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정미의 디지털싱글 ‘사랑 하나로’ ⓒ유비엔터테인먼트

오랜 기간 공백을 가졌던 중견 CCM 사역자들이 새 음반을 발표하고 새로운 사역의 시작을 알렸다. 한국 CCM 1세대라 불릴 수 있는 송정미와 박종호는 최근 대중음반을 선보였고, 2000년대 초 활발한 활동을 했던 장윤영과 전영훈도 최근 각각 찬송가 음반과 예배사역을 시작했다. 또 김명식과 꿈이있는자유도 오랫동안 준비했던 음반을 선보였다.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침체의 늪에 빠진 CCM 시장이 활력을 얻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친 현대인에게 쉼과 위로를

한국에 CCM을 본격적으로 보급시켰다 해도 과언이 아닌 송정미와 박종호가 지난해 말, 비슷한 시기에 각각 ‘사랑 하나로’와 ‘당신만은 못해요’라는 이름으로 크로스오버앨범을 발표했다.

20년 만에 첫 크로스오버를 시도한 박종호는 “가족간의 불화나 불륜, 이혼이 세대가 지나면서 이제 한국에서도 낯선 풍경이 아닌 것이 됐다. 이에 늘 안타까운 마음이 있었고 하나님이 세우신 가정에 대한 가치를 노래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거의 6년간 준비했다고 밝힌 그의 앨범은 디지털싱글이 아닌 11곡이 담긴 정식 앨범이다. 현대인들에게 쉼과 위로를 줄 수 있는 음악을 표방한 이 앨범에는 가수 김종환이 작곡한 타이틀곡 ‘당신만은 못해요’를 비롯해 ‘누군가 널 위해 기도하네’, ‘위로하여라’ 등 을 찬양도 수록됐다.

‘축복송’의 송정미 역시 삶에 지친 사람들의 삶과 영혼을 치유한다는 취지로 ‘힐링뮤직(healing music)’을 표방하며 ‘사랑 하나로’라는 디지털싱글 앨범을 지난달 19일 발표했다. 총 4곡을 수록한 이번 앨범의 타이틀곡 ‘사랑 하나로’는 삶이 힘겹고 고단하더라도 그 속에 새로운 희망과 용기는 결국 사랑으로부터 시작된다는 아름다운 노랫말을 가진 애절한 발라드로 송정미 특유의 가창력이 돋보이는 곡이다.

이외에 해가 뜨기 전의 하늘이 가장 어둡듯이 꿈도 그렇게 시작된다는, 희망을 노래한 ‘한 걸음 한 걸음’, 완벽한 이해가 없어도 완전하게 사랑하고 있다는 엄마와의 애증을 노래한 ‘엄마 전상서’는 프리스타일 연주와 재밌는 가사를 가진 재즈풍의 노래이며 ‘You needed me’라는 팝을 들을 수 있다.

송정미는 “좋은 노래로 힘들고 지친 사람들과 함께 하고 싶다”며 “모던한 음악과 사람들의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감동적인 가사의 노래가 담긴 대중음악 앨범을 들고 사람들 앞에 한걸음 더 다가서고 싶다”고 전했다.

이러한 흐름에 대해 에이치스컴퍼니 은희승 대표는 “찬양사역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 대중음반 발표를 꿈꾼다. 이미 교회 내에서 인지도가 있는 송정미나 박종호가 크로스오버를 했다면 그것은 믿지 않는 영혼들을 향한 복음 전파라는 사명에 충실히 하기 위해서일 것”이라고 밝혔다.

사역 경험 바탕으로 교회현장의 필요 반영

▲교회현장의 필요를 반영한 사역을 시도하는 소망의바다 미니스트리.
교회 밖으로 눈을 돌린 박종호와 송정미와는 달리 ‘소망의바다’ 전영훈 목사와 장윤영은 교회 안에서 새로운 사역의 길을 열었다.

“한 사람을 세우는 것이 교회를 세우는 것입니다”라는 모토로 소망의바다 미니스트리를 시작한 전영훈 목사는 후배들과 함께 ‘The Story’(이 세상을 구원할 유일한 이야기)라는 앨범을 발표했다. 전 목사는 “기존의 예배음악, CCM이라는 단순한 이분법적인 틀을 벗어나 전체 앨범을 하나의 예배형식으로 구성해 그 안에 CCM, 워십, 드라마를 통한 메시지 전달을 모두 포함하는 새로운 예배 형식의 퍼포먼스 앨범을 기획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사역에서 눈에 띄는 특징은 ‘콘트라마’라는 장르의 도입이다. 콘트라마는 콘서트 드라마의 줄임말로 뮤지컬 형식과 마임을 접목시킨 새로운 형식의 장르.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이야기를 콘서트 드라마로 구성해 메시지를 더욱 확실하게 전달한다는 장점이 있다.

전 목사는 “부활절에 종종 공연하던 주찬양의 ‘죽임 당하신 어린양’과 같은, 짧지만 감동적인 스킷드라마가 현재 교회에 필요하다”면서 “예배사역은 포화상태이지만 새 신자들을 위한 문화적 컨텐츠를 누군가는 제공해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아울러 전 목사는 후배들을 양성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그가 설립한 SOHM(소망의바다 미니스트리)은 사람을 세우는 사역, 교회를 살리는 사역, 디아스포라 리더십 사역을 위해 세워졌다. SOHM 아카데미 훈련생들은 실전 사역 훈련을 거친 후, 다시 교회를 섬길 사역자로 파송된다. 그는 “찬양사역자로서 답답했던 것이 훈련을 체계적으로 받을 수 없다는 점이었다”고 밝히며 “그렇기에 후배들을 훈련시키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잘 알려진 장윤영 역시 교회현장의 필요를 반영한 찬송가 앨범 ‘Again Hymns’를 선보였다. 그는 “우리는 찬송가는 매우 익숙하게 부르고 있지만 그 내용과 곡조는 우리에게서 멀게만 느껴져왔다”면서 “믿음의 선배들의 절개와 겸손이 담긴 가사표현과 내용은 현 시대에 경험하기 쉽지 않은 놀라운 감격이다. 앨범을 통해 그것을 전달하고 싶다”고 밝혔다.

한편, 김명식과 꿈이있는자유도 6년 만에 CCM음반을 발표했고, 소향 역시 미국시장을 타겟으로 한 새 음반을 곧 발표할 예정이라고 해 올 한 해 CCM 시장은 그 어느 해보다 풍성해질 전망이다.