면 가고 아니면 갈 곳이 없고 할 일이 없는 ‘사역의 수동성’에 대해 “재정과 상관없이 그저 격려와 도움이 필요한 곳을 찾아갈 수 없을까? 어떻게 해야 교회와 사람들이 아무런 부담없이 나를 부를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어려운 일이겠지만 준비된 개인이나 기업, 교회들이 이러한 사역을 통하여 영혼을 건지는 일을 같이 꿈꾸며 후원자로 서게 되기를 기도하며, 온전한 복음의 선포와 하나님 나라의 확장을 위하여 사역이 장기적으로 지속될 수 있는 시스템을 세울 수 있기를 꿈꾸기 시작했다”고 한다.

크로스오버(Cross-over) 앨범으로 알려진 <아가>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나는 그 음반이 ‘flow-over’이기를 기도했었다”며 “그저 가요계로 넘어가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그 음악을 통해 하나님을 믿고 살아가는 우리 안에서부터 축복과 감동이 먼저 넘쳐야 하고 다음에 세상으로 흘러 들어가야 한다는 의미”라고 말한다. 성공을 가늠하는 표피적인 반응보다는, 가사가 하나님의 뜻에서 벗어나지 않고 평생 흥얼거려도 괜찮을 음악, 신앙인에게는 은혜를 끼치고 신앙인이 아니더라도 공감하고 격려받을 수 있는 음악이기를 바랬다는 것이다.

“그렇게 가치와 의미를 고집하면 성공 가능성은 확연하게 줄어들 터였지만, 뒤에 올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그렇게 해야만 한다고 생각했다. 설령 아무도 몰라준다 해도 그게 나를 부르신 하나님의 부르심에 맞는 일이라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